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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16일 소식 전해 드립니다.

400억 달러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인수, 시장이 술렁이다

10월 중순, AI 인프라 시장을 뒤흔드는 초대형 거래가 발표됐습니다. 블랙록(BlackRock), 엔비디아(Nvidia),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그리고 엑스에이아이(xAI)(창립자는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함께 얼라인드 데이터 센터(Aligned Data Centers)를 맥쿼리 자산운용(Macquarie Asset Management)으로부터 400억 달러(약 55조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겁니다.

미래의 ‘전력 기반 컴퓨팅 자산’을 놓고 벌어진 거대한 판돈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얼라인드는 현재 북미 전역에 걸쳐 약 50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가동 중이거나 계획 중인 전력 용량은 무려 5GW(기가와트)에 달합니다. 참고로 5GW는 중대형 도시 여러 곳을 동시에 가동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이번 거래는 규제 당국 승인 이후 2026년 상반기 안에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회사는 본사를 텍사스주 댈러스에 그대로 유지하고, CEO 앤드류 샤프의 경영 체제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그런데 이번 거래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인수 가격이 ‘전력 용량 단가 기준’으로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1MW(메가와트)당 약 800만 달러 수준으로 평가됐는데요. 쉽게 설명하면 1MW는 약 750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입니다. 데이터센터와 비트코인 채굴 사업의 핵심은 바로 이 ‘전력 용량’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비교 대상이 등장합니다. 현재 대표적인 비트코인 채굴 기업인 아이렌(Iren) ($IREN), 라이엇 플랫폼즈(Riot Platforms)($RIOT), 사이퍼 마이닝(Cipher Mining)($CIFR), 헛8(Hut 8)($HUT) 등이 보유한 전력 인프라는 일반적으로 1MW당 약 300만 달러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거래는 그보다 무려 160%나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 셈이죠.

반에크(VanEck)의 디지털자산 리서치 책임자인 매튜 지겔은 “만약 채굴업체들이 AI 인프라 기업들처럼 프로젝트 파이낸싱(대규모 시설 투자금을 장기 대출로 조달하는 방식)을 확보할 수 있다면 기업 가치가 150%에서 500%까지 뛸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비트코인 채굴 회사들이 기존 설비를 AI 고성능 컴퓨팅(HPC) 시설로 전환하거나 병행 활용할 수 있다면 지금의 인프라 가치가 몇 배로 재평가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거래는 사실 한 건의 인수합병이 아니라, 더 큰 전략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이번 인수 주체들은 ‘인공지능 인프라 파트너십(AI Infrastructure Partnership)’의 일원인데요. 블랙록과 MGX가 주도해 수십억 달러를 AI 컴퓨팅 프로젝트에 투자하기 위해 만든 컨소시엄입니다. 과거엔 값싼 전력을 확보해 대규모 설비를 돌리는 산업의 주인공이 비트코인 채굴업체였다면, 이제 그 자리를 AI 인프라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미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 비트팜스(Bitfarms), 카난(Canaan) 같은 일부 기업들은 자사 시설을 비트코인 전용에서 AI 연산 시설로 전환하거나 병행 운영하는 전략을 검토 중입니다. 에너지 기반 인프라의 주도권이 AI 쪽으로 이동하면서, 암호화폐 채굴 기업의 전략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볼 수 있죠.

그리고 이러한 기대감 때문에 이 기업들의 주가도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갤럭시 디지털 주가는 지난 1년 간 200% 가까이 상승,

비트팜스 주가는 지난 1년 간 240% 이상 상승,

카난 주가는 100% 가까이 상승했죠.

물론 제 체널을 자주 오시는 분들은 이 트렌드에 익숙하실 겁니다.

대표적으로 아이렌 주가는 600% 이상 급등했고

사이퍼 마이닝은 300%,

어플라이드 디지털 주가는 360% 이상 급등했죠.

그런데 이렇게 이번에 대규모 딜 소식이 터지면서, 시장이 해당 트렌드를 더욱 주목하고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들을 들여다 보는 경향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코인베이스, 인도 시장에 본격 진출

AI 인프라 뉴스가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의 인도 진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코인베이스는 인도의 대표 거래소인 코인디씨엑스(CoinDCX)에 추가 투자하기로 발표했는데요. 이번 투자로 CoinDCX의 기업 가치는 약 24억 5천만 달러로 평가됐습니다.

코인베이스는 이미 2020년부터 투자 자회사인 코인베이스 벤처스(Coinbase Ventures)를 통해 CoinDCX에 초기 투자를 해왔습니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지분 확대가 아니라, 인도와 중동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디지털 경제 중 하나로, 암호화폐 사용자 수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8년에 설립된 CoinDCX는 현재 가입자 수 2,040만 명 이상, 연간 거래 규모 1,650억 달러, 수탁 자산 12억 달러, 연 매출 약 1억 4,100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런 규모는 인도 내에서뿐 아니라 전 세계 거래소 가운데서도 상위권에 해당합니다. 이번 거래는 규제 당국의 최종 승인을 거쳐야 하지만, 코인베이스가 인도 시장을 ‘핵심 성장 축’으로 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다만 CoinDCX는 지난 7월 4,400만 달러 규모의 해킹 피해를 입은 적이 있습니다. 해커가 ‘채용 담당자’를 가장해 회사 엔지니어에게 악성 코드를 설치하도록 유도한 사건이었는데요. 피해 규모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빠르게 대응하며 신뢰를 유지했고, 대형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습니다.


샘 뱅크먼 프리드, 정치 보복 주장 재점화

파산한 거래소 FTX(에프티엑스)의 창업자였던 샘 뱅크먼-프리드(Sam Bankman-Fried)(이하 SBF)가 여전히 노이즈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2022년 FTX 붕괴 이후 그는 사기 및 음모 혐의로 징역 2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데요. 이번 주, SBF가 새로운 주장을 내놓으면서 다시 한 번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SBF는 GETTR라는 앱을 통해 지인에게 구술한 메시지를 공개했는데요. 그는 2022년 체포 당시 자신이 정치적으로 ‘보복’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원래 중도 성향이었던 자신이 공화당에 수천만 달러를 후원한 직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SEC)와 법무부가 자신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주장입니다. 당시 SEC의 수장은 게리 겐슬러(Gary Gensler)였습니다.

이 주장을 둘러싼 핵심은 ‘삭제된 내부 메시지’입니다. SEC 감사관실에 따르면 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까지 겐슬러의 휴대전화 메시지가 IT 정책상 자동 삭제되는 과정에서 사라졌다고 밝혔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이 시점이 ‘FTX 청문회 직전’이었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당시 체포가 정치적 목적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왔습니다.

SBF는 자신이 체포된 시점이 의회 증언 하루 전이었으며, 자신이 지지하던 암호화폐 법안이 표결에 부쳐지기 직전이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가족과 함께 자신이 억울하게 유죄 판결을 받았다며, 현재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실크로드 다크웹 설립자 로스 얼브리히트(Ross Ulbricht)를 사면한 전례가 있기에,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다시 점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바이낸스, 토큰 상장 수수료 의혹 반박

이번엔 바이낸스 소식입니다. 바이낸스(Binance)는 세계에서 가장 큰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로, 신규 토큰 상장 과정은 업계에서 매우 민감한 사안입니다. 왜냐하면 바이낸스에 상장되는 것만으로도 토큰의 거래량과 가격, 인지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최근 예측시장 및 블록체인 기반 AI 개발 스튜디오인 리미틀리스 랩스(Limitless Labs)의 CEO인 CJ 헤더링턴(CJ Hetherington)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내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리미틀리스 랩스는 Coinbase 벤처 투자도 받은 미국의 신생 프로젝트로, 자사 토큰을 글로벌 거래소에 상장시키기 위해 협상 중이었는데요.

CJ 헤더링턴은 바이낸스(Binance)가 상장 대가로 자사 토큰의 약 8%를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바이낸스가 이러한 조건을 통해 상장 과정에서 직접적인 이익을 얻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죠.

이에 대해 바이낸스는 “모두 허위이자 명예훼손”이라며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회사 측은 상장 과정에서 요구되는 예치금은 대부분 환급 가능하며, 상장 수수료로 이익을 취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경영진이 프로젝트 토큰을 매도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비슷한 이야기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여러 업계 관계자들이 CJ의 주장과 유사한 제안을 바이낸스로부터 받았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바이낸스 상장에 간접적으로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비용이 수반된다는 인식이 강하게 퍼져 있습니다.

바이낸스는 이미 여러 나라에서 규제 당국의 조사와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상장 수수료 논란’은 거래소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논의를 다시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큽니다.


마지막으로 주요 코인 차트 분석을 해보겠습니다.

비트코인부터 보면, 6개월 차트 기준으로 여름에 강하게 상승한 뒤 9월 이후 박스권에서 머무르다가 10월 들어 단기 고점(12만 5천 달러 근처)에서 급격히 밀렸습니다.

최근 며칠 사이에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상태에서 강한 음봉이 나왔는데요. 현재 가격은 11만 달러 초반에서 지지를 테스트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이 구간이 무너지면 10만 달러 초반까지도 열려 있는 그림이죠. 반대로 지지가 유지된다면 이 구간이 단기 바닥 역할을 하면서 반등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더리움도 거의 같은 시기와 패턴으로 움직였습니다. 여름에 강하게 올라간 뒤 4,500달러 부근에서 고점을 찍고, 10월 들어 급락하면서 4,000달러 언저리까지 내려온 상황입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하락 구간에서 거래량이 많이 터졌다는 점인데요. 이런 패턴은 일정 수준의 ‘세력 정리’ 혹은 ‘손바뀜’이 일어났음을 보여줄 때 자주 나타납니다. 단기적으로는 3,800달러 전후 구간이 중요한 지지선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흥미로운 건 두 자산 모두 상승장 초입과 조정 구간이 거의 겹친다는 점입니다. 즉, 현재의 조정은 전체 상승 흐름이 끝났다는 시그널이라기보다는 고점 근처에서 한 차례 과열을 식히는 과정일 수도 있다는 거죠. 다만 이 지지선이 깨지는지 유지되는지가 향후 몇 주의 방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큽니다. 시장 분위기가 다시 안정되면 중장기 상승 흐름이 이어질 수 있지만, 지지를 잃는다면 하락 폭이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지금은 ‘급등 후 과열을 식히는 국면’에 가깝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구간이 단기 저점이 되는지, 아니면 더 큰 하락의 전조가 되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겠죠. 단기 반등이 나와도 강한 매도 압력이 남아 있기 때문에 변동성은 당분간 꽤 클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