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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16일 다룰 종목은 바로 아처 에비에이션(ACHR)입니다.
아처 에비에이션(Archer Aviation)이 전 세계 eVTOL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큰 결정을 내렸습니다. 최근 독일의 eVTOL 스타트업인 릴리움(Lilium)의 파산 절차 과정에서 이 회사의 특허 약 300건을 약 1,800만 유로, 한화로 약 2100만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따냈다는 소식인데요.
아처가 릴리움으로부터 확보한 특허에는 고전압 시스템, 배터리 관리 기술, 비행 제어, 덕트팬 추진 시스템 등 eVTOL(수직이착륙 전기 항공기)의 성능과 안전성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거래가 경쟁 입찰을 통해 진행됐고, 아처가 주요 경쟁사인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을 제치고 낙찰받았다는 사실입니다.
소식이 전해진 직후 아처 주가는 장 초반 10% 이상 급등했습니다만 이후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하며 보합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빅뉴스가 터지면서 주가가 올랐으나 SELL THE NEWS가 발동되며 매도세가 들어온 모양새인데요. 흐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처 에비에이션은 어떤 회사인가
제 채널에서는 자주 다루는 종목이지만 처음 들어오시는 분들을 위해 빠르게 기업 리뷰 먼저 해보겠습니다. 아처는 2018년에 설립된 미국의 항공 모빌리티 기업입니다. 회사의 목표는 짧은 거리의 이동을 기존 교통수단보다 빠르고 조용하게, 그리고 탄소 배출 없이 해결하는 것입니다.
아처가 개발하고 있는 eVTOL은 활주로 없이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는 전기 항공기입니다. 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뜨지만, 훨씬 조용하고 효율적이며, 도시 환경에 적합하다는 점이 큰 차이점입니다. 아처의 대표 기체 미드나이트(Midnight’)는 약 30km 이내의 단거리 구간을 빠르게 이동하는 데 최적화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복잡한 교통 체증으로 한 시간 넘게 걸리는 도심-공항 구간을 몇 분 만에 연결하는 식이죠.
현재 아처는 본격적인 상용 운항 단계에 들어간 건 아닙니다. 규제기관의 안전 인증을 받고, 도심 이착륙 인프라를 확보하고, 기체 시험 비행을 거치는 단계에 있죠. 하지만 이미 유나이티드 에어라인(United Airlines)과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같은 굵직한 파트너를 두고 있고, 미국과 중동 시장에서 운항 네트워크 구상을 구체화하면서 다른 스타트업보다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하늘 위의 우버’ 같은 개념을 현실로 만들고 있는 셈이죠.
조비와 경쟁한 릴리움의 기술 특허
자, 그럼 이제 아처가 조비랑 경쟁해서 따낸 계약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우선 이번 특허 인수가 단순한 매입이 아니라 경쟁 입찰을 통해 거둔 승리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조비는 아처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기업인데요. 두 회사가 같은 특허 자산을 두고 경쟁했다는 건 이 특허의 전략적 가치가 얼마나 큰지를 잘 보여줍니다.
특허는 기술을 주도하고 방어할 수 있는 무기와 같습니다. 특허를 확보한 기업은 라이선스 비용 부담 없이 자유롭게 기술을 활용할 수 있고, 경쟁사가 같은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도 있죠. 아처가 이번에 조비보다 먼저 이 기술을 손에 넣었다는 건, 기술 경쟁력과 향후 사업 확장 측면에서 큰 우위를 점했다는 뜻입니다.
릴리움은 2015년에 설립된 독일의 항공 스타트업으로, 한때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eVTOL 기업 중 하나였습니다. 약 15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덕트팬 추진 방식’을 활용한 7인승 전기 제트기를 개발했죠.
덕트팬은 날개에 30개의 소형 팬을 내장해 추진력을 만드는 방식인데요. 전통적인 프로펠러보다 조용하고 효율이 높으며, 안정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또한 덕트팬은 팬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고 덕트 안에 들어 있어 소음이 획기적으로 줄어듭니다. 도시 상공을 비행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소음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또한 여러 개의 팬이 분산돼 있어 일부가 고장 나더라도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고, 추진 효율이 높아 비행 거리와 속도 모두 개선될 수 있습니다.
당시 릴리움의 기술은 업계에서 “시대를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서 파산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아처는 바로 이 핵심 특허들을 불과 2,100만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개발에 15억 달러가 들어간 기술을 헐값에 가져온 셈이죠.
아처 기술력에 더해진 전략적 자산
이번 인수를 통해 아처가 보유한 특허는 전 세계적으로 1,000건을 넘어섰습니다. 수치상으로만 봐도 인상적이지만, 더 중요한 건 이번에 추가된 특허의 질적 수준입니다. 덕트팬 추진 시스템, 고전압 설계, 배터리 관리, 전기 엔진, 항공기 구조 설계와 제어 기술 등은 모두 차세대 eVTOL 개발의 핵심 기술이기 때문이죠.
이 특허들을 통해 아처는 현재 개발 중인 미드나이트(Midnight) 기체의 성능을 개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차세대 기체를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몇 년 걸릴 연구개발 과정을 단축하고, 수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도 크죠.
무슨 말이냐. 이제 아처는 라이선스 비용을 줄이고, 경쟁사에 기술 장벽을 칠 수 있으며, 심지어 다른 기업에 기술을 라이선스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기업의 기술력뿐 아니라 재무 구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입니다.
eVTOL 업계에서 커진 아처의 위상
또한 이번 사례는 eVTOL 업계에서 통합(Consolidation)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뜻합니다. 초창기에는 여러 스타트업이 난립했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자금력이 있는 소수 기업만 살아남는 전형적인 산업 주기를 밟고 있죠. 릴리움의 파산은 그 상징적인 사건 중 하나입니다.
최근 Overair라는 기업 역시 자금난을 겪은 뒤 일부 설비와 인력을 아처가 인수했습니다. 아처는 올해 8월에도 오버에어의 제조시설과 관련 자산을 확보하며 몸집을 키운 상태입니다.
산업이 성숙해 갈수록 이렇게 소수의 강자가 기술과 인력을 흡수하며 시장 구도를 재편하게 됩니다. 현재 아처는 그 중심에 서 있는 기업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아처는 이번 인수를 두고 공식 발표에서 “이번 인수가 미국의 차세대 eVTOL 기술 리더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산업적 맥락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얼마 전 Volocopter라는 기업이 중국 기업에 인수되면서, 서방권에서는 기술 주도권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처가 릴리움의 핵심 특허를 인수한 건 미국이 eVTOL 산업의 기술 표준과 방향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한 사건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특허 인수의 타이밍 또한 절묘합니다. 지난 2025년 7월, 미국 연방 항공청(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은 MOSAIC(Modernization of Special Airworthiness Certification)이라는 규정을 개정했습니다. 특별 감항 기준의 현대화라고 해석할 수 있는데, 이 개정으로 경량 스포츠 항공기(LSA) 인증 범위가 확대돼, 기존에는 인증 대상이 아니었던 전기 수직이착륙 항공기도 새로운 인증 절차를 통해 시장 진입이 가능해졌습니다.
아처에게는 커다란 기회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릴리움의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범주의 항공기를 개발할 수 있고, 도심 항공택시뿐만 아니라 지역 항공, 스포츠 항공, 전문 물류까지 시장을 넓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규제 환경이 산업 혁신을 뒷받침해주는 시점에 이런 기술을 손에 넣었다는 건 큰 의미가 있죠.
전략적 파트너십과 굵직한 이정표
아처는 기술뿐만 아니라 상징적인 파트너십과 이벤트로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8년 LA 올림픽입니다. 아처는 공식 ‘에어택시 제공사’로 선정돼 올림픽 기간 동안 Midnight 기체를 이용해 선수단과 VIP를 수송할 예정입니다. 전 세계가 지켜보는 자리에서 실제 서비스를 시연한다는 건 강력한 신뢰 신호가 되죠.
또한 뉴욕에서는 United Airlines와 협력해 도심 항공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미 착륙장(버티포트) 후보지 선정과 규제 협의 절차도 일부 진행 중입니다.
해외에서는 아부다비에서 Midnight의 고온다습한 기후 성능 시험 비행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제 운항 환경에 가까운 조건에서의 시험은 규제 당국의 인증을 받기 위한 핵심 절차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Cleveland Clinic Abu Dhabi와 협력해 병원 기반의 버티포트 설립도 추진 중인데요. 향후 응급 이송이나 장기 이송 같은 의료용 운항까지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거대한 자금 조달로 미래를 설계하다
eVTOL 산업은 기술 집약적이고, 무엇보다 돈이 많이 드는 산업입니다. 연구개발, 시험비행, 인증 절차, 생산 설비, 그리고 운항 인프라까지 모든 단계에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죠. 아처는 올해 들어 이런 자금을 대규모로 확보했습니다.
2025년 초에는 블랙록(BlackRock)이 참여한 기관 투자 라운드에서 약 3억 달러를 확보했고, 6월에는 미국 정부가 도심 항공 모빌리티 산업을 지원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한 직후, 공모를 통해 약 8억 5천만 달러를 추가로 조달했습니다. 주당 10달러에 신주를 발행해 약 8,500만 주를 발행한 방식이었습니다.
이런 방식은 ‘지분 희석(Equity Dilution)’이라는 부작용을 수반합니다. 기존 주주 입장에선 지분 가치가 줄어들기 때문이죠. 그래서 당시 주가도 꽤나 하락했었습니다. 하지만 아처 입장에선 수년간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현금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이 타이밍이 중요했습니다. 정부 정책의 지원이 뒷받침되는 시점에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건 단순한 운이 아니라 전략적 선택이었던 거죠.
물론 아처는 아직 매출을 본격적으로 내는 단계가 아닙니다. 당장 돈을 벌고 있는 기업이라기보다는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있는 기업에 가깝습니다. 연구개발, 인증, 시험비행, 인프라 구축에 자금을 집중하고 있죠.
지난 2분기 기준으로 유동성 자금(바로 활용할 수 있는 현금 및 단기 자산)은 17억 달러 수준이었는데요. 이렇게 확보한 자금으로 인증과 인프라 구축이라는 거대한 관문을 넘는 것이 지금 아처의 핵심 과제입니다.
이런 재무 구조는 흔히 ‘하이 번(high burn)’이라고 부르는데요. 단기간에 많은 현금을 소진하는 대신, 미래의 수익 기반을 만들겠다는 전략을 뜻합니다. 신생 전기차 회사들이나 우주산업 기업들이 흔히 취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아처 베이베이션 전망
만약 아처가 미드나이트(Midnight) 기체의 안전 인증을 계획대로 획득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먼저 도심 항공 모빌리티 상용화를 시작하는 기업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올림픽 파트너십과 뉴욕 운항 네트워크는 상징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죠. 이번 특허 인수로 기술적 경쟁력까지 강화했기 때문에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의 위치를 굳힐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습니다.
하지만 리스크도 분명합니다. 잦은 자금 조달은 투자자 피로감을 불러올 수 있고, 인증 절차는 생각보다 훨씬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도심 내 버티포트 설치와 항공 운항 인프라 구축 역시 각 도시의 정책과 행정 절차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속도를 단정할 수 없죠. 경쟁사인 J조비 에비에이션(oby Aviation)을 비롯해 여러 글로벌 기업들이 동시에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는 것도 변수입니다.
무엇보다도 기술이 준비된다고 해서 시장이 자동으로 열리는 건 아닙니다. 공역 관리, 소음 규제, 안전 기준 등 다양한 사회적·정책적 장벽이 남아 있습니다. 결국 기술, 자본, 제도, 인프라가 한꺼번에 맞물려야만 진짜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분야입니다.
다만 시장은 성공했을 때의 보상도 그만큼 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비행기 회사’가 아니라, 새로운 교통 생태계를 선점할 수 있는 기업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정책 당국 역시 교통 혼잡 완화, 탄소 배출 감축, 혁신 산업 육성이라는 측면에서 이 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누가 가장 빠르고 안정적으로 이 생태계를 완성하느냐가 향후 시장 판도를 결정하게 될 겁니다.
차로 출근하는 대신 하늘로 출근하는 시대가 현실이 될지, 그리고 그 중심에 아처가 설 수 있을지, 지금 전 세계가 그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셈이죠.
아처 에비에이션 주가
마지막으로 주가 얘기를 해보죠. 아처 주가는 릴리움 특허 인수 소식이 발표된 당일, 상당히 흥미로운 흐름을 보였습니다. 시가총액이 84억 달러에 달하는 기업답게 시장 반응이 빠르게 나타났는데요. 하루 차트를 보면 개장 직후 강하게 상승해 현지 시간으로 오전 11시 전후로 14.62달러까지 치솟은 뒤 점차 눌리며 13달러 초반에서 마감했습니다. 하루 등락률 자체는 +0.077%로 미미했지만, 장 초반의 강한 매수세와 중간 이후의 차익 실현 매물이 뚜렷하게 교차한 하루였습니다.
오전 상승은 인수 소식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전형적인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이번 특허 인수는 기술력과 시장 지위 모두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였기 때문에 단기 모멘텀으로 작용했죠. 다만 오후 들어 상승분을 상당히 반납했다는 점에서, 일부 투자자들은 단기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는 하루 등락폭과 종가 괴리에서도 드러나는데, 고점 대비 종가는 약 1.5달러 낮은 수준입니다.
일봉 차트를 보면 최근 몇 주간 주가가 급격하게 반등하며 단기 상승 추세를 형성한 모습이 뚜렷합니다. 9월 중순까지 9~10달러대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다가, 10월 초부터 거래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단숨에 13달러대에 안착했습니다. 이동평균선 정배열이 만들어지고 있는 점도 눈에 띄는데요. 단기선(5일선)이 중장기선(60일선, 120일선)을 뚫고 올라가며 전형적인 추세 전환 신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거래량도 이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특허 인수 발표 전후로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이건 단순한 단기 트레이딩 수요를 넘어 기관 및 중장기 투자자들의 진입 가능성까지 시사합니다. 기술 모멘텀에 뉴스 모멘텀이 결합된 상승 국면이라고 볼 수 있죠.
주봉 차트도 보겠습니다. 올해 초 고점 이후 5월~9월까지 완만한 조정 구간을 거친 뒤, 10월 들어 거래량이 동반된 강한 양봉이 출현했습니다. 이건 단기 반등이라기보다는 중장기 추세 전환의 초입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흐름입니다. 주봉 기준으로 14.62달러는 52주 신고가로, 기술적 저항선 돌파 여부가 향후 흐름을 가르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52주 최저가가 2.98달러였다는 사실입니다. 불과 1년 전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상승한 수준인데요. 시장이 아처의 사업 전망을 재평가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릴리움 특허 인수로 기술적 우위까지 강화된 상황이라면, 단기적인 조정이 있더라도 중장기 상승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다만 주가가 짧은 기간 동안 빠르게 오른 만큼 단기적인 조정이나 변동성 확대는 피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현재 가격대는 뉴스 모멘텀의 정점을 지나 첫 번째 숨 고르기 구간으로 해석할 수 있고, 이후에는 실적 및 사업 진척도에 따라 다시 방향이 정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