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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17일에 다룰 종목은 비트팜스(Bitfarms Ltd.)입니다.
비트팜스(티커: BITF) 주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었는데요. 아이렌(IREN)처럼 지금까지 비트코인 채굴 업체로 알려져 있었지만, 채굴 업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트렌드에따라 이제는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인프라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다만 10월 16일 전환사채 발행 이슈와 매크로 시장 이슈로 인해 꽤나 큰 하락이 발생했습니다. 일련의 흐름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비트팜스란 어떤 회사인가
비트팜스는 캐나다에서 설립된 비트코인 채굴 기업으로, 북미와 남미 여러 지역에서 채굴 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채굴이란 쉽게 말해, 막대한 전력과 컴퓨팅 파워를 활용해 네트워크 상의 거래를 검증하고 그 대가로 비트코인을 보상받는 구조입니다.
다른 채굴 기업들이 임대 방식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비트팜스는 자체 발전소와 전력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운영비 절감과 안정성 측면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인프라를 이제는 비트코인 채굴이 아닌 AI 인프라 사업으로 전환하려는 것이 이번 전략의 핵심입니다.
비트코인 채굴에서 AI 인프라 사업으로
비트코인 채굴 사업에서 AI 인프라 사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비트팜스가 점 찍어둔 곳은 바로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위치한 ‘팬서 크릭(Panther Creek)’ 데이터센터 캠퍼스입니다. 비트팜스는 이 부지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한 마스터 플랜을 제출했으며, 이곳은 비트코인 채굴과 AI/HPC(고성능 컴퓨팅) 수요를 모두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될 예정입니다.
회사는 기존에 Macquarie Group로부터 받은 대출을 전환해 약 3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확보했고, 여기에 추가로 5천만 달러를 투입해 건설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란 특정 사업을 위해 자금을 조달하고, 해당 사업 수익으로 상환하는 구조를 말합니다.
또한 데이터센터 운영 전문 기업인 T5 Data Centers와 협력해 2026년 말 1차 전력 공급(energization) 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부지 위치도 경쟁력이 있습니다. 미국 동부의 주요 대도시 및 데이터센터 허브와 가깝기 때문에 빠른 데이터 전송과 네트워크 연결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AI 고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죠.
비트팜스의 이런 행보는 업계 전반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최근 몇 달 사이 많은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이 AI 수요 증가를 기회로 보고 데이터센터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데요. 채굴 사업을 위해 미리 확보해 둔 전력 인프라와 냉각 설비를 AI 인프라로 전환하는 것이 빠른 확장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이렌은 이런 전략 전환 덕분에 주가가 1년 동안 약 600% 상승했죠.
비트팜스는 팬서 크릭을 ‘하이퍼스케일러에 종속되지 않는 유연한 데이터센터(agnostic shell)’로 설계하고 있습니다. 특정 대형 고객 한 곳에 의존하지 않고 여러 AI 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죠. 실제로 회사 측은 잠재 고객으로부터 “매우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 인해 본격 가동 이전부터 수익 창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비트팜스 최근 재무 성과
비트팜스는 2025년 2분기 실적에서 약 7,8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약 87% 증가한 수치인데요. 다만 채굴 수익률을 보여주는 마진율은 51%에서 45%로 하락했습니다. 이는 네트워크 난이도 상승과 운영 비용 증가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CEO 벤 개뇽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에너지 파이프라인은 1GW(기가와트)를 넘어서며, 이는 아마존이나 코어위브 같은 AI 인프라 기업들이 몰려 있는 지역과 가까운 전략적 입지”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워싱턴과 퀘벡 등지에 있는 에너지 자산까지 더해지면 북미 전역에 걸친 강력하고 확장 가능한 에너지·네트워크 인프라를 확보하게 된다”며 “이는 AI 인프라 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회사는 아르헨티나 채굴 사업의 중단도 결정했습니다. 에너지 공급 중단과 불확실한 경제 상황으로 인해 오는 11월 11일 완전히 철수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약 1,800만 달러 상당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는 해당 사업이 앞으로 2년 동안 창출했을 현금흐름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이번 분기 실적에서 눈에 띄는 또 하나의 지표는 유동성입니다. 8월 11일 기준 비트팜스의 총 유동성은 약 2억 3천만 달러로, 이 중 8,500만 달러는 현금, 1억 4,500만 달러는 담보가 설정되지 않은 비트코인 자산입니다. 2분기 동안 비트코인 1,052개를 평균 95,500달러에 매도해 총 1억 달러의 현금을 확보했고, 별도의 시장 운용 프로그램을 통해 1,100만 달러의 수익도 거뒀습니다.
비트팜스의 사업 변화는 경영 구조 전반의 리셋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비트팜스는 최근 아마존 웹 서비스(Amazon Web Services )출신인 웨인 두소(Wayne Duso)를 이사회 멤버로 영입했습니다. 클라우드 인프라 업계에서 오랜 경험을 가진 인물을 영입했다는 점에서 향후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회계 기준도 기존 캐나다 기준에서 미국 회계 기준인 GAAP(Generally Accepted Accounting Principles)으로 전환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GAAP은 미국 상장사들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기준으로, 이를 통해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여기에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까지 발표하면서, 경영진이 회사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음을 시장에 알리고 있습니다. 비트팜스는 2025년 7월 22일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공식 승인했고, 캐다나 토론토 주식 거래소(Toronto Stock Exchange)의 승인을 받아 즉시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최대 4,994만 3,031주의 보통주를 매입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전체 유통 주식 수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CEO 벤 개뇽은 “현재 시장이 비트팜스의 비트코인 사업 가치를 저평가하고 있으며, 특히 AI와 HPC 인프라 사업에 대한 잠재력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자사주 매입은 회사의 비즈니스, 경영진, 그리고 고성능 컴퓨팅 데이터센터 성장 전략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그는 펜실베이니아에 위치한 에너지 자산이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자본 구조를 적극 활용해 주주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매입은 캐나다와 미국 증권거래소를 통해 진행되며, 일정은 2025년 7월 28일부터 2026년 7월 27일까지입니다. 매입된 주식은 모두 소각 처리될 예정이라,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는 상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처럼 자사주 매입은 단순한 주가 부양책이 아니라, 회사가 스스로 자산 가치를 저평가된 상태라고 판단할 때 취하는 전략적 메시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특히 AI/HPC 인프라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는 비트팜스에게는 이 조치가 기업 신뢰도와 성장 스토리를 강화하는 수단이 되는 셈이죠.
3억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 발표
그런데 이렇게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할 정도면 앞으로 이 화사가 현금 쓸 일이 없다는 뜻일까요? 전혀 아닙니다. 데이터센터 사업은 원래 자금이 무지막지하게 드는 사업이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최근 비트팜스는 5억 달러 규모로 확대된 전환사채(Convertible Senior Notes) 발행을 발표했습니다. 전환사채는 기본적으로 ‘채권’의 형태지만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지분 희석을 당장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죠.
만기일은 2031년으로 설정됐는데요. 이번 발행 규모는 당초 발표됐던 3억 달러에서 5억 달러로 크게 확대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초기 매수자들에게 약 8,800만 달러 규모의 추가 매수 옵션도 부여했습니다. 이 옵션이 모두 행사될 경우 총 조달액은 약 5억 8,800만 달러에 달하게 됩니다. 비트팜스는 조달된 자금을 일반적인 기업 운영 자금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여기에는 AI·HPC 인프라 투자, 신규 사업 추진, 유동성 확보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큽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이번 전환사채의 전환가입니다. 1,000달러당 약 145.6876주의 전환 비율이 설정됐으며, 이는 주당 약 6.86달러에 해당합니다. 이는 10월 16일 기준 종가 5.28달러 대비 약 30%의 프리미엄이 붙은 수준입니다. 전환 조건에도 유연성이 담겨 있어 특정 상황 발생 시 회사가 전환율을 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전환사채 투자자와 기존 주주 간의 이해관계를 절묘하게 조정하는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죠.
특히 비트팜스는 전환사채와 함께 ‘캡드 콜(capped call)’ 거래를 체결했습니다. 캡드 콜은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지분 희석 효과를 최소화하는 금융적 장치입니다. 회사는 이번 조달금 또는 기존 보유 현금을 활용해 해당 거래를 체결하기로 했으며, 캡 가격은 주당 11.88달러로 책정됐습니다. 이는 기존 주가 대비 약 125%의 프리미엄 수준으로, 일정 범위 내에서는 전환에 따른 희석 효과를 사실상 방어할 수 있게 됩니다.
자금 조달 이후의 주가 방어와 주주 가치 유지를 염두에 둔 정교한 금융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캡드 콜 거래는 대규모 성장 전략을 추진하는 테크 기업들이 자주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비트팜스가 AI·HPC 인프라 확장을 본격화하는 시점에 이 전략을 선택했다는 건, 자본 시장에서의 실행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죠.
이 시점에 전환사채를 발행했다는 점도 전략적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주가는 불과 하루 전 6.60달러까지 올라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이런 강세 국면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다는 건 공격적인 확장 신호로 해석됩니다.
비트팜스(BITF) 주가
이제 차트 분석을 좀 해보겠습니다. 일간 차트를 보면 BITF는 8월 중순까지만 해도 1달러 초반대에서 거의 움직임이 없었는데요. 9월 초부터 거래량이 점점 붙으면서 상승이 시작됐고, 불과 5주 만에 주가가 6.60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시점이 추세 전환 구간이었고, 이동평균선도 정배열로 바뀌면서 단기 상승 탄력이 붙은 모습이죠.
주간 차트로 보면 상반기 내내 1달러 아래에서 길게 눌려 있던 주가가 9월 들어 수직 상승했고, 0.57달러 저점 대비 거의 10배 가까이 오르면서 강한 추세를 만들었습니다. 다만, 주가가 너무 빠르게 오른 만큼 단기 과열 신호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10월 16일 고점 이후 나온 큰 음봉은 이익 실현 매물이 본격적으로 쏟아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특히 10월 16일에 주가가 20% 가까이 많이 빠졌는데, 이 날은 미국 전체 증시에서 단기 급등주가 일제히 눌린 날이었습니다. 배경에는 미국 지역은행에서 터진 신용 불안 이슈가 있습니다.
Zions Bancorporation과 Western Alliance Bancorporation라는 지역 은행이 사기성 대출로 손실을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확산됐고, 여기에 Bank of America와 BlackRock 같은 대형 금융주도 동반 하락했죠.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단기 급등 종목부터 차익 실현에 들어가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비트팜스처럼 빠르게 오른 종목이 제일 먼저 타격을 받은 겁니다.
프리마켓 흐름을 보면 투자 심리 변화가 더 확실히 드러납니다. 17일 프리마켓 기준으로 주가는 전일 종가보다 18% 이상 빠진 4.29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었죠. 전환사채 발행 소식이 단기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매도세가 확산된 걸로 보입니다.
정리하자면, 기 폭등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터진 것, 전환사채 발행 소식, 그리고 시장 전체의 신용 불안이 겹치면서 만들어진 결과입니다.
이제 중요한 건 이 조정이 ‘추세 전환’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잠깐 쉬어가는 눌림’으로 끝날지입니다. 거래량이 여전히 높은 걸 보면 투자 심리 자체가 완전히 꺾인 건 아니지만, 시장 전체 분위기에 따라 방향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AI 인프라 사업은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지만 초기 자본 투입이 많고, 전력과 네트워크 인프라 운영에 대한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입니다. 비트팜스가 이를 안정적으로 구축해나간다면, 단순 채굴 기업에서 벗어나 인프라 공급자로서 새로운 수익 구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AI 인프라 시장 자체가 지금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이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진다면 기업의 평가 방식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단순 채굴주가 아니라 ‘AI 인프라주’로 인식이 전환되는 순간, 시장에서 받는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평가 방식)도 크게 달라질 수 있겠죠.
하지만 이건 동시에 리스크가 큰 전략이기도 합니다. 막대한 자본이 들어가고, 프로젝트 기간이 길어질수록 변수도 많아집니다. 결국 실행력이 성패를 좌우하게 됩니다.
주가 측면에서도 조심스럽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처럼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먼저 과열될 경우, 실제 성과가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조정이 한꺼번에 올 수 있습니다. 시장은 성장 스토리를 좋아하지만, 현실적인 성과가 뒤따르지 않으면 냉정하게 반응하죠. 이런 점에서 향후 몇 분기 동안의 실적과 프로젝트 진척 상황이 주가의 방향성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