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암호화폐 이슈를 쉽게 정리해 드리는 미국주식 연구센터입니다.
2025년 10월 10일 소식 전해 드립니다.
블랙록의 비트코인 ETF, 역사적 이정표 달성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이 운용하는 비트코인 현물 ETF,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iShares Bitcoin Trust, IBIT)가 드디어 80만 2,000 BTC를 넘어섰습니다. 약 970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로, 전체 비트코인 발행량의 약 3.8%에 해당합니다.
현물 ETF란 투자자가 비트코인을 직접 구매하거나 지갑을 만들 필요 없이, 주식 계좌를 통해 ETF를 매수함으로써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에 투자할 수 있게 해주는 금융 상품입니다. 이런 구조 덕분에 연기금, 보험사, 대형 펀드 등 전통 금융 기관들이 규제를 준수하면서 비트코인에 안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됐습니다.
IBIT는 2024년 1월에 거래를 시작한 이후 기록적인 속도로 성장했습니다. 단 일주일 만에 40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80만 BTC를 돌파했는데요. 이는 단일 기관이 보유한 비트코인 자산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참고로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의 보유량은 약 64만 BTC로, IBIT의 규모는 그보다 훨씬 큽니다.
비트코인은 발행량이 2,100만 개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대규모 기관 자금의 유입은 시장에서 유통되는 물량을 줄이고 희소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희소성이 강화될수록 자산의 내재적 가치와 안정성은 커지게 되죠.
최근 중동 지역 정세 완화와 글로벌 금융 시장의 단기 변동성 축소도 이런 기관 자금 유입에 힘을 보탠 요인으로 꼽힙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가 비트코인의 상당 비중을 보유하게 됐다는 건, 단순한 가격 상승 이슈를 넘어 비트코인이 제도권 자산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참고로 비트코인은 지난 7일 간 1% 상승했는데요. 이더리움, 리플, 솔라나가 조정을 겪는 중에 상승을 하는 모습을 보니 상대적 강세가 분명해 보입니다.
솔라나 ETF, 과열 기대 대신 현실적 전망
비트코인에 이어 솔라나(Solana)도 ETF 시장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제이피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 & Co.)의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SEC)가 곧 솔라나 현물 ETF를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유입 자금 규모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ETF에 비해 훨씬 적을 것으로 보입니다.
솔라나는 빠른 거래 속도와 저렴한 수수료로 잘 알려진 블록체인 네트워크입니다. 이더리움처럼 디앱(DApp,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과 스마트 콘트랙트를 지원해 ‘차세대 메인넷’으로 주목받아 왔죠. 하지만 ETF의 성공 여부는 기술력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얼마나 많은 기관 자금이 실제로 들어오는지가 핵심입니다.
JP 모건은 솔라나 ETF의 첫해 자금 유입 규모를 약 15억 달러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이더리움 ETF 초기 유입 자금의 약 7분의 1 수준입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솔라나의 디파이(DeFi) 생태계가 상대적으로 작고, 작년 말 이후 활성 지갑 수가 줄었으며, 최근 네트워크 활동의 상당 부분이 밈코인 거래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잇따른 ETF 출시로 인해 투자자들이 피로감을 느낄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라나 ETF 승인은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집중되어 있던 자금이 점차 분산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죠. 이는 장기적으로 시장 다양성을 높이고 새로운 생태계 확장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솔라나 코인은 지난 7일 간 4.5% 정도 하락했습니다. 이더리움보다 큰 폭으로 하락을 겪는 중이네요.
일본 파이페이와 바이낸스의 전략적 제휴
일본에서는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소식이 나왔습니다. 일본 최대 모바일 결제 플랫폼인 페이페이(PayPay)가 바이낸스 재팬(Binance Japan)의 지분 40%를 인수한 것입니다. 페이페이는 소프트뱅크(SoftBank) 그룹 계열사로, 7천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 대표 결제 플랫폼입니다.
이 제휴의 핵심은 결제와 암호화폐의 경계를 사실상 지우는 데 있습니다. 앞으로 바이낸스 재팬 이용자들은 페이페이 머니(PayPay Money)를 통해 암호화폐를 바로 구매할 수 있게 되고, 반대로 코인을 팔았을 때도 동일한 네트워크를 통해 간편하게 엔화로 출금할 수 있게 됩니다.
지금까지 일반 이용자가 암호화폐를 매수하려면 거래소 계정 개설, 지갑 생성, 인증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습니다. 하지만 파이페이의 진입으로 이런 과정이 결제 앱 하나로 단순화되면서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지게 됩니다. 이처럼 실생활 결제 인프라와 암호화폐가 연결되면 시장 성장 속도는 한층 빨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제휴는 일본에 국한된 움직임이 아니라, 아시아 전체 결제 생태계에 파급력을 미칠 가능성도 큽니다. 암호화폐가 단순한 투자 자산을 넘어 실생활 결제 수단으로 스며드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크라켄, 전통 선물 시장으로 발을 넓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암호화폐 거래소인 크라켄(Kraken)은 이제 전통 금융 시장으로 본격 진입합니다. 크라켄은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CME 그룹(CME Group)의 선물 상품을 자사 플랫폼에 통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앞으로 주가지수, 원자재, 외환 등 전통 자산을 암호화폐와 함께 한 곳에서 거래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선물(futures)이란 미래의 특정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자산을 사고팔기로 약속하는 계약을 말합니다. 주식, 금, 원유, 농산물, 환율 등 글로벌 금융 시장 전반에서 널리 활용되는 대표적인 파생상품이죠.
크라켄이 CME 선물을 들여온다는 건 단순히 상품을 늘린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전통 금융 자산을 포괄하는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크라켄 이용자들은 비트코인, 이더리움뿐 아니라 S&P 500 지수, 금, 원유, 유로화 선물까지 한 곳에서 거래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로빈후드(Robinhood) 등 기존 온라인 브로커들과의 경쟁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동시에 암호화폐와 전통 자산 간의 경계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역시나 암호화폐가 전통 금융 시스템의 일부로 편입되고 있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ETF를 통해 비트코인이 월가의 자산 운용 시스템에 들어오고, 솔라나가 그 뒤를 따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결제 플랫폼은 암호화폐를 실생활 결제 수단으로 확장하고, 거래소는 점점 전통 자산까지 다루는 종합 금융 허브로 변하고 있죠.
이런 흐름은 시장 규모를 키우고 안정성을 높일 수 있지만, 동시에 복잡성도 커질 수 있습니다. 암호화폐가 글로벌 거시경제에 밀접하게 연결될수록 금리 정책, 지정학적 리스크, 자본 흐름 같은 외부 요인들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도 금융 환경 자체가 변하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이해는 점점 더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ETF 자금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고, 결제 플랫폼과 거래소 간의 경계도 더욱 흐려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