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암호화폐 이슈를 쉽게 정리해 드리는 미국주식 연구센터입니다.

2025년 10월 24일 소식 전해 드립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횡보하고 있지만 업계의 흐름은 정반대로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채굴업체들은 인공지능(AI) 인프라로 사업 모델을 확장하고 있고, T. Rowe Price(티로우프라이스) 같은 전통 금융기관이 ETF를 통해 암호화폐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낸스 창업자 Changpeng Zhao(창펑자오)를 사면하는 정치적 결정까지 더해지면서 판도는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채굴업체, 비트코인 가격과 디커플링 이유

오랫동안 비트코인 채굴업체의 주가는 비트코인 가격과 밀접하게 움직였습니다. 가격이 오르면 채굴주도 올랐고, 가격이 떨어지면 같이 하락했죠. 하지만 이 관계가 점점 깨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JPMorgan Chase & Co.(제이피모건)의 분석에 따르면, 상장된 비트코인 채굴기업들의 시가총액은 7월 이후 크게 증가했지만 정작 비트코인 가격은 큰 변화 없이 정체돼 있습니다. 이 현상은 채굴기업들이 점차 비트코인 가격에만 의존하지 않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 변화의 핵심에는 ‘AI 인프라 전환’이 있습니다. 대형 채굴업체들이 채굴 장비와 전력 인프라의 일부를 비트코인 채굴이 아닌 인공지능 연산에 활용하기 시작한 겁니다. 비트코인 채굴은 전기료와 장비 가격, 그리고 ‘반감기’에 따라 수익이 크게 흔들리지만, AI 연산은 훨씬 안정적인 수익원을 제공합니다.

여기서 반감기란, 비트코인의 공급량 증가 속도를 주기적으로 절반으로 줄이는 이벤트입니다. 이 반감기가 발생할 때마다 채굴 보상도 절반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채굴업체 입장에선 수익성이 점점 악화되죠. 실제로 2024년 4월 반감기로 채굴 보상은 6.25 BTC에서 3.125 BTC로 줄어들었습니다.

제이피모건은 현재 비트코인 한 개를 채굴하는 데 드는 평균 비용을 약 9만 2천 달러로 추산하고 있으며, 2028년 다음 반감기 이후에는 약 18만 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가격이 약 10만 9천 달러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채굴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로 가고 있는 셈이죠.

이 때문에 아이렌(IREN), 사이퍼 마이닝(CIFR) 같은 대형 채굴업체는 AI 인프라 기업으로 체질 전환을 시작했고, 투자자들도 이들을 단순한 ‘비트코인 관련주’가 아닌 ‘AI 관련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반면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 채굴업체들은 이런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Ethereum(이더리움)이나 Solana(솔라나) 같은 다른 블록체인 생태계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채굴산업의 수익 구조가 바뀌면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해시레이트(채굴 연산 능력) 증가 속도도 완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전체 네트워크의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변화입니다.


전통 자산운용사의 첫 암호화폐 ETF 출격

2025년의 또 다른 특징은 전통 금융이 암호화폐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티로우프라이스입니다. 이 회사는 약 1조 7,7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전통 자산운용사인데요, 최근 처음으로 암호화폐 ETF 상품을 제출했습니다.

ETF는 ‘상장지수펀드’로, 일반 투자자가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비트코인 ETF는 복잡한 절차 없이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자산에 간접 투자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번에 티로우프라이스가 제출한 ‘액티브 크립토 ETF’는 단순 지수 추종이 아닌 적극적인 운용을 통해 FTSE Group(FTSE)의 암호화폐 지수를 초과 수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 펀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XRP(리플), Cardano(카르다노) 등 주요 암호화폐를 포트폴리오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티로우프라이스는 오랫동안 뮤추얼펀드에 집중해온 보수적인 회사입니다. 이런 회사가 ETF를 통해 암호화폐 시장에 들어온다는 건 꽤나 의비가 있죠.

다만 현재 미국 정부 셧다운(행정기관 폐쇄)으로 인해 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이 ETF 신청을 처리할 인력이 부족해 일정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 움직임은 분명합니다. 전통 금융이 암호화폐 인프라로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변화죠.


도널드 트럼프, 창펑자오(CZ) 사면

이번 주 암호화폐 업계에서 가장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뉴스는 단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 결정입니다. 사면 대상은 창펑자오(CZ)입니다. 그는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Binance(바이낸스)의 창업자입니다.

창펑자오는 2023년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인정하고 4개월간 복역했으며, 5천만 달러의 벌금을 냈습니다. 바이낸스 역시 43억 달러의 합의금을 내며 미국 정부와 합의했죠. 이 사건은 당시 바이든 행정부의 ‘강경 규제’ 기조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Karoline Leavitt(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사면을 발표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암호화폐 전쟁은 끝났다”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창펑자오는 곧바로 SNS를 통해 트럼프에게 감사를 표했고, 미국을 ‘크립토의 수도’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당연히 정치권의 반발도 컸습니다. 대표적인 비판자는 Elizabeth Warren(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으로, 트럼프가 정치와 암호화폐 업계를 뒤섞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워런 의원은 오랫동안 암호화폐의 자금세탁과 투자자 피해 문제를 지적해온 인물입니다.

이번 사면은 단순한 한 사람의 복권이 아니라, 정치 지형이 ‘친(親) 크립토’ 방향으로 크게 기울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비록 창펑자오가 법적으로 바이낸스를 다시 운영할 수는 없지만, 상징적으로 암호화폐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다시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멜라니아 리브라 밈코인 사기 소송

한편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취약한 단면도 존재합니다. 밈코인 사기 사건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Ben Chow(벤 차우) Meteora(메테오라) 공동창업자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최소 15개 이상의 밈코인 사기 사건에 연루됐다는 집단소송이 제기됐습니다. 소송 대상에는 MELANIA(멜라니아)와 LIBRA(리브라)가 포함돼 있습니다.

밈코인은 인터넷 밈, 유명인 이름, 대중문화 등을 소재로 한 암호화폐입니다. 장난처럼 시작되는 경우도 있지만, 종종 ‘펌프 앤 덤프’라는 전형적인 사기 수법에 이용되기도 합니다. 즉, 유명인을 앞세워 가격을 급등시킨 뒤 내부자들이 팔고 빠져나가는 방식입니다.

이번 소송에서 원고 측은 Melania Trump(멜라니아 트럼프)와 Javier Milei(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이미지와 이름이 ‘정당한 프로젝트처럼 보이게’ 만들기 위해 악용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리브라는 ‘소상공인 지원’을 표방하며 가격이 급등했다가 불과 몇 시간 만에 폭락했습니다. 멜라니아 코인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습니다.

벤 차우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은 미국에서 밈코인 관련 사기가 본격적으로 법적 심판대에 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유명인이나 정치인의 이름을 마케팅에 이용하는 행위에 대한 규제도 강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요 코인 차트 분석을 해보겠습니다.

비트코인은 최근 고점인 약 1억 7,984만 원 부근을 찍은 이후 조정을 거치면서 현재 1억 6,600만 원대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20일선(단기 이동평균선)이 꺾이며 가격이 눌렸고, 조정 구간에서 매물 소화가 진행되는 모습입니다. 다만 120일선과 200일선이 여전히 우상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 상승 추세는 깨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최근 거래량을 보면 급격히 줄어든 상태인데요, 이는 단기 매도세가 진정되고 시장이 방향성을 탐색하는 구간임을 의미합니다. 1억 6,000만 원 초반대는 과거에도 지지력을 보였던 구간으로, 이 지점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재차 상승 시도를 기대할 수 있는 위치입니다. 반대로 단기 반등 과정에서 1억 7,000만 원 초반이 저항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더리움은 최고 648만 원 부근에서 고점을 찍은 뒤 완만한 조정 국면에 들어와 있습니다. 현재 가격은 약 590만 원대로, 단기 이동평균선이 하락세로 전환된 상태입니다. 특히 20일선이 60일선 아래로 내려가는 데드크로스(하락 신호)가 확인되고 있어 단기 추세는 뚜렷한 상승 전환세를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120일선과 200일선은 여전히 상승 곡선을 유지하고 있으며, 550만~580만 원 구간이 과거 지지선으로 작용했던 만큼 이 부근에서 지지를 받는다면 반등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거래량은 전체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며 방향성 부재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즉, 단기 관점에서는 추세 전환보다 박스권 흐름에 가깝습니다.

솔라나는 최고 35만 원 부근에서 단기 고점을 찍은 이후 하락 조정을 거치면서 현재 28만 원 후반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이동평균선이 꼬여 있는 혼조 구간에 진입한 모습이며, 60일선이 단기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목할 점은 하락 과정에서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급락 후 거래량이 축소되면 매도세가 진정되고 수렴 구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27만 원 초반대는 과거 지지선 역할을 했던 구간으로, 이 수준을 유지할 경우 반등 기반이 마련될 수 있습니다. 단기 저항은 30만 원 부근으로 보이며, 이를 돌파할 경우 상승 탄력이 붙을 수 있는 자리입니다.

엑스알피는 상대적으로 약세가 뚜렷한 종목입니다. 최고 4,664원에서 고점을 찍은 이후 현재 3,600원대까지 내려왔으며, 이동평균선 전반이 하락세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20일선과 60일선이 뚜렷하게 데드크로스를 형성했고, 120일선과 200일선도 평탄하게 눕는 모습입니다. 이는 단기뿐 아니라 중기 추세 전환의 힘도 약하다는 신호입니다.

특히 3,500원 초반에서 거래량이 늘어나는 모습이 나타났는데, 이 구간이 지지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반등이 나오더라도 3,800원~3,900원대에서 강한 매물 저항이 예상되기 때문에, 본격적인 추세 전환보다는 단기 기술적 반등 정도로 보는 시각이 현실적입니다.

현재 주요 코인들의 차트를 보면 공통적으로 고점 이후 조정을 거쳐 지지선을 재확인하는 과정에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비트코인은 중장기 상승 추세를 유지하며 눌림목 구간에 있고, 이더리움은 상승세 둔화와 단기 하락 신호가 교차하는 구간에 있습니다. 솔라나는 지지선 테스트를 거치며 수렴 구간에 진입한 모습이고, 엑스알피는 전반적인 약세 흐름 속에서 하단 지지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시장 전반의 거래량이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이는 단기적으로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관망 구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단기 변동에 휘둘리기보다 지지선 유지 여부와 거래량 회복 신호를 주의 깊게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승 전환의 신호는 거래량의 동반 확대와 단기 이동평균선의 재정렬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