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설립된 포바이포는 ‘초고화질 콘텐츠 제작’이라는 비교적 틈새 영역에서 출발했습니다. 자체 개발한 딥러닝 기반 화질 개선 솔루션 ‘PIXELL’을 무기로, 영상·이미지 화질 개선부터 XR·VR·AR 등 실감형 미디어까지 영역을 확장해왔습니다. 초기에는 디스플레이 업체나 광고 영상 중심의 B2B 사업이 주였지만, 최근에는 가상인간(Virtual Human), e스포츠 IP, 콘텐츠 유통 플랫폼 등으로 사업 흐름을 다변화하며 ‘미디어 AI 테크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포바이포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크게 세 가지 흐름이 맞물려 있습니다. 첫째, 콘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입니다. 스트리밍의 대중화, OTT 플랫폼의 경쟁 심화, 화면 크기와 해상도의 고도화는 제작·유통 모델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저해상도 영상 → 고해상도 재생산’은 기업들이 비용을 억제하면서도 품질을 유지하려는 핵심 전략이 되었습니다. 포바이포의 ‘PIXELL’ 솔루션은 저해상도 영상을 고해상도로 업그레이드하는 기술로, ‘남는 콘텐츠 자산을 재활용할 수 있는 테크’라는 의미에서 미디어 업계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둘째, AI 기술의 확장입니다. 최근 영상 기술이 단순히 카메라 화질을 높이는 것을 넘어, 인물의 움직임·배경·음성까지 통합해서 바꾸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화질 개선 기술에도 AI가 필수적이 된 상태입니다. 포바이포는 딥러닝 화질 개선 솔루션뿐 아니라 가상인간 제작, 실시간 스트리밍 화질 개선, 콘텐츠 자동화 등으로 기술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습니다. 셋째, 글로벌 미디어 생태계의 진입 장벽이 낮아진 점입니다. 제작비가 큰 할리우드나 대형 스튜디오만이 아니라, 누구나 글로벌 콘텐츠 유통 채널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가 됐고, 이는 ‘고급 미디어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게는 기회이자 위기가 되었습니다. 포바이포는 이 흐름을 기민하게 포착하고 있습니다.


그럼 포바이포의 사업 전략과 실적을 조금 더 들여다보겠습니다. 먼저 기술적 역량입니다. 포바이포의 핵심 솔루션 ‘PIXELL’은 화질 개선·초해상화·잡음 제거 등을 딥러닝으로 자동 처리하는 기술입니다. 기존에는 고화질 콘텐츠를 제작하려면 촬영부터 편집까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었지만, PIXELL은 기존 저해상도 영상도 고해상도로 변환하고 압축률을 줄이며 스트리밍 부담을 낮출 수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공식 발표에 따르면 PIXELL 솔루션을 이용하면 고해상도 영상을 동일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비트레이트를 50% 이상 절감할 수 있다는 수치가 나왔습니다. 이 수치는 스트리밍·OTT 업체에게 매우 매력적인 요소로, 포바이포는 이를 무기로 글로벌 시장을 노크하고 있습니다.


사업 확장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최근 포바이포는 자회사 편입과 사업 다각화를 통해 콘텐츠 제작·유통과 테크 솔루션을 결합하는 구조로 전환 중입니다. 예컨대, e스포츠 및 게임 인플루언서 전용 채널 MCN ‘롤큐(LOL Q)’ 운영사인 자회사 SBXG를 통해 게임 콘텐츠 유통과 제작 영역까지 확보했고, 광고·영상 콘텐츠 제작사 메드픽쳐스 인수를 통해 제작 역량을 내부화했습니다. 이러한 M&A와 수직통합 전략은 단순 기술 기업을 넘어 생태계 구축 기업으로 가려는 포바이포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실적 데이터를 보면 외형 성장은 분명합니다. 2022년 매출이 약 162억 원이었고, 2023년에는 약 33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8% 이상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아직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이 확대되었고, 연간 적자가 이어지는 상태입니다. 2025년 1분기에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1.9% 감소했지만, 영업손실·당기순손실은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나므로 비용 효율화와 내실 강화가 동시에 진행 중입니다. 매출성장성과 손실감소라는 두 흐름이 맞물리는 시점이라 향후 실적 전환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됩니다.


글로벌 진출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2025년 3월 ‘4BY4 Solutions Inc’라는 미국 법인을 설립하며 북미 시장 진입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포바이포 측은 이 법인을 통해 글로벌 방송사·OTT·제작사 등과 직접 협업하며 영업망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PIXELL 솔루션이 스트리밍 업체나 교육 콘텐츠 기업에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인도네시아 온라인 교육업체 ‘짜깝(Cakap)’과의 협업 이후 미국·유럽 고객 확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에서는 롯데홈쇼핑과의 상호협력을 통해 가상인간(Virtual Human) ‘루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태국·동남아 시장까지 모델 및 인플루언서 형태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콘텐츠 기술과 지역 다변화를 통해 ‘한국형 미디어 테크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술·사업 확장·글로벌 진출이 맞물리면서 흥미로운 질문이 생깁니다. 포바이포는 과연 한국에서 AI 기반 콘텐츠 테크 기업으로서 ‘첫 번째 유니콘’ 혹은 ‘글로벌 대표 기업’이 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첫째, 기술 경쟁력의 유지입니다. 지금 PIXELL이 주력 기술이지만, 향후에는 영상 생성형 AI, 실시간 스트리밍 AI, 가상인간 AI 등으로 확장해야 합니다. 둘째, 수익화 모델의 다변화입니다. 현재는 기술 라이선스 및 콘텐츠 제작 수익이 주축이지만, SaaS 형태의 구독 모델, API 제공, 플랫폼 사업모델 등이 추가되어야 지속가능한 매출원이 확보됩니다. 셋째, 시장 확장의 실질성입니다. 미국·유럽 진출이 발표됐지만 실적에 본격 반영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며,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미디어 AI 시장에서 차별화된 지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포바이포의 차별화 요소는 “미디어와 기술의 접점”이라는 점입니다. 단순히 AI 솔루션을 파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 콘텐츠 제작·유통과 결합한 복합 생태계를 설계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예컨대 가상인간 ‘루시’ 프로젝트처럼 테크 솔루션이 콘텐츠 자체로 되면서 단일 제품이 아닌 경험 전체를 만들어내는 구조입니다. 이런 구조는 경쟁사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엔드투엔드’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 기업이 글로벌 미디어 AI 시장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의미도 있습니다. 대형 테크기업 중심으로 재편된 글로벌 미디어 기술 시장에서, 한국 스타트업이 ‘틈새이면서도 연결고리’가 되려는 흐름은 산업 생태계 측면에서도 의미 깊습니다. 포바이포는 아직 수익성은 미흡하지만, 기술·글로벌·생산·유통까지 모두 연결하려는 시도가 현실화되고 있으며, 향후 3~5년 내 중요한 변곡점을 맞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리스크도 분명합니다. 글로벌 미디어 AI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고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반면 기술 차별화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또한, 콘텐츠 제작 및 플랫폼 사업은 자본·광고비·마케팅 비용이 높아 비용구조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한국 기업이 글로벌 콘텐츠 기술 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수익 구조의 견고함’이 관건입니다. 마지막으로, 기술의 윤리성과 데이터 프라이버시 문제는 미디어 AI 기업에게 갈수록 중요해지는 요소입니다.


이제 미디어와 콘텐츠, 기술이 모두 융합되는 시대입니다. 포바이포는 그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미디어 기술의 경험을 콘텐츠로 바꾸고, 콘텐츠의 경험을 다시 기술로 바꾸는 순환 구조 안에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기술이 콘텐츠를 바꾸고, 콘텐츠가 기술을 진화시키는 선순환. 한국 스타트업 중에서 이 순환 고리를 제대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기업이 바로 포바이포입니다. 가능성은 충분하며, 이제는 실행의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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