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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12일에 다룰 종목은 비트마인 이머션 테크놀로지스(BMNR)입니다.
공매도 전문 운용사로 잘 알려진 케리스데일 캐피털이 최근 비트마인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공개했습니다. 공매도란 주식을 빌려 먼저 팔고, 이후 주가가 떨어졌을 때 다시 사들여 차익을 얻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주식이 떨어지면 이득을 얻는 포지션이죠.
이름난 공매도 전문 운용사가 공매도 리포트를 내놓으면 해당 종목 주가는 곧바로 충격을 받는데요. 이번의 경우에도 비트마인 이머션 주가는 공매도 리포트 소식에 급락을 했습니다.
재밌는 건 케리스데일 캐피털이 이더리움을 여전히 건전한 자산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비트마인의 사업 모델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는 건데요. 어떤 주장을 펼쳤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그전에 빠르게 기업 리뷰 먼저 해보자면, 비트마인 이머션 테크놀로지스(BMNR)는 원래 소규모 비트코인 채굴 회사였지만, 2025년에 전면적인 전략 전환을 선언했습니다. 채굴 사업 대신, 대규모 이더리움(ETH)을 매입해 보유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죠.
회사는 새로운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그 자금으로 이더리움을 사들이는 구조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유명 시장 전략가 톰 리(Tom Lee)가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전략은 유명한 비트코인 신봉자 마이클 세일러의 리더십 아레 스트래티지(MSTR / Strategy)가 비트코인을 매입하며 시장에서 폭발적인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방식과 유사합니다. 그리고 비트마인 이머션은 이러한 유사성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회사소개서 IR 자료에서 이를 당당히 밝히고 있습니다.
케리스데일이 제기한 핵심 주장
케리스데일의 공매도 보고서 제목은 “DAT Ain’t No Strategy”, 즉 “DAT는 전략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여기서 DAT(Digital Asset Treasury)란 기업이 전통적인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지 않고, 자사 주식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해 암호화폐를 매입하고 보유하는 구조를 말합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도입하면서 5년 만에 주가가 35배 오르면서 유행시킨 전략인데, 이 모델의 핵심은 프리미엄(premium)입니다. 프리미엄이란, 주식 가격이 실제 자산 가치보다 더 높게 평가되는 상태를 뜻하죠.
비트마인의 경우 회사가 프리미엄이 붙은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모으고, 그 돈으로 이더리움을 사들이면 1주당 보유 이더리움 수량이 증가합니다. 이 수치가 다시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주가 상승을 유도하는 순환이 만들어집니다. 이것이 이른바 ‘플라이휠’입니다.
케리스데일 캐피털의 핵심 주장은 이렇습니다. “비트마인은 과거 마이크로 스트래티지 마이클 세일러가 성공시켰던 모델을 따라 하고 있지만, 시장 환경은 이미 달라졌고, 그 모델은 지금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케리스데일은 비트마인 이머션이 발행 주식 규모를 공격적으로 늘리며(하루 약 1억 7천만 달러 수준) 이더리움을 매입하고 있지만, 프리미엄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 이른바 ‘플라이휠 효과’가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어 케리스데일의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첫째, 비트마인의 자금 조달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입니다.
불과 3개월 만에 10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하고, 2억 4천만 주 이상의 주식을 발행했습니다. 이로 인해 ETH 총 보유량은 급격히 증가했지만, 1주당 ETH 보유량의 증가율은 현저히 둔화됐습니다.
둘째, 9월에 진행된 3억 6,500만 달러 규모의 ‘프리미엄 발행’ 역시 실질적으로는 할인 발행이었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발행 당시 함께 제공된 워런트(미래에 정해진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의 경제적 가치를 고려했을 때, 실제 발행 가격이 표면 가격보다 훨씬 낮아졌다는 계산에 근거한 겁니다.
케리스데일은 공시 투명성의 후퇴도 문제로 삼고 있습니다.
비트마인 이머션은 8월 25일까지는 ETH 보유량뿐 아니라 주식 수와 주당 순자산가치(NAV)도 공개했지만, 이후부터는 이 수치를 빠뜨리고 총 ETH 보유량만 발표하고 있습니다.
케리스데일은 이 변화를 1주당 보유 이더리움 수량 증가율이 둔화되는 시점에 맞춘 의도적 축소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 축소는 DAT 모델에서 핵심인 ‘주당 자산 성장’에 대한 신뢰를 흔들 수 있다는 게 그들의 주장입니다.
케리스데일은 이 모델이 과거에는 통했지만, 지금은 경쟁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환경이라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2025년 현재, 미국 증시에는 150개 이상의 DAT 기업이 존재하거나 상장을 준비 중이며, 이들이 계획하고 있는 자금 조달 규모는 약 980억 달러에 달합니다.
여기에 더해 암호화폐 ETF(상장지수펀드)까지 곧 대거 등장할 예정입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ETF 승인 절차를 75일로 단축하면서, 다양한 암호화폐 ETF가 시장에 빠르게 풀릴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케리스데일은 이런 상황에서 “굳이 프리미엄이 붙은 DAT 기업에 투자할 이유가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하는 겁니다.
또한 케리스데일의 시각에서 비트마인(BMNR)은 현재 ‘플라이휠 함정’에 빠져 있습니다.
프리미엄이 높을 때는 주식 발행이 주당 ETH 보유량 증가로 이어지고, 주가 상승으로 다시 프리미엄이 강화되는 선순환이 작동합니다. 하지만 프리미엄이 축소되면 같은 구조가 역으로 작용하죠. 발행 효과가 줄어들고, 투자자들은 성장 둔화를 인식해 매도에 나서며, 프리미엄은 더 빨리 무너집니다.
케리스데일은 비트마인(BMNR)의 프리미엄이 이미 2배 수준에서 1.2배까지 떨어졌고, 이 순환이 끊어지고 있다고 해석합니다.
이 전략이 과거 마이크로 스트래티에서는 통했던 이유 중 하나는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라는 인물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공격적인 메시지와 밈 마케팅으로 소위 ‘충성도 높은 주주층’을 형성했죠.
반면 케리스데일은 톰 리(Tom Lee)가 시장에서 잘 알려진 인물이긴 하지만, 마이클 세일러(Saylor) 수준의 ‘컬트적 영향력’을 만들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DAT 모델은 신뢰와 서사가 결합될 때만 작동력이 생기는데, BMNR은 이 부분에서 약점이 있다고 주장하는 겁니다.
비트마인 이머션 vs. 이더리움
재밌는 점은 케리스데일 캐피털이 이더리움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들은 이더리움(ETH)에 대해서는 오히려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ETF와 직접 매입, 스테이킹(ETH 예치 후 보상 수령) 등 저렴하고 투명한 대안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비트마인 같은 기업에 프리미엄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케리스데일의 공매도는 결국 비트마인(BMNR)을 타겟으로 역베팅인 셈인 건데요. 하지만 케리스데일의 논리에도 반론의 여지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첫째, 프리미엄 축소가 반드시 ‘모델의 파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프리미엄이 시장 사이클에 따라 변동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며, 특히 암호화폐 시장은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단기 하락만으로 구조적 실패를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둘째, ETF의 등장이 DAT 모델의 존재 가치를 완전히 무너뜨릴 것이라는 주장도 과도할 수 있습니다. ETF는 분명 효율적인 수단이지만, 기업형 DAT가 제공할 수 있는 차별점(예: 스테이킹 수익 관리, 추가 자산 운용, 전략적 제휴 등)이 전혀 없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BMNR이 앞으로 이런 부가 가치를 강화한다면 프리미엄 방어는 불가능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셋째, 케리스데일의 보고서는 철저히 공매도 관점에서 작성된 투자 보고서라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공매도 보고서는 본질적으로 부정적 시각을 강조해 주가 하락 모멘텀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이 보고서가 곧 객관적 진실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넷째, 리더십 문제 역시 절대적인 요소라고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오히려 공매도 리포트에서 '리더가 밈적인 요소가 부족하다'고 말한 게 살짝 의아하기도 한데요. 서사나 밈이 없더라도, 기업이 재무적 투명성과 전략적 차별성을 보여줄 경우 프리미엄을 일정 부분 방어할 수 있습니다.
비트마인 이머션(BMNR) 주가
결국 케리스데일 공대모 리포트를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비트마인 이머전의 프리미엄이 지속 가능하냐의 문제입니다.
케리스데일은 이 프리미엄이 구조적으로 붕괴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전망은 하나의 시각일 뿐이며, 시장 상황과 BMNR의 대응 전략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는 영역입니다.
BMNR 주가 일봉 차트를 보면 6월 말~7월 초 사이에 폭발적인 상승이 발생했습니다. 최저 3.92달러에서 최고 161달러까지 약 1개월도 안 되는 기간에 40배 가까운 급등이 나타났습니다. 이 구간은 회사가 본격적으로 ETH 트레저리 전략을 시장에 내세우면서 투자자들이 ‘두 번째 MSTR’로 받아들였던 기대감이 집중 반영된 시기로 보입니다.
하지만 정점을 찍은 이후의 움직임은 뚜렷한 하락세와 긴 조정 구간이 이어졌습니다. 7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는 50~30달러 사이의 박스권에 갇히며 거래량도 꾸준히 감소하는 흐름을 보여줍니다. 이건 전형적으로 ‘초기 밈 모멘텀이 소진된 구간’에서 자주 보이는 패턴입니다.
9월 하순~10월 초에 약한 반등이 나타났지만 70달러 부근에서 막혔습니다. 이 가격대는 과거 하락 전환 구간이기도 해서, 강력한 저항선 역할을 하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단기 이동평균선(5일선)이 중기선(20일선)을 강하게 이탈하며 오늘 시점에서 다시 52달러 선까지 밀린 상황입니다. 거래량도 이전 급등기에 비하면 현저히 낮고, 급등 초기에 나타났던 폭발적인 매수세가 재현되지 않고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
만약 이 가격대(50달러 초반)가 무너지면 40달러대까지 빠르게 밀릴 가능성도 존재하고, 반대로 거래량을 동반한 지지 확인이 나온다면 70달러대 재도전의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보면 비트마인 이머션은 현재 1) 장기 고점 대비 65% 이상 조정된 상태이며, 2) 50일선과 120일선이 수렴 중이긴 하나 추세 전환을 단정 짓기는 이른 구간, 3) 이동평균선 정배열이 아닌 혼조 상태로, 단기 변동성에 쉽게 흔들릴 수 있는 구조입니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 차트를 보면 상황이 BMNR과는 조금 다릅니다. ETH는 5월 중순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8월에 4,700달러 부근까지 도달했습니다. 이후 변동성은 있었지만 장기 상승 추세를 유지한 채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입니다.
최근 10월 초 급락으로 3,800달러 근처까지 밀리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200일선 위에 머무르고 있고, 고점에서 조정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추세선이 깨진 건 아닙니다. 거래량이 조정 구간에서 증가하고 있어 단기 조정 이후 반등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이 구간을 확실히 지지받는다면 4,200~4,500달러 구간으로 다시 반등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갰죠.
반대로 이 지지선이 무너지면 3,300달러대까지의 하락 여지도 열려 있습니다. ETH는 BMNR의 핵심 기초자산 역할을 하기 때문에, ETH 가격 추세가 BMNR의 추가 조정 혹은 반등의 전제 조건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이더리움은 상승추세 속 조정이고, 비트마인 급등 후 조정, 그리고 횡보세라는 점에서 성격이 상당히 다릅니다. 분명 케리스데일이 제기한 “프리미엄 축소” 논리와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ETH는 비교적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BMNR은 그에 상응하는 강한 반등이나 추세 복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죠.
하지만 이런 흐름을 곧장 ‘모델의 한계’로 단정하는 것은 섣부를 수 있습니다. 이더리움 가격이 장기적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간다면 BMNR 역시 일정 시점에 후행적으로 재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지금의 괴리는 단기 심리적 요인과 공매도 세력의 압력이 겹친 결과일 수도 있는 겁니다.
결국 관건은 시장이 이더리움에 부여하는 장기 신뢰와 비트마인이 그 신뢰를 어떻게 주주가치로 전환시킬 수 있느냐입니다. 향후 비트마인 이머션 테크놀로지스(BMNR)가 어떤 방식으로 이 괴리를 줄여갈 수 있을지, ETH의 중장기 사이클이 어떤 흐름을 그릴지를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