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미국 증시를 보는데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뉴스에서는 연일 연방정부가 셧다운에 들어갔다고 떠들썩한데,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다우, S&P 500, 나스닥)는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장을 마감했습니다.
정부가 문을 닫는 초유의 사태에도 시장은 오히려 환호하는 듯한 모습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습니다.
솔직히 '정부 셧다운'이라고 하면 뭔가 큰일이 날 것 같잖아요?
그런데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은 "이런 일은 전에도 있었어, 결국 해결될 거야"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입니다.
과거의 경험을 돌이켜볼 때, 단기적인 셧다운이 미국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낙관론이 시장을 지배한 거죠.
하지만 저는 마냥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미 재무장관은 직접 방송에 나와 '셧다운 사태가 GDP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시장의 낙관론과는 정반대의 목소리죠.
특히 최근 발표되는 고용지표들이 조금씩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셧다운까지 길어진다면 정말 경제에 예상치 못한 충격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장은 강한 척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다들 앞으로 나올 고용 데이터를 보며 조마조마하고 있을 겁니다.
이번 상승장을 이끈 주역은 역시나 기술주, 특히 반도체 관련 주식들이었습니다. AMD나 브로드컴 같은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했더군요.
역시 시장이 불안할수록 결국 투자자들은 성장성이 확실한 대형 기술주로 몰리는 것 같습니다.
반면 가장 흥미로웠던 건 테슬라의 움직임이었습니다.
3분기 차량 인도 실적이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는 발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무려 5% 넘게 급락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미 정부의 '전기차 세제 혜택 종료'라는 미래의 악재 때문이었죠.
이 소식이 앞으로의 판매량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당장의 좋은 실적을 완전히 덮어버린 겁니다.
투자자들에게는 '과거에 얼마나 잘했나'보다 '앞으로 얼마나 잘할까'에 대한 기대감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네요.
요약하자면, 뉴욕 증시는 셧다운이라는 악재를 가볍게 무시하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약해지는 고용'과 '셧다운 장기화 가능성'이라는 불안 요소를 안고 가는 아슬아슬한 강세장으로 보입니다.
과연 이 낙관론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앞으로 발표될 경제 지표들을 더 꼼꼼히 챙겨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