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암호화폐 이슈를 쉽게 정리해 드리는 미국주식 연구센터입니다.
2025년 10월 20일 소식 전해 드립니다.
사라진 ‘업토버’ 효과
10월은 전통적으로 비트코인에게 강세장으로 불려왔습니다. 커뮤니티에서는 이 시기를 ‘업토버(Uptober)’라고 부르며, 상승장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돼 왔죠. 실제로 과거 데이터를 보면 10월 평균 수익률은 약 19.8%에 달하고, 그다음 달인 11월은 평균 42%로 가장 강한 달로 기록돼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완전히 다릅니다. 2025년 10월 20일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약 11만 1천 달러 선으로, 월간 기준 약 4% 하락했습니다. 2015년 이후 가장 부진한 10월입니다. 매년 강세장을 이끌던 달이 올해는 오히려 하락한 달이 된 거죠.
물론 10월에 하락이 완전히 처음 있는 일은 아닙니다. 지난 12년 동안 비트코인이 10월에 하락 마감한 건 2014년과 2018년 단 두 번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도 시장 분위기는 크게 꺾였고, 이후의 흐름에도 영향을 줬죠. 다만 2020년처럼 초반에 약세를 보였다가 월말에 27% 반등한 사례도 있어, 완전히 비관론으로만 볼 상황은 아닙니다.
반등 신호일까? 전문가들의 시각
실제로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이 반등의 바닥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동안 비트코인은 10만 5천 달러선 아래로는 떨어지지 않고 버텼고, 다시 11만 달러 부근까지 회복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게다가 거시경제 환경 역시 점차 비트코인에게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 변화입니다. 연준은 최근 양적 긴축(Quantitative Tightening, QT) 종료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양적 긴축은 중앙은행이 보유 자산을 줄여 시중의 돈을 흡수하는 정책인데요, 이 시기에 자산 시장의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위험 자산 가격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QT가 종료되고 금리가 인하되면, 자금이 다시 시장으로 풀리게 되죠. 이런 환경은 암호화폐 같은 위험 자산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는 미중 무역 갈등 완화 기대감입니다. 이번 주 말레이시아에서 스콧 베슨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고위급 회담을 가질 예정인데요, 만약 협상이 진전된다면 투자 심리가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프레스토 리서치의 피터 청 연구원은 “지금이 바닥일 가능성이 높다”며 “다음 움직임은 하락보다는 상승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디라이브의 숀 도슨 연구원 역시 “금리 인하 국면에서는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을 찾아 암호화폐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무역 갈등이 다시 심해질 경우 반등이 꺾일 수도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에 발표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표가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미중 협상이 실제로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가 오히려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올해 내내 양국의 관세 관련 발표에 즉각적으로 반응해왔기 때문입니다.
10월 29일 열릴 연준의 금리 회의에서는 0.25%p 인하 가능성이 유력합니다. 만약 시장 예상보다 큰 폭의 인하가 단행된다면, 10월 후반 반등의 불씨가 될 수 있습니다.
본격 하락장 경고... 엘리엇 파동 분석가의 주장
그러나 낙관론만 있는 건 아닙니다. 일부 분석가들은 현재의 반등 기대감이 단기적인 ‘숨 고르기’일 뿐이며, 사실상 강세장은 이미 끝났다고 보고 있습니다.
엘리엇 파동 이론 분석가인 존 글로버는 “비트코인은 이미 5파 상승 사이클을 마쳤고, 지금부터는 본격적인 하락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그는 비트코인이 2026년 말까지 7만~8만 달러 수준, 혹은 그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엘리엇 파동 이론은 1938년 랄프 넬슨 엘리엇이 제시한 개념으로, 투자자 심리가 일정한 파동 패턴을 그리며 반복된다는 가정에 기반합니다. 상승 추세는 일반적으로 5개의 파동으로 완성되는데요, 비트코인은 2022년 말 2만 달러 아래에서 시작해 2025년 초 12만 달러를 넘어서는 상승 5파 구조를 완성한 뒤 꺾였다는 게 그의 분석입니다.
실제 시장에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파생상품 거래소 데리빗의 옵션 시장에서 2026년 9월 만기 풋옵션(매도권) 가격이 콜옵션(매수권)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는 겁니다. 이는 많은 투자자들이 장기 하락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사이클이 과거 패턴과도 겹친다는 겁니다.
비트코인은 매번 반감기(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이벤트) 약 18개월 뒤에 고점을 찍고 하락장에 들어가는 경향을 보여왔습니다. 가장 최근 반감기는 2024년 4월에 있었고, 현재의 흐름은 과거 사이클과 일정 부분 겹치는 모습입니다.
베이징, 홍콩 스테이블코인 제동 걸다
이번 주 시장에서 주목할 또 하나의 흐름은 중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입니다. 베이징 당국이 앤트그룹과 JD닷컴 두 기업에 홍콩에서 추진하던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 같은 실물 자산에 가치를 고정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암호화폐로, 결제나 송금, 트레이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민간 기업이 이를 발행하면 전통 화폐의 기능과 겹치는 부분이 생기기 때문에, 각국 정부는 이를 민감하게 바라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국 인민은행과 사이버공간관리국은 민간 기업이 화폐와 유사한 자산을 발행하는 것은 통화 정책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중국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인 디지털 위안(e-CNY)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합니다.
홍콩은 지금까지 글로벌 암호화폐 허브를 표방하며 규제 완화 분위기를 조성해왔지만, 이번 조치로 민간 기업의 스테이블코인 진출에는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베이징은 홍콩이 해외 자본을 유입시키는 통로로는 활용될 수 있어도, 본토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이 되는 건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입니다.
홍콩 웹3 협회의 조슈아 추 공동의장은 “이는 중국이 암호화폐 자체를 적대시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국가의 통제 아래에서만 허용하겠다는 신호”라고 설명했습니다. 중국은 혁신을 완전히 막기보다는, 철저히 ‘국가의 틀 안에서’만 허용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는 겁니다.
현재 코인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정치적 긴장,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규제 변화, 그리고 투자 심리가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시장이 갈림길에 서 있는 모습입니다.
한쪽에서는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 확대, 무역 갈등 완화 가능성이 반등의 신호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과거에도 이런 환경에서 강한 반등을 보여온 경험이 있습니다. 10월 말까지 일정 기간이 남아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상승 전환이 나타날 여지는 충분합니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장기적인 약세장 진입 신호가 뚜렷하게 포착되고 있습니다. 기술적 분석뿐 아니라 옵션 시장의 흐름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죠. 여기에 중국의 규제 강화 흐름은 글로벌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주 말레이시아에서 열릴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은 시장에 큰 변곡점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협상이 긍정적으로 전개된다면 투자 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10월 25일 발표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표도 중요합니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된다면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높일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암호화폐 시장에도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10월 29일 열릴 연준의 금리 결정 회의는 올해 남은 시장의 분위기를 좌우할 핵심 이벤트가 될 전망입니다. 만약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 인하가 단행된다면, 이달 초부터 이어진 하락 흐름이 단기간에 반전될 수도 있겠습니다.
이제 차트 분석을 해보겠습니다.
일봉 차트를 먼저 보겠습니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약 111,233달러로, 직전 저점(약 105,000달러 부근)에서 반등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캔들 패턴만 놓고 보면 최근 3거래일 동안 하락 흐름이 멈추고 매수세가 점차 유입되는 모습이 확연합니다. 거래량도 이전보다 눈에 띄게 늘어났는데요, 이는 단순한 ‘기술적 반등’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단기 이동평균선(5일선)은 108,346달러 수준에서 가격 아래에 위치하고 있어 지지선 역할을 하고 있고, 20일선(115,876달러)은 여전히 가격 위에 있어 강한 저항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단기적으로는 반등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115,000달러대 부근에서 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뜻이죠.
특히 중요한 점은 200일 이동평균선(107,882달러) 위로 다시 올라섰다는 것입니다. 200일선은 장기 추세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데요, 이 선 위에 머무는 것은 단기 하락에서 추세 전환의 초기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다만 20일선과 60일선(113,814달러) 사이에 여러 겹의 저항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상승 속도가 급격히 가파르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주간 차트를 보면, 가격은 여전히 장기 상승 추세 안에 위치해 있습니다. 현재 주간 종가는 약 111,229달러로, 5주 이동평균선(112,226달러)과 거의 맞닿아 있으며 20주 이동평균선(112,493달러) 아래에 근소한 차이로 머무르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주봉에서 반등의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여전히 확실한 추세 전환 신호라 보기는 이릅니다.
주간 차트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60주 이동평균선(95,919달러)과의 거리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가격이 이 선 위에 안정적으로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구조적인 상승 추세 자체가 무너진 상태는 아닙니다. 다만 115,000달러 부근의 주간 저항 구간을 뚫지 못한다면 현재의 반등은 기술적 되돌림으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거래량을 보면 지난 2~3주 동안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매도량이 급격히 줄지 않았습니다. 이 구간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지지와 저항이 맞물린 구간으로, 투자자들의 심리적 분기점 역할을 해온 자리입니다.
일간 차트 기준으로는 단기 반등세가 명확하게 관찰되고 있습니다. 단기 이동평균선을 모두 회복했기 때문에 당분간 110,000달러~115,000달러 구간에서 저항 테스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이 구간을 강하게 돌파한다면 다음 목표는 118,000달러 전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간 차트 관점에서는 아직 완전한 상승 전환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20주 이동평균선 위로 안착하는지 여부가 추세 반전의 핵심 관건이 될 것입니다. 이 선을 돌파하지 못하고 눌림이 나온다면, 다시 105,000달러 이하를 테스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어쨌든 올해 10월은 전통적으로 ‘업토버’라 불리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상황은 변곡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도 시장은 한순간에 방향을 바꾸며 강한 반등을 만들어낸 적이 있었죠. 앞으로 2주간의 흐름이 올해 암호화폐 시장의 마지막 분위기를 좌우할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