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점 미국에서 가장 핫한 주식을 정리해드리는 미국주식 연구센터입니다.
2025년 10월 1일 소식 전해 드립니다. (해피 10월입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울프스피드(WOLF)라는 주식이 죽다가 살아났습니다. 몇 달간 파산보호 절차(미국의 ‘챕터 11’, 즉 기업이 부채를 정리하면서도 영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법원이 허용하는 제도)에 들어가 있던 이 회사가 마침내 법원의 인가를 받아 새롭게 태어난 겁니다.
이번 재편을 통해 부채가 크게 줄어들었고, 매년 이자 비용도 절반 이상 낮출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기존 주식은 모두 취소되고 새로운 주식이 발행되면서 주주 구조가 완전히 바뀌었죠. 여기에 새로운 CEO와 이사진까지 합류하면서 기업의 체질 개선을 선언했습니다. 그 결과, 주가는 급등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자, 생소한 분들도 많으실 테니 기업 리뷰 빠르게 들어가겠습니다. 울프스피드는 실리콘 카바이드(SiC) 반도체 전문 기업입니다. 기존 실리콘 기반 반도체보다 높은 전압과 열을 견디며, 전기차, 태양광·풍력 발전소, 산업 전력 시스템 등에 꼭 필요한 기술을 개발합니다.
기존 반도체의 주 재료는 ‘실리콘’입니다. 그런데 실리콘 카바이드는 훨씬 더 높은 전압과 열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산업용 전력 시스템에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기존 실리콘이 일반 수도관이라면, 실리콘 카바이드는 고압에도 끄떡없는 특수 파이프 같은 존재라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울프스피드는 200mm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수직 통합형 제조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즉, 원재료부터 제품까지 직접 만들 수 있는 몇 안 되는 글로벌 업체 중 하나인 거죠.
최근 울프스피드가 위기에 빠진 이유는 기술 부족이 아니라 재정적 압박 때문이었습니다. 전기차용 반도체 공장을 짓고 대규모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빌렸는데, 투자자들의 신뢰 저하와 비용 증가로 이자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겁니다.
결국 2025년 초 챕터 11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채권자들과 협상 끝에 법원의 인가를 받아낸 겁니다. 이 과정에서 총부채는 약 70% 줄었고, 매년 내야 하는 현금 이자 비용도 60%가량 절감했습니다. 게다가 만기일도 2030년으로 대폭 연장되어 숨통이 트이게 되었죠.
쉽게 말해, 울프스피드는 부채로 허덕이던 상태에서 파산보호라는 ‘시간 벌기 카드’를 쓰고, 결국 가벼워진 짐을 지고 다시 뛰어들 기회를 잡은 셈입니다.
이번 과정에서 가장 큰 충격은 주식 구조였습니다. 기존에 있던 울프스피드 주식은 전부 취소되고, 새로운 주식으로 교환되었는데 교환 비율은 구주 1주당 신주 0.008352주였습니다.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조금 더 받을 수도 있지만, 사실상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지분 대부분이 사라진 셈입니다.
덕분에 발행 주식 수는 1억 5천만 주에서 약 2천 5백만 주로 크게 줄었습니다. 금융에서는 이런 구조조정이 흔하지만, 옛 주주들에게는 손실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새로 진입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죠. 그러나 앞으로도 추가 발행이 이어질 예정이어서 기존 투자자들의 희석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이로 인해 울프스피드 주가가 하루 만에 1,686.78% 폭등했다는 뉴스가 헤드라인을 장식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착시 현상입니다. 기존 주식이 전부 소각되고 신주로 교체되면서 발행 주식 수가 크게 줄었는데, 일부 시장 데이터는 이를 즉시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가격이 17배나 뛰었다’는 숫자가 잡혔던 겁니다.
실제로 신주 발행과 주식 수 변화를 고려하면 상승률은 약 200%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물론 그렇다 할지라도 큰 폭으로 폭등을 한것은 맞지만요.
새로운 리더십과 기업 구조 변화
한편 울프스피드는 이번 기회를 이용해 리더십을 새로 짰습니다. 2025년 5월부터 반도체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로버트 퓌얼러가 CEO로 취임했고, 이사회도 새롭게 재편되면서 기술과 재무, 경영 경험을 갖춘 인사들이 합류했습니다.
이사회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인사는 아리스 볼리사이(Aris Bolisay)라는 인물입니다. 그는 울프스피드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의 재무 담당 부사장으로, 단순한 지배구조 개편이 아니라 고객사와의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법적 본사를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델라웨어로 옮겼는데, 기업 운영과 법적 분쟁에서 유리한 환경 때문에 미국 기업들이 흔히 택하는 조치이긴 합니다.
또한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울프스피드는 핵심 기술 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4세대 MOSFET 플랫폼을 출시했는데요. 경쟁사인 온세미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도 실리콘 카바이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울프스피드 입장에서는 계속해서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에서 입지를 유지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실제로 실리콘 카바이드 칩은 전기차 시대를 뒷받침하는 핵심 재료입니다. 예를 들어 전기차에 실리콘 카바이드 인버터를 사용하면 같은 배터리로 더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습니다.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소에서는 전력 변환 효율을 높여 손실을 줄일 수 있고, 데이터 센터에서도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울프스피드가 성공적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면, 이 거대한 산업 생태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공급자가 될 수 있는 거죠.
물론 모든 것이 순탄한 건 아닙니다. 울프스피드에는 여전히 몇 가지 위험이 남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실제 운영 능력을 입증해야 합니다. 빚을 줄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생산을 확대하고 현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또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죠. 경쟁사들도 같은 시장을 노리고 치열하게 투자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또한 파산 과정을 거치며 기존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진 만큼, 다시 신뢰를 회복하고 장기적인 투자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과제가 되겠습니다.
재무적 체질 개선과 기술 투자, 새 리더십까지 확보한 지금은 분명히 재도약의 기회입니다. 게다가 이번 이벤트 덕분에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까지 얻어냈죠. ‘부채를 줄이고 새 출발을 하는 기업’으로 시장의 기대를 모으고 있으니까요.
다만 진정한 시험대는 지금부터입니다. 재무적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기술 개발과 사업 확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되겠습니다.
현재로선 한 방을 노리고 들어간 개인 투자자들이 상당히 많은 도박판에 가까운 상태이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