자료 : 현대건설, 서울경제신문
현대건설이 국내 건설 업계 최초로 미국 현지에서 대형 원자력발전 사업의 기본설계(FEED)를 맡게 됐음
현대건설은 최근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에서 미국 페르미아메리카와 ‘복합 에너지 및 인공지능(AI) 캠퍼스’ 내 대형 원전 4기 건설에 대한 기본설계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음
통상 1기의 대형 원전 공사 금액이 12조~15조 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건설이 향후 조달과 시공 등 EPC 사업을 총괄할 경우 60조 원 이상의 수주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됨
현대건설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에너지 안보 강화 정책에 따라 현지 원자력 산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라며 “한미 간 긴밀한 에너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실리적인 협력 강화 방안을 강구해나갈 것”이라고 설명
국내 건설사 첫 대형 원전사업 참여
현대건설이 미국에서 대형 원전 4기를 건설하기 위한 기본 계약을 체결하면서 한미 원전 협력 체계 가동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음
특히 기본 계약 이후 앞으로 조달·시공 등을 포함해 최대 60조 원에 달하는 ‘잭팟’을 터뜨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됨
26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세계 최대 규모의 복합 에너지 및 AI 캠퍼스 조성 사업으로, 총 사업비는 5000억 달러(719조 원)를 웃돌 것으로 전망
복합 에너지단지의 면적은 서울 여의도의 8배에 달하는 2119만㎡
이 부지에 대형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가스복합화력 등 총 11GW 규모의 에너지를 생산·공급할 예정
현대건설은 이번 기본 계약 체결로 대형원전 4기 건설의 첫 번째 단계인 부지 배치 계획 개발과 냉각 방식 검토, 예산 및 공정 산출 등의 기본 설계를 수행
이를 위해 두 회사는 올해 7월 본 프로젝트의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원자력 기반의 하이브리드 에너지 기획부터 기본설계, 설계·구매·건설(EPC)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협의를 이어왔음
페르미 아메리카는 차세대 인공지능(AI) 구현에 필수적인 기가와트(GW)급 전력망 구축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의 민간 에너지 디벨로퍼
미국의 전 에너지부 장관 릭 페리(Rick Perry)과 토비 노이게바우어가 공동 설립한 기업
현재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통합 인허가를 검토 중
인허가 결정이 내려진 뒤 현대건설은 내년 상반기에 EPC 계약 체결을 목표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간다는 계획
미국이 에너지 안보에 대한 강화 정책을 펼치면서 원자력 산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가운데 현대건설이 미국의 대형원전 건설 프로젝트의 수행 계약을 체결한 것은 국내 건설사 중 처음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난 10월 초, 설립 9개월 만에 나스닥과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등 강력한 추진력을 보유한 페르미 아메리카와 미국 원전 건설시장 개척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계약은 현대건설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신뢰받는 원전 파트너임을 입증한 중요한 성과로, 한미 간 긴밀한 에너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실리적인 협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강조
전문가들은 현대건설이 내년에 본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미국 원전시장 공략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
현재 미국은 최근 들어 원자력 발전소 개발에 앞장서고 있음. 인공지능(AI) 혁명으로 인해 전기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노후된 미국 내 발전소들의 교체 시기도 겹쳤기 때문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5월경 현재 100GW 정도인 미국의 원전 설비 용량을 2050년까지 400GW로 4배 확대하겠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원전 르네상스’를 천명
1.4GW급 대형 원전을 약 215기 추가 건설해야 달성할 수 있는 목표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이미 원전 21기에 대한 건설 계획이 미국 곳곳에서 진행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17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진행된 포럼에서 “많은 기술 회사들이 AI를 가동하기 위해 핵 기술 발전에 투자하고 있다”며 “원자력은 다시 매력적인 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
미국은 기존에 존재하던 원전도 다시 보는 추세. 한국원자력학회에 따르면 미국은 가동 중인 약 90여 기의 원전 중 80여 기는 설계 수명을 넘겨 계속운전 하고 있음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는 1979년 노심용융 사고 이후 폐쇄됐던 스리마일섬 원전을 재가동하기 위해 20년 기간의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음
지난 10년간 신설된 원전 대부분이 중국과 러시아가 만든 것인데 이같은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 안보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도 미국이 원전 개발에 적극 나서는 이유 중 하나
실제 WNA 조사를 보면 현재 건설 중인 대형 원전 70기 중 중국(33기)과 러시아(7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57.1%에 달하고 있음
<시사점>
현대건설이 미국에서 대형 원전 4기의 기본설계(FEED)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언뜻 보면 건설업의 해외 수주 성과에 불과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거대한 산업 생태계의 변화를 예고하는 흐름이 숨어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원전 건설이 아니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그 전력망을 포함한 ‘AI 인프라 생태계’의 진전이란 측면에서 살펴봐야 합니다.
인공지능 혁명은 이미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넘어, 로봇·전선·배터리·원전 등 물리적 산업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거대 AI 모델을 구동하는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고, 그 안정적 공급을 위해 원전·배터리·송전망·전선 산업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AI의 진전이 곧 ‘전력의 진전’이며, 에너지 인프라가 새로운 기술패권 경쟁의 기반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같은 변화는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융합의 시대를 알리고 있습니다. 반도체는 AI의 두뇌를, 로봇은 신체를, 원전과 배터리는 혈관과 심장을 맡고 있습니다.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산업의 표면을 바꾸는 동안, 그 밑단에서는 전력·소재·설비 산업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전통 제조업은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건설, 에너지(원전), 전선, 2차전지 산업이 AI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로 편입되는 큰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도전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AI 인프라는 기술 융합이 핵심이기에, 산업 간 장벽을 허물는 복합 생태계 전략을 수립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습니다. 예컨대 원전·배터리·전력망·데이터센터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역량은 단일 기업의 힘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산업 생태계를 수평적으로 통합하고, 기술·인재·규제체계를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합니다.
또한 AI 산업의 급성장은 전력 수급과 탄소중립의 균형이라는 새로운 난제를 던집니다. 이재명 정부는 원전보다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러나 원전과 신재생에너지의 조화, 배터리와 전력망의 효율적 관리가 새로운 인공지능 생태계의 핵심 과제임을 정부는 잘 알아야 합니다. 단순한 기술 투자만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AI 인프라 전략이 필요하며, 신재생에너지만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습니다.
지금의 인공지능 혁명은 단지 데이터의 혁신이 아니라에너지의 재편이자 산업의 재구성입니다. 한국이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경쟁에서 얻은 우위를 전력·로봇·원전·배터리로 확장하지 못한다면, AI 시대의 성장 엔진을 다른 나라에 내줄 수 밖에 없습니다.
AI 생태계의 진전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그 파고는 건설과 전력, 로봇과 자동차, 전선과 배터리, 모든 산업을 다시 연결하고 있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기술 하나가 아니라 산업 전체를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국가 전략입니다. 한국이 이 전환의 중심을 차지할지, 아니면 주변으로 밀려날지는 지금의 선택에 달려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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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newspaper/011/0004547831?date=202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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