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암호화폐 이슈를 쉽게 정리해 드리는 미국주식 연구센터입니다.

2025년 10월 22일 소식 전해 드립니다.

금값 5년 만의 최대 하락, 비트코인 다시 주목받나?

2025년 10월 21일, 전 세계 금 시장에서 이례적인 움직임이 나타났습니다. 금 현물 가격이 하루 만에 5.3% 이상 급락하면서 1온스당 4,125달러까지 떨어진 건데요. 전날 역대 최고가인 4,260달러를 찍은 직후였기 때문에 시장 충격은 더 컸습니다. 이 같은 하루 낙폭은 지난 5년 동안 단 한 번도 없었던 수준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하락이 투자 자금의 방향 전환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 두 달 동안 금은 비트코인보다 훨씬 뛰어난 성과를 보여왔습니다. 금값이 급등하는 동안 비트코인은 정체 상태를 보였죠. 이를 잘 보여주는 지표가 ‘비트코인/금 비율(BTC/Gold Ratio)’인데요. 이는 비트코인 가격을 금 가격으로 나눈 수치입니다. 8월 중순 이후 이 비율은 약 37에서 25까지 3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번 주 들어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비트코인은 아침 일시적으로 10만 8천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가 빠르게 반등하며 11만 3,800달러 선을 회복했습니다. 호라이즌(Horizon)의 조 콘소르티 애널리스트는 이를 “따라잡기 랠리(catch-up trade)의 초기 국면”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만큼 자금이 금에서 다시 위험자산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뜻이죠.

다만 해당 애널리스트가 너무 성급하게 말을 내뱉은 듯 합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11만 3800 달러 선 위로 올라갔으나 저항빔을 맞고 급격하게 제자리로 다시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 변동성은 역시 알아줘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금이 너무 올랐기 때문에, 자금이 디지털 금인 비트코인으로 흐를 수 있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금 시장의 규모는 약 17조 달러에 달합니다. 이 중 단 2%의 자금만 비트코인으로 이동하더라도 약 3,400억 달러가 유입되는 셈인데요. 이는 비트코인 가격을 16만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규모입니다. 비트와이즈(Bitwise) 리서치팀은 3~4%만 재배분돼도 비트코인 가격이 두 배로 뛸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흐름의 배경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이하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이달 말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99% 가까이 반영돼 있는데요. 이런 환경에서는 안전자산에 머물러 있던 자금이 다시 위험자산으로 움직이기 쉬운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금 가격의 차트를 대표하는 ETF인 SPDR Gold Shares(티커: GLD)의 일봉, 주봉, 월봉 흐름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일봉 차트를 보면, 8월 중순 이후부터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져 왔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단기 이동평균선 위에서 촘촘하게 양봉이 이어졌고, 10월 들어 상승 속도가 급격히 가팔라지며 최고 403.30달러(약 +6.46%)까지 치솟았습니다. 거래량 또한 급증했는데요. 상승 막바지 구간에서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점은 단기 과열 신호로도 읽힐 수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 캔들에서 큰 음봉이 출현하면서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적으로 출회된 흔적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주봉 차트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됩니다. 2025년 초부터 이어진 상승세가 9월 이후 가속화되었고, 50주 이동평균선 위에서 매끄러운 상승 채널을 형성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주봉에서 나온 긴 윗꼬리와 거래량 급증은 단기 고점에서 투자자 심리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런 경우 단기 조정이나 숨 고르기 구간이 뒤따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월봉 차트도 보겠습니다. 2022년 말부터 시작된 상승 흐름이 2024년을 거쳐 2025년에 본격적인 상승 파동으로 전환된 모습입니다. 꾸준한 상승 이후 10월에 들어와 가장 가파른 상승폭을 기록했으며, 역사적 고점 부근에서 음봉 전환 신호가 나타났습니다. 단기적으로 상승 추세의 열기가 정점을 찍고 있음을 시사할 수 있는 모습입니다.

개인적으로 금투자의 잠재력을 높게 보고 작년에 '금 투자 가이드 전자책'까지 쓴 사람으로서 현재 금 가격은 터닝포인트에 다다른 것 같다고 봅니다.

책을 올린 시점이 2024년 4월말쯤이니까, 지금 금 가격은 그때 대비 두 배 정도 올랐고, 특히 채굴 종목 수익률은 최대 몇 배까지 달성했죠. 사이클의 끝자락에 다다른 느낌인데, 상승파가 한 차례 더 남았을 가능성도 있으나 정점을 찍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 SPDR Gold Shares(티커: GLD)의 차트를 보면 단번에 큰 폭으로 빠졌고, 이런 급락은 단기적으로 과도한 매도세가 반영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술적 반등(technical rebound)이 나올 여지가 충분합니다. 특히 단기 이동평균선(5일선, 20일선)에서 한꺼번에 이탈하는 급락은 단기 트레이더들이 되돌림 구간을 노리는 전형적인 패턴이기도 하죠.

다만 중기적인 관점에서는 조금 다른 시선이 필요합니다. 주봉 차트에서 나타난 긴 윗꼬리와 거래량 폭증은 고점에서 수급이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런 구간에서는 단기 반등 이후 재차 하락(2차 조정)이 나오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반등이 나와도 이전 고점을 돌파하지 못하고, 오히려 고점 대비 낮은 가격대에서 매도세가 다시 강하게 붙는 패턴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죠.

즉, 단기적으로는 과매도 반등이 가능해 보이지만, 중기적으로는 조정이 한 번에 끝나지 않고 ‘반등 후 하락’의 파동이 이어질 수 있는 전형적인 구간에 들어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반등 구간을 활용할 수 있으나, 이를 중장기 추세 전환으로 착각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추세가 다시 상승으로 이어지려면 거래량이 줄며 하락이 진정되고, 이후 매수세가 새로운 지지 구간을 확인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반등은 단기 ‘되돌림 랠리’에 그치고 다시 하락세로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할 것 같습니다.


미국 연준, 암호화폐와의 ‘공존’을 공식화하다

시장에서 이렇게 자금 회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논의되는 와중에, 미국 정부에서도 상징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Christopher Waller 연준 이사가 연설에서 “암호화폐는 더 이상 금융의 주변부가 아니다”라고 공식적으로 언급한 겁니다.

월러 이사는 연준의 결제 혁신 콘퍼런스(Payments Innovation Conference)에서 “블록체인(Blockchain)과 분산원장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은 이미 금융 시스템의 일부로 깊숙이 들어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스키니 마스터 어카운트(Skinny Master Account)’라는 새로운 개념도 제안했습니다.

‘마스터 어카운트(Master Account)’란 미국 연준의 결제 시스템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계좌를 말합니다. 현재는 대부분 은행과 일부 금융기관만 보유하고 있죠. 하지만 월러 이사가 제안한 ‘스키니 마스터 어카운트’는 핀테크(Fintech) 기업이나 암호화폐 결제 기업 등 혁신적인 결제 사업자에게도 제한적으로 문을 열겠다는 뜻입니다. 이 계좌는 이자를 지급하지 않고 잔고 상한선도 두는 등 위험을 통제하면서도, 연준의 결제 인프라에 직접 연결될 수 있게 설계됩니다.

이는 지난 행정부 시절과는 완전히 다른 기조입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연준과 금융감독 당국은 은행들이 암호화폐 기업과 협력하는 걸 사실상 막는 분위기였거든요. 그러나 최근 연준은 관련 가이던스를 철회하고, ‘평판 리스크(Reputational Risk)’를 이유로 한 차별 심사도 없앴습니다. 미국 금융 시스템의 핵심이 암호화폐를 ‘불법’이나 ‘위험’이 아닌 ‘참여자’로 바라보기 시작한 셈입니다.

이 변화는 향후 결제 인프라 전반에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기존 금융기관만의 독점적인 구조가 완화되면, 암호화폐 기업도 실질적인 결제 네트워크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코인베이스, 에코 인수로 온체인 투자시장 확대

같은 날, 코인베이스(Coinbase)가 업계의 관심을 끄는 인수 소식을 발표했습니다. 바로 에코(Echo)라는 온체인(On-chain) 프라이빗 투자 플랫폼을 3억 7,500만 달러에 인수한 건데요. 에코는 주로 ‘소나(Sonar)’라는 토큰 세일(Token Sale) 상품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프로젝트들이 자체 토큰을 발행해 투자금을 모집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에코의 창업자인 Jordan Fish(커뮤니티에서는 ‘코비(Cobie)’라는 닉네임으로 유명)는 직접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 인수를 인정했습니다. 에코는 당분간 독립 브랜드로 운영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소나 상품이 코인베이스 생태계 안으로 통합될 예정입니다.

이번 인수는 코인베이스의 올해 8번째 인수(M&A)입니다. 앞서 거래소 데리빗(Deribit)과 리퀴파이(LiquiFi) 인수에 이어, 본격적으로 온체인 자본시장(토큰 발행 및 투자 플랫폼)으로 발을 넓히고 있는 셈이죠. 향후 암호화폐 자본시장이 제도권 금융과 연결되는 ‘교차 지점’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토큰 발행을 합법적이고 투명하게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된다는 건, 곧 기관 자금 유입의 관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코인베이스(COIN) 주가는 올해 약 30% 상승했습니다. 현재 시가총액은 약 870억 달러입니다.


스페이스엑스, 2억 7천만 달러 규모 비트코인 이동

한편 일론 머스크의 회사에서도 주목할 만한 소식이 있었습니다. SpaceX가 2,495 BTC, 약 2억 6,850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새로운 두 개의 지갑 주소로 이동시킨 건데요. 7월 24일 이후 처음이자, 2022년 6월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지갑 이동입니다.

이 거래는 Arkham Intelligence의 온체인 데이터에서 포착됐습니다. 현재로서는 공식적인 목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대부분 단순한 ‘지갑 재정비(Wallet Reorganization)’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이 보유 자산을 내부 지갑 간에 옮기는 건 보안이나 수탁 관리상 자주 있는 일입니다. 과거 스페이스엑스의 비슷한 거래도 나중에 코인베이스 프라임(Coinbase Prime) 수탁 주소로 확인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참고로 스페이스엑스는 현재 약 8,285 BTC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수량은 지난 몇 년간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2022년 테라-루나(Terra-Luna) 사태와 에프티엑스(FTX) 붕괴 이후 약 70%의 보유량을 줄인 이후, 지금까지 추가 매입이나 매도가 없었죠. 같은 그룹의 Tesla, Inc. 역시 약 1만 1,509 BTC를 보유 중이며, 이는 현재 약 12억 4천만 달러에 해당합니다.


끝내기 전에 비트코인 일봉 차트 분석을 해보겠습니다. 현재 가격은 10만 8,152달러 부근이고, 최근 단기 낙폭이 큰 조정을 겪은 뒤 단기 지지선에서 반등을 시도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단기적으로는 5일 이동평균선(108,577달러)을 살짝 회복한 상태지만, 20일선(114,709달러)과 60일선(113,538달러), 120일선(114,225달러) 모두 현재가 위에 위치하고 있어 단기 추세가 아직 완전히 회복된 단계는 아닙니다.

8월 고점 이후 이어진 하락세는 꽤 가파르게 전개됐고, 200일 이동평균선(108,124달러) 근처에서 강한 지지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이 구간은 중장기 추세의 분기점으로 인식되는 자리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심리적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캔들은 하단 꼬리가 긴 형태를 보이고 있어 단기 매도 압력이 일부 진정된 상황임을 보여줍니다.

다만 반등이 이뤄지고 있다 해도, 위쪽에는 다중 이동평균선이 밀집해 있는 저항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특히 11만 4천 달러 부근은 20일선, 60일선, 120일선이 겹치는 자리로, 이 구간을 단번에 돌파하지 못할 경우 반등이 약해지고 다시 눌림이 나올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거래량 또한 상승 구간에 비해 아직 뚜렷하게 증가하지 않아 추세 전환을 단정짓기에는 이릅니다.

과연 지난 몇 달간 금으로 몰리던 글로벌 자금이 다시 비트코인으로 향하기 시작할 수 있을까요? 비트코인은 일단 단기 바닥을 확인한 뒤 반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중기적인 추세는 여전히 조정 흐름 속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기 매수세가 유지된다면 11만 달러 후반대까지 반등할 여지는 있으나, 강한 저항 구간을 돌파하지 못할 경우 조정이 재개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추세 전환의 신호는 단순 반등이 아니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고 지지로 전환하는 흐름이 나올 때 확인될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