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짓고 있는 새로운 파운드리 공장. 내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가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1위 기업 TSMC 독점을 깨고 테슬라의 자율주행용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인 ‘AI5’를 공급하기로 했음

  • 그동안 삼성전자 반도체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 온 파운드리 사업부는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연이은 생산 계약을 맺은 데다,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2600이 갤럭시 S26에 탑재되는 것이 유력해지면서 뚜렷한 부활 조짐을 보인다는 평가가 나옴

강화되는 테슬라-삼성전자 동맹

  • 2일(현지 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올 3분기(7∼9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AI5 칩은 삼성전자와 TSMC가 모두 함께 작업할 것”이라고 밝혔음

  • 테슬라의 AI 반도체는 차량에 탑재돼 자율주행 기능을 도움. 앞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에도 활용할 예정

  • 삼성전자는 현재 테슬라의 최신 AI 반도체인 AI4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음

  • 테슬라는 차세대 AI5 반도체를 전량 TSMC에 생산을 맡긴 뒤, 다음 모델인 AI6세대부터 삼성전자에 다시 맡길 예정이었음. 하지만 이날 머스크 CEO의 깜짝 발언으로 AI5 생산에도 삼성전자가 참여하는 것이 결정됐음

  •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를 통해 테슬라와 삼성전자의 AI 반도체 동맹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

  • 테슬라가 AI6 개발 및 생산을 위해 삼성전자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기술력을 높게 평가하며 그 전 단계인 AI5 생산까지 맡기게 된 것으로 추측

  •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AI4부터 AI6까지 삼성전자에 맡긴다는 것은 그만큼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기술력을 인정했다는 의미”라며 “차세대 주력인 AI5 생산과 관련해 TSMC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점도 이번 결정의 배경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

  • AI5는 AI6와 함께 내년 가동 예정인 미국 텍사스주의 테일러 반도체 공장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큼. AI4는 삼성 파운드리 평택공장에서 양산되는 것으로 전해짐


반등 기회 잡은 삼성 시스템 반도체

  • 지난해부터 분기별로 조 단위 손실을 내왔던 LSI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 등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도 연이은 수주 성공으로 반등을 꾀할 수 있게 됐음

  •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는 올 7월 테슬라와 23조 원 규모의 AI6 반도체 위탁 생산 계약을 맺은 데 이어 8월에는 애플로부터 ‘스마트폰의 눈’으로 불리는 아이폰용 이미지센서(CIS)의 설계 및 위탁 생산 계약을 따냈음

  • 최근에는 모바일 AP 칩인 자사 엑시노스2600이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에 탑재될 것이 유력하다는 소식도 전해지면서 내년 실적 반등의 실마리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옴

  • 갤럭시 S25에는 삼성전자 엑시노스 대신 퀄컴 스냅드래건이 모바일 AP 칩으로 전량 사용된 바 있음. 여기에 파운드리 사업부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가 양산될 경우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

  •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의 TSMC 의존도 하향과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수율 상승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연이어 수주가 이뤄지고 있다”며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국내 반도체 생태계 확장 차원에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음

파운드리 흑자 기대감 커져

자료 : 서울경제신문


  • 테슬라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역량을 발판으로 AI 생태계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임

  • 2026년 말 양산이 예상되는 5세대 오토파일럿 칩셋인 AI5는 최대 2500TOPS(초당 1조 회 연산) 성능이 목표. 6세대인 AI6는 2027~2028년 출시가 목표로 5000~6000TOPS를 겨냥하고 있음

  • 머스크는 자체 AI 칩셋을 테슬라 모델 시리즈의 자율주행과 로보택시뿐 아니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데이터센터 등에 전방위로 적용할 계획

  • 메모리반도체 호황기에 들어선 삼성전자도 테슬라의 AI5를 추가 수주하면서 슈퍼사이클의 반경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

  • 삼성전자는 14일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상승해 3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31% 이상 증가한 12조 1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음

  • 5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 10조 원대를 회복했지만 파운드리를 포함한 비(非)메모리 사업은 약 2조 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음

  •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적자 폭이 큰 탓에 8월 수주한 애플의 이미지센서(CIS)를 내년에 생산해도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봤음

  • 2027년 말 테슬라의 AI6 생산에 돌입해야 파운드리가 적자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분석

  • 하지만 삼성이 내년에 AI5를 생산하게 되면서 파운드리 사업의 흑자 전환이 시장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

  • 특히 머스크는 이날 시장 예상보다 더 많은 AI5 생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음

  • 머스크는 “AI5칩 과잉 공급을 확보하는 것이 명확한 목표”라며 “자동차·로봇용 AI 칩셋을 너무 많이 보유하게 된다면 데이터센터에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음

  •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테슬라의 AI5·6 칩셋 생산을 기점으로 시장점유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음

  • 1998년 텍사스 오스틴에 생산 라인을 준공한 삼성전자가 지난해 첫 파운드리를 가동한 TSMC보다 공장 및 인력 운영 인프라가 앞서 있기 때문

  • 업계 관계자는 “TSMC 미국 공장이 안정화되지 않으면 미국 빅테크들이 내년 준공될 삼성 테일러 공장에 더 많은 반도체 제조를 맡길 수 있다”고 내다봤음

<시사점>

삼성전자가 대만 TSMC가 독점하던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5) 칩 생산 물량 일부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단순한 계약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습니다. ‘수율’과 ‘신뢰’에서 고전하던 삼성 파운드리가 다시금 글로벌 고객의 선택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시장의 신뢰 회복 신호로 읽힙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메모리 반도체에 의존해온 한국 반도체 산업의 체질을 바꾸는 핵심 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삼성전자는 수율 안정과 대형 고객 확보에서 TSMC에 밀리며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고 위기국면에 몰리기도 했습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10% 안팎에 머물러, 60%를 넘는 TSMC에 크게 뒤졌습니다. 여기에 미국·중국 간 기술 패권 경쟁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까지 겹쳐, 삼성전자의 ‘선단 공정’ 투자는 막대한 비용 부담으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테슬라의 AI6칩 수주에 이은 오늘의 AI5칩 수주는 이 이러한 악순환을 끊을 ‘변곡점’으로 평가됩니다. 테슬라가 요구하는 AI칩은 고성능 연산과 저전력 효율이 동시에 필요해, 4나노 이하급 선단 공정이 요구됩니다. 이는 삼성전자가 기술 경쟁력으로 다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분야입니다. 특히 텍사스 테일러 공장의 가동률이 본격적으로 올라가고, 수율이 안정되면 그동안의 투자 부담이 실적 개선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물론 이번 계약이 곧바로 흑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아마도 흑자년도는 2027년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파운드리 산업은 초기 공정 안정화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고, 수율 확보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테슬라 같은 장기 파트너를 확보했다는 점은 향후 물량의 지속성과 기술 협업의 확장성을 동시에 담보합니다. 여기에 엔비디아·AMD·인텔 등 글로벌 팹리스들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어, 삼성의 시장 확대 여지는 충분합니다.

국가 차원의 전략 지원도 절실합니다. 반도체는 더 이상 한 기업의 경쟁 차원을 넘어 국내 경제의 운명을 가르는 ‘산업 생태계 전체’의 싸움입니다. 설계 인력 양성, 전력 공급 안정, 세제 지원 등 시스템 반도체 기반 조성은 기업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K-파운드리 얼라이언스’ 구상을 실질적 지원책으로 발전시켜야 하며, 소재·장비·설계 기업이 함께 성장할 토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2026~ 2027년은 삼성전자에게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입니다. 메모리 업황 회복과 함께 파운드리 사업이 흑자 전환에 성공한다면, 삼성은 꿈에 그리던 ‘메모리 중심 기업’에서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의 변신을 완성하게 됩니다. 반대로 수율 문제나 글로벌 경기 둔화가 지속된다면, 이번 기회를 다시 놓칠 수도 있습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성공은 단순히 한 기업의 이익이 아니라, 한국 산업의 구조적 도약과도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테슬라가 만들어준 기회를 삼성전자가 잘 살려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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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newspaper/020/0003669396?date=2025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