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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13일 다룰 종목은 바로 어플라이드 디지털(APLD)입니다.
2025년 10월 초, 어플라이드 디지털(Applied Digital)이 시장에 굵직한 발표를 내놓으며 주가가 크게 올랐습니다. 북다코타주에 건설 중인 초대형 데이터센터 캠퍼스 폴라리스 포지 1(Polaris Forge 1)가 400MW 전량 임대 완료됐다는 소식입니다. 임차인은 코어위브(CoreWeave)로, 이 계약의 규모는 15년간 약 110억 달러에 달합니다. 여기에 두 번째 대형 캠퍼스 착공, 5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 4GW에 달하는 개발 파이프라인까지 함께 공개하면서 회사의 향후 청사진을 확실히 보여줬습니다.
지난 한 달 간 APLD 주가는 70% 이상 상승했는데, 특히 새로운 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두 자릿 수 급등을 했습니다.
어플라이드 디지털은 어떤 회사인가
최근 흐름과 실적 내용을 살펴보기 전에 , 빠르게 기업 리뷰 먼저 해보겠습니다. 어플라이드 디지털(Applied Digital)은 미국 기반의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입니다. 원래는 암호화폐 채굴 호스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를 겨냥해 빠르게 사업을 전환하고 있죠.
데이터센터란 쉽게 말해 대규모 서버와 컴퓨터를 모아놓은 시설입니다. 인공지능 모델을 학습시키거나 대용량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막대한 전력과 냉각 시스템, 안정적인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Applied Digital은 바로 이런 고성능 컴퓨팅 환경을 설계하고 짓는 회사입니다.
특히 이 회사는 대형 클라우드 기업(하이퍼스케일러)과 장기 계약을 맺는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코어위브 계약으로 사업의 뼈대를 세우다
이번 분기의 핵심은 단연 코어위브(CoreWeave)와의 계약입니다. CoreWeave는 엔비디아(NVIDIA Corporation)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초대형 AI 클라우드 기업으로, Applied Digital의 폴라리스 포지 1 캠퍼스 400MW 전량을 임대하기로 했습니다.
400MW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이를 통해 회사는 향후 15년 동안 약 110억 달러에 달하는 임대 수익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건물이 완공되기도 전에 전량 임차 계약이 체결됐다는 점은 시장 신뢰의 중요한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폴라리스 포지 캠퍼스가 있는 엘렌데일(Ellendale), 북다코타주는 데이터센터 운영에 있어서는 최적지에 가깝습니다.
첫째, 추운 기후 덕분에 냉각에 필요한 에너지 비용이 적게 듭니다.
둘째, 저렴하고 풍부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셋째, 확장 여력이 큽니다. 이 부지는 2028년 이후 1GW 이상으로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Applied Digital은 여기에 더해 핵심 설비의 공급망을 미리 확보해 두어 경쟁사보다 빠르게 공사를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CEO 웨스 커민스는 콜에서 개인적인 이야기도 꺼냈습니다. 그는 아이다호의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고 밝히며, 대도시가 아닌 시골 지역에 투자를 집중하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대부분의 대형 기업은 세금 혜택을 받기 위해 도시와 경쟁적으로 협상하지만, Applied Digital은 전력 비용이 저렴하고 부지가 넓은 중소도시를 선택했습니다. 이런 지역은 규제 부담도 적고 커뮤니티와의 관계도 비교적 원활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는 이 전략을 “사업 모델이자 지역 경제와 함께 성장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특히 눈에 띈 부분은 공사 기간 단축입니다. 어플라이드 디지털(Applied Digital)은 기존 24개월 걸리던 공사 기간을 12~14개월로 절반 수준까지 줄였다고 밝혔습니다.
AI 인프라 시장에서 속도는 곧 경쟁력입니다. GPU는 돈만 있으면 살 수 있지만, 전력 인프라와 데이터센터는 금방 지어지지 않기 때문이죠. 이 회사는 현재 700MW 규모의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으며, 빠른 납기를 원하는 하이퍼스케일러에게 매력적인 파트너가 되고 있습니다.
한편 최근 어플라이드 디지털은 Macquarie Asset Management와의 협력을 통해 50억 달러 규모의 우선주 투자 약정을 체결했습니다. 우선주는 기존 주주 지분을 즉각 희석시키지 않으면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해당 자금은 추가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가능케 할 것으로 보이는데, 회사는 이 구조를 통해 총 200억~25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덕분에 시장에서 주식을 계속 발행하지 않아도 대규모 확장이 가능해진 셈입니다.
실적 발표에서 두드러진 점
어플라이드 디지털이 이번에 발표한 2026 회계연도 1분기 매출은 6,420만 달러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CoreWeave 임차에 따른 ‘테넌트 핏아웃(tenant fit-out)’ 작업에서 발생한 수익입니다. 이는 임차인의 요구에 맞춰 건물을 커스터마이징하는 공사 단계로, 입주 전 단계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매출이 늘어난 만큼 비용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판관비는 2,920만 달러로 전년보다 세 배 가까이 뛰었고, 그중 1,660만 달러는 주식 기반 보상(Stock-based compensation)이었습니다. 순손실은 2,78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조정 EBITDA는 500만 달러 수준으로 여전히 플러스 영역을 유지했습니다. 회사는 분기말 기준 현금 1억 1,410만 달러, 부채 6억 8,730만 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분기 종료 이후 추가로 3억 6,25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 콜에서 웨스 커민스 CEO는 “하이퍼스케일러와의 협상이 이제는 ‘상시 진행’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회사의 개발 파이프라인은 4GW에 달하며, 대부분의 계약 구조가 200MW 선임대 후 1GW 확장 옵션을 포함하고 있는데요. 일부 고객사는 이보다 훨씬 큰 규모까지 검토하고 있다고도 언급했죠. 어플라이드 디지털이 향후 글로벌 AI 인프라 공급망의 중추적인 역할을 노리는 기업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참고로 현재 전 세계 데이터센터 업계의 가장 큰 병목은 전력이나 부지보다도 변압기·발전기·냉각장비 같은 핵심 설비 공급망입니다. Applied Digital은 2년 전부터 제조사들과 계약을 맺고 생산 캐파를 선점했습니다.
이 덕분에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고, 다른 경쟁사보다 계약 납기를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게 됐습니다. 겉으로는 기술력의 차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공급망 선점이 경쟁력의 핵심인 셈입니다.
한편 Applied Digital은 장기적으로 연간 순영업이익(NOI) 1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NOI는 부동산 투자에서 흔히 쓰이는 지표로, 운영 수익에서 비용을 뺀 금액입니다. 부채나 세금, 감가상각은 포함되지 않죠.
폴라리스 포지 1 캠퍼스의 CoreWeave 임대만으로도 연간 NOI 5억 달러 수준이 예상되며, 폴라리스 포지 2와 추가 캠퍼스가 본격 가동되면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계산입니다. 회사는 장기적으로 데이터센터 리츠(REIT) 모델로 전환하는 그림도 그리고 있습니다.
AI는 미국 역사상 최대 투자 프로젝트
웨스 커민스 CEO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AI 인프라 투자를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들과 비교했습니다.
예를 들어, 1956년 아이젠하워 고속도로는 30년에 걸쳐 5,000억 달러가 투자됐고, 인류를 달에 닿게 했던 아폴로 계획은 10년 동안 1,500억 달러가 투자됐습니다.
그런데 현재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인프라 투자는 단 1년 동안 약 3,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는데, 실로 어마어마한 규모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웨스 커민스 CEO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올해만 약 3,500억 달러를 AI 인프라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Applied Digital은 이 지능화 시대의 ‘픽앤셔블(기초 인프라 공급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GPU 수급이 아니라 데이터센터 공급이 AI 시대의 병목”이라며, 어플라이드 디지털이 이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맡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데이터센터 용량 확대와 장기 임대 계약 확보를 통해 AI 인프라 생태계의 핵심으로 자리 잡겠다는 거죠.
참고로 현재로선 AI 인프라 사업이 주목받고 있긴 하지만, 사실 이 회사의 뿌리는 암호화폐 호스팅입니다. 현재 북다코타주에서 286MW 규모의 채굴 호스팅 설비를 운영 중이며, 비트코인 가격이 높게 유지되는 덕분에 꾸준한 현금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현금 창출 기반으로 작용하는 부분이죠.
어플라이드 디지털 주가
이번 실적 발표일에 APLD 주가는 그야말로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다음날 아침 주가는 개장 직후 약 30% 급등했고, 장중 한때 39달러선을 터치하며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습니다. 전일 종가 대비 15.71% 오른 33.8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거래량도 평소 평균치의 세 배 이상으로 치솟으며 강력한 매수세가 유입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러한 결과에 힘입어, 여러 증권사가 일제히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Northland Capital Markets는 목표가를 기존 30달러에서 40달러로 상향했고, Lake Street Capital Markets는 18달러에서 37달러로, Craig-Hallum Capital Group 역시 23달러에서 37달러로 상향했습니다.
실적 성장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겠는데,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했기 때문에 단기 조정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성장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현재 APLD 주가 일봉 차트를 보면 단기 이동평균선(5일선)이 중·장기선(20일, 60일, 120일선) 위로 정렬된 강한 상승 추세가 뚜렷합니다. 이런 정배열 구간에서는 단기 조정이 나와도 매수세가 쉽게 유입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10월 들어 거래량이 뚜렷하게 늘어났고, 주가는 단기간에 30달러 중반대까지 치솟은 뒤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입니다.
주봉 차트를 보면 상승 흐름이 더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3월 최저가 부근(3.31달러)에서 10월 최고가(39.07달러)까지 불과 7개월 만에 10배 이상 급등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거래량도 장기 평균 대비 뚜렷하게 증가했으며, 이는 단순한 단기 수급이 아니라 기관 및 대형 투자자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기술적으로 봤을 때, 이런 가파른 상승 이후에는 단기 조정(가격이 일정 부분 되돌리는 구간)이 나올 수 있습니다. 특히 현재 주가가 단기 이동평균선과의 괴리가 커진 상황이라, 일부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는 것도 자연스러운 흐름이죠. 하지만 추세 자체는 여전히 상승 구간이며, 거래량이 받쳐주는 한 중장기 모멘텀은 살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집중해서 봐야 할 포인트는 거래량 추이, 주요 지지선(20일선, 60일선) 근처의 매수세 유지 여부, 그리고 추가적인 실적 및 계약 발표입니다. 이런 흐름이 유지된다면 이번 랠리가 단순한 단기 반짝이 아니라 장기적인 추세로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물론 아무리 스토리가 완벽해 보여도 당연히 리스크는 존재합니다.
무엇보다 공사 지연 리스크가 큽니다. 100MW 이상 규모의 캠퍼스를 동시에 여러 개 짓는 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또 코어위브(CoreWeave)에 대한 매출 집중도도 높습니다. 만약 해당 고객이 계약 구조를 변경하거나 투자 전략을 조정한다면 회사의 실적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규모 자금 조달 구조, 그리고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 역시 잠재적 변수입니다.
어쨌거나 이번 실적 발표로 어플라이드 디지털이 AI 인프라 시장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음이 분명해졌는데요.
단일 고객으로부터 110억 달러 규모의 장기 계약을 확보했고, 공사 기간을 절반으로 줄였으며, 공급망을 선점해 납기 리스크를 낮췄고, 50억 달러의 자금으로 250억 달러 규모 확장의 길을 열면서 AI 인프라 확장 전쟁의 전면에 뛰어들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급등 후 조정이 나올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코어위브(CoreWeave) 계약과 AI 인프라 수요 확대가 주가의 중요한 방향성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