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암호화폐 이슈를 쉽고 빠르게 정리해 드리는 미국주식 연구센터입니다.

2025년 10월 8일 소식 전해 드립니다.

월스트리트가 20억 달러를 투자한 폴리마켓

ICE가 폴리마켓(Polymarket)에 2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월가와 암호화폐 업계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근데 ICE가 누구냐.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거래소 운영사 중 하나로, 뉴욕증권거래소를 포함해 수많은 금융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반면 폴리마켓은 폴리곤(Polygon) 블록체인 위에서 운영되는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 플랫폼으로 시작했습니다.

예측 시장은 말 그대로 ‘현실의 사건’을 거래하는 시장입니다. 예를 들어 “연준이 2026년 이전 금리를 인하할까?” 같은 질문에 ‘예’ 혹은 ‘아니오’에 투자할 수 있는 구조죠. 투자자는 0~1달러 사이의 가격으로 토큰을 사고팔며, 결과가 맞으면 1 USDC(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를 받게 됩니다.

폴리마켓은 빠르게 돌아가는 뉴스나 정치 이벤트에 대한 대중의 기대를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런데 그동안은 미국 규제 체계 밖에서 운영된 점이 한계였는데요, 이번 ICE의 투자는 그 벽을 허무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ICE의 투자는 전통 금융(TradFi)블록체인 금융의 본격적인 결합으로 보이는데요. ICE는 이미 900억 달러가 넘는 기업가치를 지닌 글로벌 거래 인프라 기업인데, 그들이 폴리마켓을 90억 달러 가치로 평가하고 직접 지분을 취득한다는 건, 블록체인 기반 예측 시장이 미래의 ‘정식 금융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한 셈이죠.

폴리마켓은 올해 여름 파생상품 거래소 QCEX를 인수해 CFTC(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의 감독 하에 미국 내 운영을 준비 중입니다. 또 기업 실적 예측시장, 비트코인 입금 기능 등을 추가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이 투자가 최종 확정된다면, 전통 금융의 상징인 뉴욕증권거래소와 블록체인 기반 시장이 처음으로 ‘실질적으로 연결된 사례’로 기록될 겁니다.


블랙록 IBIT, 1천억 달러 돌파 눈앞… 비트코인 ETF 사상 최대 유입

ICE와 폴리마켓이 주목을 받는 사이, 비트코인 ETF 시장에서도 기록이 새로 쓰였습니다. 미국의 현물 비트코인 ETF들은 월요일 하루 동안 12억 1천만 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했는데요, 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그 중심에는 블랙록의 IBIT가 있습니다. 이날 IBIT 단독으로 9억 7천만 달러가 유입되며 운용자산(AUM)이 거의 1천억 달러에 도달했습니다.

IBIT는 블랙록이 보유한 모든 ETF 중에서도 가장 수익성이 높은 펀드로, S&P500 ETF나 금 ETF보다도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500일도 안 돼서 운용자산(AUM) 1천억 달러에 도달하려는 상황이죠.

ETF는 쉽게 말해, 일반 투자자가 비트코인을 직접 사지 않아도 주식처럼 ‘비트코인 가격에 연동된 상품’을 거래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입니다. 기관투자자들이 이를 대규모로 매입한다는 건, 이제 비트코인이 투자 포트폴리오의 ‘주류 자산’이 되었다는 뜻이죠.

현재 IBIT는 약 78만 3천 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유입으로 79만 1천 개를 넘겼습니다. 시가로 약 1천억 달러 규모입니다. 불과 1년 3개월 만에 달성한 수치로, 기존 ETF 역사상 가장 빠른 성장 속도입니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상승세를 “비트코인 역사상 가장 구조적으로 탄탄한 랠리”라고 평가합니다. 과도한 레버리지(차입 거래)나 단기 투기세가 아닌, 실수요에 기반한 상승이라는 것이죠. 단기적으로는 12만 3천~12만 6천 달러 구간에서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13만 5천 달러까지의 추가 상승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10월 8일 현재 121,000 달러 정도에 거래되고 있으며 지난 7일 동안 약 6.2%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더리움 기관 보유율 10% 돌파

비트코인이 주목을 받는 동안, 이더리움은 조용히 ‘제2의 금융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의 재무부서와 ETF가 보유한 이더리움이 전체 공급량의 10%를 넘어서며 1,248만 개에 달했습니다.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위에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과 애플리케이션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이죠. 쉽게 말해, ‘블록체인 위의 운영체제’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이더리움을 기관들이 선호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하나는 스테이킹(staking) 을 통해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점, 또 하나는 디지털 자산 생태계에서의 실질적 활용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현재 기업 재무부서는 약 566만 개(전체의 4.68%)를, 이더리움 현물 ETF들은 약 681만 개(5.63%)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ETF의 월별 자금 유입만 봐도 흐름이 뚜렷합니다. 8월 39억 달러, 9월 2억 8천만 달러, 10월에도 이미 6억 2천만 달러가 들어왔습니다.

이더리움이 단순한 ‘코인’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금융 시스템에 편입될 수 있는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입니다.

참고로 이더리움 가격은 현재 4450 달러 정도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지난 7일 동안 약 7.5% 상승했습니다.


인도, 암호화폐 대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집중

서방이 블록체인과 자본시장을 결합하고 있는 반면, 인도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피유시 고얄 인도 통상부 장관은 이번 주 도하에서 열린 행사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즉 ‘디지털 루피’를 본격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CBDC는 정부가 발행하는 전자화폐로, 일반적인 암호화폐와 달리 중앙은행이 직접 관리하는 디지털 화폐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일부 활용하지만, 비트코인처럼 개인이 발행하거나 채굴하지 않습니다.

고얄 장관은 “디지털 루피는 거래를 더 빠르고 투명하게 만들며, 종이 화폐 사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인도중앙은행(RBI)은 2022년부터 시범 운영을 진행해 왔고, 내년에는 대규모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인도 정부는 여전히 민간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거래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고율의 세금을 부과해 사용을 억제하고 있습니다. 당국은 “암호화폐를 제도권에서 규제하는 것은 곧 합법화를 의미한다”며 법 제정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정부의 이런 태도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암호화폐 시장 중 하나라는 점입니다. 2025년 체이널리시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는 2년 연속 전 세계 암호화폐 채택률 1위를 기록했습니다. 국민은 빠르게 받아들이지만, 정부는 여전히 통제를 강화하는 모순적인 구조가 인도의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상징하고 있죠.


비트코인으로 운영되는 생명보험사 등장

이번 주에는 흥미로운 스타트업 소식도 있었습니다. 비트코인으로 운영되는 생명보험사 Meanwhile이 8,200만 달러(약 1,1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전 세계 확장을 선언했습니다.

이 회사는 보험료, 적립금, 보상금 전부를 비트코인 기준으로 계산하는 ‘비트코인 생명보험’을 제공합니다. 투자자 명단에는 하운벤처스, 베인캐피털 크립토, 판테라캐피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등 거대 투자사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Meanwhile의 핵심은 전통 보험의 안정성과 비트코인의 성장성을 결합했다는 점입니다. 최소 0.25 BTC부터 최대 50 BTC까지 보험에 가입할 수 있고, 미국과 캐나다에서 연간 분할납부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사는 받은 보험료를 기관 거래소나 채굴업체 등에 ‘담보 대출’ 형태로 운용해 수익을 냅니다. 모두 초과 담보(over-collateralized)로 운영되어 위험이 낮습니다.

CEO 잭 타운센드는 “운용 중인 비트코인 자산이 작년 220 BTC에서 올해 660 BTC로 200% 이상 늘었다”며 “가격 상승이 아니라 실제 사업 확장 덕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투자금은 홍콩, 두바이, 싱가포르 등으로의 진출에 쓰일 예정이며, 2026년까지 ‘비트코인 기반 글로벌 보험사’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근 암호화폐 산업의 트렌드는 ‘통합(integration)’입니다. ICE가 블록체인 기업에 투자하고, 블랙록이 비트코인 ETF를 주력 상품으로 키우며, Meanwhile 같은 스타트업이 새로운 금융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각국 정부는 CBDC를 통해 자국 통화의 디지털화를 서두르고 있죠.

전통 금융이 블록체인 기술을 ‘편입’하고, 국가는 이를 ‘통제’하는 두 축의 움직임이 병행되고 있습니다. 결국 2025년의 암호화폐 시장은 실험의 시대를 넘어, 세계 금융의 구조 속에 자리 잡기 시작한 시기로 것으로 보입니다. 암호화폐가 새로운 표준으로 진입한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