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암호화폐 이슈를 쉽게 정리해 드리는 미국주식 연구센터입니다.
2025년이 끝을 향해 가면서 미국 암호화폐 시장이 커다란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지금은 세 가지의 강력한 흐름이 동시에 맞물리는 시점인데요. 바로 규제 명확화, 금융상품의 대규모 확장, 그리고 기관 중심의 인수합병입니다.
워싱턴 D.C.에서는 미국 주요 금융 규제기관들이 연말을 목표로 암호화폐 규제 체계를 정비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ETF(상장지수펀드) 신청이 줄줄이 몰리며 전례 없는 규모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죠. 동시에 기관 투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대형 기업들의 인수합병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2025년 10월 23일 소식 시작하겠습니다.
미국 규제기관의 연말 목표
미국 금융 규제의 핵심 축은 증권거래위원회 SEC(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 CFTC(Commodity Futures Trading Commission)입니다. 그동안 암호화폐는 이 두 기관 사이의 ‘회색지대’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기업과 투자자 모두 명확한 기준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었죠.
그 흐름이 곧 달라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캐롤라인 팜(Caroline Pham) CFTC 의장 직무대행은 2025년 연말까지 ‘현물 암호화폐 거래’와 ‘토큰화된 담보(tokenized collateral)’ 관련 제도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현물 거래’란 코인을 실제로 사고파는 거래를 뜻하고, ‘토큰화된 담보’는 디지털 자산을 담보로 활용해 금융거래에 연결하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폴 앳킨스(Paul Atkins, Paul Atkins) SEC 위원장 역시 같은 시점에 규제 개혁과 새로운 제도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재 미국은 9월 30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셧다운(예산안 합의 실패로 정부 기능이 멈춘 상태)으로 인해 SEC와 CFTC의 인력이 제한적으로만 근무 중입니다. 이로 인해 정책 초안 작성과 제도 설계 작업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죠.
양 기관의 행보는 올여름 백악관이 발표한 보고서와도 밀접하게 맞물려 있습니다. 백악관은 SEC가 암호화폐를 위한 ‘세이프 하버(safe harbor)’ 제도와 맞춤형 증권 등록 면제 절차를 마련하고, CFTC에는 비증권형 디지털 자산의 현물 거래에 대한 명확한 규제 권한을 부여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이는 미국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난제였던 “무엇이 증권이고, 무엇이 아닌가”라는 경계를 제도적으로 확립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입법 움직임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 크라켄 CEO 데이브 리플리(Dave Ripley), 써클 사장 히스 타버트(Heath Tarbert), 라플 CLO 스튜어트 알데로티(Stuart Alderoty), 솔라나 정책 연구소 의장 크리스틴 스미스(Kristin Smith) 등 업계 핵심 인사들이 상원 의원들과 만나 법안 통과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이 올해 안에 통과될 경우, 미국 암호화폐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규제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150건이 넘는 암호호폐 ETF 대기 중
정부 셧다운으로 규제 당국의 검토 작업이 느려지고 있지만, 시장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SEC에는 사상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ETF 신청이 몰려 있습니다.
10월 20일 기준으로 블룸버그(Bloomberg)에 따르면 총 35개 디지털 자산을 기반으로 한 ETF 및 ETP 신청이 155건에 달합니다. 가장 많은 신청이 몰린 자산은 비트코인과 솔라나로 각각 23건이며, 그 뒤를 XRP(20건)와 이더리움(16건)이 잇고 있습니다.
ETF는 투자자가 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아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금융상품입니다. 지갑을 만들거나 프라이빗 키를 관리할 필요 없이 일반 증권계좌로 코인에 투자할 수 있게 되죠. 이 때문에 기관 투자자에게 특히 매력적인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TF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는 현재 상황을 “토지 쟁탈전(Land Rush)”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규제 절차가 재개되는 순간 시장 선점을 노리는 발행사들이 경쟁적으로 신청서를 내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번 신청 물량의 특징은 단순 현물 ETF를 넘어 훨씬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들어 레버리지 ETF(2배, 3배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 스테이킹 기반 ETF(보유 자산을 예치해 수익을 얻는 구조), 커버드 콜 전략 ETF(보유 자산에 대해 옵션을 팔아 추가 수익을 얻는 방식) 등의 신청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는 암호화폐 ETF 시장이 기존의 단순 상품에서 벗어나 전통 금융의 파생상품 구조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미 비트코인 ETF는 2024년 1월 출시 이후 약 1,500억 달러, 이더리움 ETF는 2024년 7월 출시 이후 약 24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끌어모았습니다. 다른 토큰 ETF까지 승인된다면 이 규모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암호화폐 기업 인수합병 붐
규제와 ETF 확대 움직임이 나타나는 동시에 민간 부문에서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바로 대형 인수합병(M&A)입니다.
최근 팔콘엑스(FalconX)가 투원셰어스(21Shares)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 의미는 분명합니다. 이는 기관 투자자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입니다.
투원셰어스는 유럽에서 다양한 ETP(상장지수상품)를 제공하는 선도 기업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물론 개별 토큰 및 바스켓형 상품까지 보유하고 있습니다. 운용 자산은 110억 달러 이상에 이릅니다. 팔콘엑스는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를 제공하며, 거래 인프라와 유동성 공급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기업입니다.
두 회사가 결합하면서 단순 현물 ETF를 넘어 파생상품과 구조화 금융상품까지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생기게 됩니다. 이는 전통 금융의 기관 투자 시장에서 이미 익숙한 구조이기 때문에, 암호화폐 시장의 기관화가 한층 가속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팔콘엑스는 이미 기관용 파생상품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를 포함한 자산에 대해 24시간 OTC 옵션 거래 플랫폼을 선보였죠. 여기에 투원셰어스의 유통망이 결합되면, 팔콘엑스는 기관 투자자를 상대로 한 시장 지배력을 빠르게 강화할 수 있습니다.
최근 코인베이스(Coinbase)가 데리빗(Deribit)을 29억 달러에, 에코(Echo)를 3억 7,500만 달러에 인수한 사례나, 크라켄(Kraken)이 스몰 익스체인지(Small Exchange)와 닌자트레이더(NinjaTrader)를 인수한 사례와도 맞물립니다. 모두 기관 시장의 기반 인프라를 선점하려는 전략입니다.
2025년 연말까지 암호화폐 시장에서 관전 포인트가 몇 가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정부 셧다운이 얼마나 빨리 해결되느냐입니다. 셧다운이 끝나야 SEC와 CFTC가 본격적으로 ETF 심사와 규제 설계를 재개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ETF 심사 자체입니다. 150건이 넘는 신청서가 대기 중이기 때문에 내년에는 한꺼번에 ETF가 승인 및 출시되는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세 번째는 기관 투자자의 움직임입니다. 규제 명확화, ETF 출시, M&A에 따른 인프라 정비가 맞물릴 경우, 기관 자금 유입 속도는 지금보다 훨씬 빨라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비트코인 차트를 보겠습니다.
먼저 일봉 차트부터 보겠습니다. 최근 가격은 약 1억 5천만 원 중반에서 움직이고 있는데요, 단기 이동평균선(5일선)과 중기선(20일선) 사이에서 방향을 모색하는 모습입니다. 고점에서 한 차례 강하게 밀린 뒤 반등이 나왔지만, 위쪽 저항이 뚜렷해 보이는 구간이죠. 특히 20일선 부근에서 가격이 자주 머무르고 있는데, 이 선을 깨고 아래로 내려가면 조정이 깊어질 수 있고, 반대로 위로 안착한다면 단기 상승 흐름이 다시 이어질 가능성이 생깁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거래량인데요, 고점 이후 하락할 때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어났고, 반등 구간에서는 상대적으로 거래가 줄었습니다. 매수세가 주도권을 완전히 되찾지 못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1억 6천만 원대 초반이 강한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고, 1억 5천만 원 초반대가 지지 구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주봉 차트를 보겠습니다. 주봉으로 보면 그림이 조금 다르게 보이는데요, 중장기 상승 추세가 여전히 살아 있는 상태입니다. 20주선과 60주선 위에서 가격이 움직이고 있고, 상승파동 중 하나의 조정 구간으로도 읽힐 수 있죠. 특히 200주선은 여전히 멀리 아래에 깔려 있어 장기 상승 추세의 기반이 비교적 탄탄하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일봉에서는 단기 조정과 저항 구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고, 주봉에서는 장기 상승 구조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단기 트레이더라면 저항 구간 돌파 여부를 확인하면서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고, 장기 투자자라면 큰 추세 자체는 아직 꺾이지 않았다는 점을 참고할 수 있겠죠.
요약하자면, 단기적으로는 위쪽 압력이 강하지만, 중장기 상승 흐름이 완전히 무너진 상태는 아닙니다. 단기 지지선을 지켜내는지가 다음 방향을 결정할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