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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3일 소식입니다.

아이온큐만큼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양자컴퓨터 기업인 리게티 컴퓨팅(Rigetti Computing, 나스닥 티커 RGTI)이 최근 약 570만 달러 규모의 주문을 확보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주문 대상은 자사의 노베라(Novera) 양자 컴퓨팅 시스템 두 대이며, 2026년 상반기 납품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발표 직후 주가는 하루 만에 14% 이상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인 35.81달러까지 올랐습니다.

연구개발 단계에서 상용 판매로 넘어간다는 점에서 이번 계약은 상징성이 크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이슈 확인해 보겠습니다.


빠르게 기업 리뷰해 보겠습니다. 리게티는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설립된 양자 컴퓨팅 전문 기업입니다. 기존의 실리콘 칩이 아니라 양자 프로세서를 개발하고 있는데요, 양자 프로세서는 원자나 광자처럼 극도로 작은 입자의 물리 법칙을 활용해 계산 속도를 극대화합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슈퍼컴퓨터가 수십 년 걸려도 풀기 힘든 문제를 양자 컴퓨터는 몇 분 안에 해결할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리게티는 아이온큐(IonQ), 디웨이브(D-Wave), 퀀컴컴퓨팅 등과 함께 대표적인 글로벌 양자 스타트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570만 달러 규모 계약이 가지는 의미

이번에 발표한 계약 규모인 570만 달러라는 금액이 대기업 계약과 비교하면 작은 규모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리게티의 경우, 직전 분기 매출이 180만 달러 수준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한 규모입니다.

또한 금액을 떠나, 고객사가 연구 접근이나 시범 테스트가 아니라 실제로 하드웨어를 구매한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합니다. 리게티 컴퓨팅이 연구실 단계를 넘어 상업적 신뢰를 얻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구매자는 두 곳입니다.

첫 번째는 아시아의 한 기술 제조 기업입니다. 이 회사는 노베라 시스템을 내부 역량 개발용 시험대로 활용하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양자 기술을 벤치마킹하는 데 쓸 예정입니다. 즉, 리게티가 다른 기업의 연구개발 과정에서 검증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죠.

두 번째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응용물리·인공지능 스타트업입니다. 이들은 시스템을 이용해 양자 하드웨어와 오류 수정(error correction) 연구를 진행하려 합니다. 오류 수정은 불안정한 큐비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핵심 기술인데요, 양자 컴퓨터 상용화의 가장 큰 과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한편 이번에 판매된 노베라는 9큐비트 양자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리게티의 안카(Ankaa) 아키텍처가 적용돼 있으며, 이는 격자형 배열과 조정 가능한 결합 구조를 통해 정확도를 높이는 방식입니다.

노베라의 가치는 단순히 프로세서에 있지 않습니다. 함께 제공되는 희석 냉동기(큐비트를 영하 273도에 가깝게 냉각해 초전도 상태를 유지)와 제어 시스템이 포함돼 있습니다. 즉, 고객이 바로 연구를 시작할 수 있는 완전한 패키지형 연구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죠.

참고로 리게티는 팹-1(Fab-1)이라는 전용 양자 칩 제조 시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자체 생산을 통해 수율과 일관성을 높이고, 외부 공급망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양자 칩은 제조 공정의 작은 오차에도 성능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독자적인 생산 능력은 리게티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공군 연구소 계약과 100큐비트 목표

올해 리게티 컴퓨팅은 굵직한 소식을 몇 가지 발표했었습니다.

지난 9월 중순 리게티는 미 공군 연구소(AFRL)로부터 580만 달러 규모의 계약도 따냈습니다. 여기서는 네덜란드 스타트업 큐폭스(QphoX)와 협력해 초전도 큐비트를 광자와 연결하는 연구를 진행합니다. 장거리 양자 네트워크, 즉 양자 인터넷으로 가는 길을 열 수 있는 프로젝트인데요. 단순한 매출 확보를 넘어 정부 차원에서 신뢰받고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큽니다.

지난 7월에는 36큐비트 모듈형 시스템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양자 게이트의 정확도(fidelity)가 99.5%에 달했는데, 이는 기존 대비 오류율을 절반 수준으로 줄인 성과였습니다.

또한 회사는 2025년 말까지 100큐비트 이상의 시스템을 선보이겠다고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아이온큐나 퀀티뉴엄처럼 이미 100큐비트급을 운용하는 경쟁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의지로 볼 수 있습니다.


리게티 컴퓨팅 주가

아무튼 이번 소식으로 리게팅 컴퓨팅 주가는 폭발적인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하루 만에 20%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모자라, 애프터마켓에서도 2% 이상 추가 상승했죠. 2025년 들어 70% 이상 상승, 최근 12개월 기준으로는 무려 4,000% 이상 급등했습니다.

RGTI 주가는 올해 초에 20 달러 부근에서 역사적 최고점을 찍었었는데, 이걸 9월 달에 뚫어버리고 시원하게 올랐죠. 그 이후 9월 말에 34 달러 부근에서 고점을 찍은 뒤 조정을 겪었었는데, 짧은 시간에 컵 위드 핸들 패턴을 만들어내더니 다시 날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로서는 어디까지 오를지 가늠이 안 가는 상태죠.

한편 화려한 주가 상승과 달리 재무 구조는 여전히 불안정합니다. 직전 분기 매출이 180만 달러에 불과한 반면, 순손실은 약 4천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물론 올해 6월에 3억5천만 달러 규모의 증자를 통해 현금성 자산을 약 5억7천5백만 달러 확보하면서 단기적인 자금 여력은 생겼습니다. 하지만 연구개발 비용이 크기 때문에, 향후 추가 증자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이는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될 수 있죠.


퀀텀 경쟁 구도 속 리게티의 위치

양자 컴퓨터 시장에서 리게티의 전략은 점점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온프레미스 시스템을 제공하며 시장을 개척하고,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구조로 고객을 장기적으로 묶어두려 합니다. 자체 생산 능력을 강조해 안정성을 내세우고, 정부 계약을 통해 신뢰도를 높이는 것도 전략의 일부입니다.

경쟁사 아이온큐는 주로 클라우드 기반 접근을, 디웨이브는 특화된 양자 어닐링 기술을 앞세우는 반면, 리게티는 완성형 하드웨어 패키지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모습입니다.

리게티는 지금 흥미로운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노베라 판매는 실제 기업들이 돈을 지불할 만큼 신뢰가 쌓였다는 신호입니다. 동시에 주가가 1년 새 40배 넘게 폭등한 현실은 기대가 지나치게 앞서간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100큐비트 달성에 성공하고 고객들이 노베라에서 업그레이드를 이어간다면, 리게티는 양자 컴퓨팅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목표 달성에 실패하거나 매출 확대가 지연된다면, 지금의 주가 상승은 언제든 거품처럼 꺼질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