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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일 소식 전해 드립니다.

이번 주 나스닥에 새롭게 상장한 페르미 아메리카(FRMI)가 시장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공모가는 주당 21달러였지만 첫날 25달러에 거래를 시작했고, 50% 이상 상승했죠. 단 하루 만에 이 정도 상승세를 보였다는 건 투자자들이 이 기업의 비전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10월 2일 프리마켓 기준으로 15% 이상 추가 상승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IPO를 통해 약 6억 8천만 달러를 조달했는데요, 단순한 단기 이익이 아니라, 텍사스에 세계 최대 규모의 에너지·데이터 캠퍼스를 건설하겠다는 장기적 비전에 투자자들이 반응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페르미 아메리카는 데이터센터 리츠(REIT)입니다. 리츠란 쉽게 말해 부동산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기업이 수익을 배당 형태로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구조인데요, 보통은 아파트나 사무실, 쇼핑몰이 주요 자산입니다.

하지만 페르미 아메리카는 달라요. 이들은 서버를 운영하는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인프라를 보유하고, 여기에 전력 생산을 결합하려는 독특한 모델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회사는 2025년 1월에 설립됐습니다. 창업진은 화려한데요, 텍사스 전 주지사이자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에너지부 장관을 지낸 릭 페리, 그의 아들 그리핀 페리, 그리고 에너지 분야 투자자로 유명한 토비 노이게바우어가 공동 창업했습니다. 그의 아들 그리핀 페리는 23%의 지분을 갖고 있고, 릭 페리 본인은 3%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단순 계산으로도 수억 달러에서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잠재 이익이 이 가족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이들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아마릴로라는 지역에 초대형 데이터·에너지 허브를 세워서, AI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막대한 전력과 연산 공간을 한 번에 제공하겠다는 겁니다.


페르미 아메리카는 원래 IPO 시장을 통해 2천5백만 주를 팔 계획이었지만, 수요가 워낙 많아 3천2백5십만 주로 확대했습니다. 공모가는 주당 21달러로 정해졌고, 시가총액은 대략 120~140억 달러 규모로 평가됐습니다. 첫날에 주가가 32달러 이상 치솟은 모양새를 보니, 확실히 최근 미국 IPO 시장이 핫하긴 한 것 같습니다.

아직 매출을 내지 못하는 프리레베뉴 기업인데도 이런 성과를 보인 건, AI 인프라에 대한 기대감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모은 자금은 어디에 쓰일까요? 회사는 크게 세 가지 방향을 밝히고 있습니다.

첫째, 인력 채용입니다. 수천 에이커에 달하는 부지를 개발하려면 단순히 엔지니어뿐 아니라, 법무, 재무, 규제 대응 인력까지 대규모로 필요하죠.

둘째, 장기간이 걸리는 핵심 장비 조달입니다. 원자로 부품이나 변압기 같은 것은 주문 후 받기까지 몇 년이 걸리기 때문에, 미리 확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셋째, 일반적인 기업 운영 비용으로도 일부가 쓰일 예정인데요, 행정 관리나 재무 유동성 확보 같은 기본적인 운영 자금이죠.

즉, 단기 수익이 아니라 향후 10년 이상 이어질 프로젝트를 위한 토대를 닦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겁니다.


초대형 캠퍼스 계획: 프로젝트 마타도르

페르미 아메리카가 추진하는 핵심 사업은 ‘프로젝트 마타도르(Project Matador)’라는 이름의 초대형 데이터·에너지 캠퍼스입니다. 텍사스 아마릴로 지역 5,200에이커 부지에 1,500만~1,800만 제곱피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단지를 세운다는 계획인데요, 세계 최대 수준입니다. 완공 목표 시점은 2032~2038년으로 보도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장기적인 프로젝트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이 캠퍼스는 최대 11기가와트(GW)의 전력을 공급받게 됩니다. 1GW가 약 75만 가구의 전력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오실 겁니다.

에너지원은 다변화돼 있습니다. 원자력, 천연가스, 태양광, 그리고 대형 배터리 저장 장치까지 포함됩니다. 무엇보다도 ‘비하인드 더 미터’(behind the meter) 방식으로 운영해, 공공 전력망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생산·소비 구조를 만들겠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AI 연산처럼 안정성과 연속성이 중요한 산업에서는 매우 큰 강점이 될 수 있죠.

시멘스 협약과 텍사스텍대학교 협력

최근 보도에 따르면, 페르미 아메리카는 시멘스 에너지와 1.1GW 전력 공급에 관한 의향서(LOI)를 체결했습니다. 또한 시멘스의 핵심 원자력 증기 터빈 기술을 캠퍼스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단순한 구상 단계를 넘어 실제 기술 파트너십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여기에 텍사스텍대학교(TTU) 시스템도 합류했습니다. TTU 총장은 “텍사스는 세계 에너지 수도이며, 이번 프로젝트는 세계에서 가장 인상적인 전력·데이터 원스톱 단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역 대학과의 협력은 프로젝트의 사회적 정당성을 높여주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재무적으로 보면, 페르미 아메리카는 2025년 상반기에 64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그중 360만 달러는 주식 기반 보상, 210만 달러는 일반 관리비, 70만 달러는 전환사채 관련 비현금성 비용이었습니다. 즉, 실제 현금 유출은 제한적입니다.

다만 회사 측은 “2027년까지는 의미 있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일반적인 리츠처럼 당장 배당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정치적 상징성: 트럼프 캠퍼스

페르미 아메리카의 독특한 점은 정치적 상징성이 상당히 강하다는 것입니다. 일부 문서에서는 아마릴로 부지를 ‘도널드 J. 트럼프 첨단 에너지·인공지능 캠퍼스’라고 부른 기록이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AI 군비 경쟁’에서 미국이 승리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라고 규정했습니다.

릭 페리 본인도 “중국은 현재 22기의 원자로를 짓고 있다. 미국이 뒤처지고 있고, 텍사스와 페르미 아메리카가 이 흐름을 바꾸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발언은 투자자에게는 강력한 정치적 후원처럼 들리지만, 동시에 정권 교체 시 리스크로도 작용할 수 있습니다.

페르마 아메리카, 새로운 AI 인프라 신화가 될까

요즘 핫한 'AI 데이터센터'에다가 '트럼프'라는 테마를 힘입어 어쨌든 페르미 아메리카는 단기간에 월가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름 중 하나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 거대한 꿈을 실현하려면 최소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규제, 비용 초과, 임차인 확보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분명 AI 인프라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회사가 말하는 11GW 전력,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단지가 실제로 구현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지금 시점에서 페르미 아메리카는 “AI 인프라 시대의 상징적 스토리”일 뿐, 완성된 결과물은 아니죠.

“AI는 평생에 한 번 있을 투자 기회일 수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페르미 아메리카는 아직 ‘스토리’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는 애널리스트도 있는데요. 즉, 지금의 기업가치는 미래에 대한 서사에 기초해 형성된 것이고, 실제 성과가 뒤따르지 않으면 주가는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정리하자면, 페르미 아메리카는 거대한 비전, 강력한 정치적 후광, 그리고 아직은 실체보다 스토리 중심인 투자 대상입니다. 따라서 투자자라면 이 기업을 단기 수익원이 아닌, 장기적이고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프로젝트로 바라봐야 할 것 같습니다.

미국 증시가 계속 뜨겁게 유지가 된다면 상승세가 한동안 계속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일단은 상황을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