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한 어린이 노래가 전세계 유튜브 역사상 가장 많이 본 동영상 중 하나가 되고, 이 노래로 출발한 기업이 이제 IP 중심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핑크퐁이 그 주인공이며, 그 변화의 궤적은 단순한 ‘바이럴 히트’ 이상입니다. 이 기업이 어떻게 전개해 왔고, 지금 어떤 전략을 구사하며 앞으로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오늘 콘텐츠 산업과 미디어 트렌드의 흐름이 함께 읽힙니다.
핑크퐁의 시작은 2010년대 초 스마트스터디라는 이름으로 어린이 교육 콘텐츠 제작에서 출발했습니다. 이후 2015년 발표한 ‘Baby Shark’이 유튜브 조회수 수십억 회를 기록하며 전세계적인 현상이 되었습니다. 기업 공식 자료에 따르면, 핑크퐁 유튜브 채널이 1000억 회 이상의 조회수를 넘었고 매월 1억 회 이상 신규 조회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디지털에서의 성공은 곧 글로벌 진출의 기반이 됐습니다.
성공 이후 핑크퐁이 택한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 콘텐츠의 다각화입니다. 원소스멀티유즈(OSMU) 전략을 채택하여 노래에서 시작해 애니메이션, 라이브 공연, 모바일 앱, 게임, 상품화(캐릭터·장난감 등)로 확대해 왔습니다. 둘째 글로벌 현지화입니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시장에 맞춘 현지 사무소 설립과 맞춤화 콘텐츠 제작이 이루어졌습니다. 최근에는 도쿄 사무소 개설을 통해 일본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셋째는 IP 사업 수익화 강화입니다. 유튜브 광고 수익뿐 아니라 라이선싱, 상품 판매, 공연 및 체험 행사 수익까지 수익 구조를 다층화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데이터도 의미 있습니다. 핑크퐁의 유튜브 채널 ‘Pinkfong! Kids Songs & Stories’는 2025년 기준 구독자 수 8300만 명 이상, 조회수 160억 회 이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월별 광고 수익 추정치도 월 약 50만 달러 이상으로, 연환산으로는 수천만 달러 규모입니다. 또한 2016년 매출 175억 원(약 1,550만 달러)에서 출발해 2017년에는 매출 272억 원으로 급성장했고, 해외 매출 비중이 약 65%에 달했습니다. 이러한 성장세는 이후에도 이어졌고, 최근 기업가치 및 IPO 준비 단계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진출 측면에서 핑크퐁은 여러 지역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습니다. 2025년 3월 일본 도쿄 사무소를 설립하며 아시아 태평양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고, 유럽·미국 시장에서도 콘텐츠 및 상품 출시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일본 현지에서의 캐릭터 상품 판매, 미국의 애니메이션 방송 및 스트리밍 파트너십 계약 등으로 현지화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콘텐츠 기업이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는 실행 예로 주목됩니다.
그러나 핑크퐁이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도 명확합니다. 첫째, ‘베이비샤크’의 성공을 넘어서는 신작 IP 발굴입니다. 히트 하나가 기업을 단숨에 성장시켰지만, 그 히트를 반복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둘째, 콘텐츠 시장의 경쟁 심화입니다. 디지털 스트리밍과 유튜브 기반 콘텐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단순 유행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 가능한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이 요구됩니다. 셋째, 수익화 구조의 균형입니다. 광고 중심 수익에서 라이선싱·상품·공연 등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했음에도 여전히 광고 수익 비중이 높고, 이는 비용 증가 및 수익 변동성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핑크퐁이 보여주는 의미는 단순한 ‘바이럴 콘텐츠’ 이상의 것입니다. 유튜브 조회수 폭발이 끝이 아니라 출발점이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IP 중심의 기업 구조를 갖춘 점이 더욱 중요한 변화였습니다. 콘텐츠·상품·글로벌 시장이라는 세 축을 통합한 비즈니스 모델은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생태계의 지형을 보여주고 있으며, 한국 콘텐츠 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가졌음을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콘텐츠 산업은 규모보다는 지속성과 다양성이 더 핵심이 될 것입니다. 핑크퐁이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면, 히트 하나로 머무는 기업이 아니라 브랜드 생태계의 중심이 된 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린이 콘텐츠에서 시작해 가족 엔터테인먼트로 확장하고, 단일 플랫폼을 넘어 경험 중심 브랜드로 재정의하는 여정이 지금 진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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