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송한 암호화폐 이슈를 쉽게 풀어드리는 코인뉴스입니다.

2025년 9월 30일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그전에, 제 채널에서 코인 뉴스를 자주 보시는 분들은 친숙할 개념인 크립토 트레저리 전략을 먼저 짚어보겠습니다.

전통적인 금융 세계에서 기업들은 보통 현금이나 채권, 혹은 금을 보유해 자산을 관리합니다. 그런데 암호화폐 산업에서는 기업들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디지털 자산을 대규모로 사들이며 ‘재무 전략’의 중심에 두는 현상이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 흐름은 단순히 투자 차원을 넘어, 암호화폐가 미래 자산으로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기업이 이렇게 대량으로 보유하면 시장에서 유통되는 물량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가격과 시장 심리에 큰 영향을 주게 되죠.

스트래티지의 멈추지 않는 비트코인 매수

첫번째 소식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에서 이름을 바꾼 스트래티지(Strategy) 관련 소식입니다. 이 회사는 공동창업자이자 회장인 마이클 세일러 덕분에 기업 차원의 비트코인 매수 전략으로 유명해졌습니다.

9월 22일부터 28일 사이, 스트래티지는 196개의 비트코인을 추가로 사들였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8-K 보고서를 통해 밝혔습니다. 이번 매입액은 약 2,210만 달러였으며, 개당 평균 매수가격은 11만 3,048달러입니다.

이로써 스트래티지가 보유한 전체 비트코인 수량은 64만 31개에 달합니다. 이는 약 718억 달러 규모로 평가되며, 비트코인 총 발행량 2,100만 개 중 3%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엄청난 물량입니다. 지금까지 투입한 총 원가는 약 474억 달러이고, 평균 매입 단가는 7만 3,983달러이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만 평가이익이 244억 달러에 이릅니다.

이 자금을 마련하는 방식도 독특합니다. 처음에는 보통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형태의 우선주 발행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습니다. 우선주란 일반 주식보다 배당이 우선되지만 의결권은 없는 경우가 많고, 위험과 수익이 보통주와 채권의 중간쯤에 위치하는 상품입니다. 스트래티지는 네 가지 구조(STRK, STRC, STRF, STRD)를 마련해 투자자 성향에 맞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금 조달은 “42/42” 계획이라 불리는 장기 전략의 일환인데요. 2027년까지 최대 840억 달러를 조달해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기존의 “21/21” 계획을 두 배로 확대한 셈이죠.

흥미로운 점은 매수 속도의 변화입니다. 스트래티지는 불과 일주일 전에도 9,970만 달러 규모의 보통주 매도 대금으로 비트코인 850개를 사들였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보통주보다는 우선주 발행으로 자금을 돌리면서 매수량 자체는 예전보다 속도를 조금 늦추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래티지는 여전히 세계 최대 규모의 비트코인 보유 기업입니다. 현재까지 약 180개 상장기업이 각기 다른 형태로 비트코인을 자산에 편입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중에서도 스트래티지는 압도적입니다. 다른 주요 보유 기업으로는 마라톤 디지털(MARA, 5만 2,477 BTC), 테더가 후원하는 트웬티 원(43,514 BTC), 아담 백과 칸토 피츠제럴드가 투자한 비트코인 스탠다드 트레저리(3만 21 BTC), 일본 메타플래닛(25,555 BTC), 불리시(24,300 BTC), 라이엇 플랫폼스(19,309 BTC),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 그룹(15,000 BTC), 클린스파크(12,703 BTC), 코인베이스(11,776 BTC) 등이 있지만, 스트래티지의 64만 개에는 크게 못 미칩니다.

주가 측면에서 보면, 이런 매수에도 불구하고 스트래티지 주식(MSTR)은 여름 고점 대비 약 3% 하락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시가총액은 900억 달러가 넘는데,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순자산가치(mNAV)를 웃돌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가치 대비 높은 주가 프리미엄과 공격적인 매수 전략에 우려를 표하는 투자자들도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널리스트들은 스트래티지의 재무 구조가 여전히 안정적이라고 평가합니다. 예를 들어 번스타인(Bernstein)은 회사의 부채 비율이 낮고, 2028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가 없기 때문에 레버리지(차입금 활용) 관리가 가능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세일러 자신도 이 점을 강조합니다. 그는 올해 초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90% 하락한 상태가 4~5년간 이어지더라도 회사는 버틸 수 있도록 자본 구조를 설계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그런 상황이 온다면 주주들이 상당한 고통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죠.

마이클 세일러는 이번 매수 직전에도 자신의 SNS에 “Always ₿e Stacking”이라는 문구를 올리며 또 한 번 매집을 예고했습니다.


비트마인 이머전은 이더리움 집중 매수 중

비트코인 시장에서 스트래티지가 절대적인 존재라면, 이더리움 시장에서는 비트마인 이머전(BitMine Immersion)이 확실히 주도권을 쥐고 있습니다.

9월 말 기준으로 비트마인은 이더리움 265만 개 이상을 보유하며, 약 108억 달러 규모에 달합니다. 단순히 규모만 큰 것이 아니라, 두 번째로 많은 보유 기업의 세 배 이상에 해당하는 압도적인 수치입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최근 단 일주일 동안의 매수 규모입니다. 9월 22일 이후 비트마인은 무려 23만 4,846 ETH를 추가로 사들였는데, 이 금액은 약 9억 6,150만 달러에 달합니다. 이런 속도로 자산을 늘린 결과, 비트마인의 암호화폐와 현금 보유 총액은 116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회사가 보유한 이더리움은 전체 유통량의 약 2.2%에 해당합니다. 이더리움 전체 공급량이 약 1억 2,070만 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일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으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죠.

비트마인은 이더리움 외에도 비트코인 192개(약 2,150만 달러 규모), 월드코인(WLD) 관련 기업인 에잇코(Eightco)에 대한 1억 5,700만 달러 지분, 그리고 4억 3,600만 달러의 현금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명확히 회사의 전략 중심은 이더리움에 있습니다.

경쟁사와 비교해 보면 차이가 더욱 뚜렷해집니다. 조 루빈(Joe Lubin)이 이끄는 샤프링크(SharpLink)는 약 83만 8,730 ETH, 이더머신(The Ether Machine)은 약 49만 5,360 ETH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두 회사 모두 적지 않은 물량을 가지고 있지만, 비트마인의 265만 개에는 크게 못 미칩니다.

이로써 비트마인은 이더리움 부문에서는 단연 독보적인 1위, 전체 암호화폐 기업 중에서도 스트래티지에 이어 2위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 64만 개를 들고 있는 것과 함께 비교하면, 두 기업이 각각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편 비트마인 이머전 의장인 톰 리는 현재 시장의 두 가지 ‘슈퍼사이클’ 키워드를 인공지능과 암호화폐로 꼽습니다. 그는 “AI와 암호화폐는 모두 중립적인 퍼블릭 블록체인을 필요로 하고, 이더리움은 그 가운데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선택지”라고 말했습니다. 100% 가동률(업타임)을 유지해온 안정성은 이더리움이 여전히 프리미엄 플랫폼임을 보여준다고 덧붙였죠. 그는 또 이더리움 가격이 여전히 미래 가치 대비 저평가돼 있다고 강조하며, 그렇기 때문에 회사의 주요 재무 자산이 ETH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비트마인이 단순히 암호화폐 보유량으로만 두각을 나타내는 게 아니라, 미국 증시에서도 상위권 거래량을 기록하는 종목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9월 26일 기준 최근 5일 평균 일일 거래액은 26억 달러로, 미국 전체 주식 가운데 거래량 26위에 올랐습니다. 마벨 테크놀로지 바로 뒤, 비자(Visa)보다 앞서는 순위입니다. 이는 비트마인이 단순한 ‘암호화폐 기업’이 아니라, 주식시장에서도 높은 유동성과 인기를 확보한 주요 종목임을 보여줍니다.

톰 리는 “비트마인은 다른 크립토 재무 기업들보다 더 빠른 속도로 주당 순자산가치(NAV)를 높이고 있으며, 동시에 주식의 높은 거래 유동성까지 갖췄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시 말해, 시장에서의 신뢰와 자본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편 비트마인 이머전 주가는 최고점 대비 3분의 1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주가는 반등하면서 지난 한 달 간 25% 상승 중입니다.


10년 넘게 잠자던 고래 지갑이 깨어나다

기업 뉴스만큼이나 흥미로운 사건은 오래된 비트코인 지갑의 움직임입니다. 지난 9월 29일, 무려 12년 동안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던 비트코인 지갑이 4,400만 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옮기며 시장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이 지갑은 원래 15년 전 채굴 보상으로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400개의 비트코인을 여러 개의 지갑으로 나누어 전송하며 사실상 전량을 옮겼습니다. 최근 몇 달 동안 이런 ‘사토시 시대 지갑’들이 깨어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이 지갑이 잠들어 있던 12년 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약 830배 상승했습니다. 2013년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약 135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11만 1,804달러 수준까지 치솟은 셈입니다. 단순히 수익률로만 따져도 가히 ‘전설적인 투자’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움직임은 단발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2025년 여름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로, 이른바 ‘사토시 시대(Satoshi-era)’ 지갑들이 연이어 깨어나고 있습니다. 사토시 시대란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활동하던 초창기 시기를 뜻합니다. 이 시기에 채굴되거나 축적된 비트코인은 대체로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이 지갑들의 재등장은 시장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7월에 있었던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의 대규모 매각이 있습니다. 갤럭시 디지털은 사토시 시대에 형성된 한 투자자의 유산을 관리하며 무려 8만 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매각했습니다. 당시 가치는 90억 달러가 넘었고,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또 이달 초에는 또 다른 초기 보유자가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이 투자자는 보유하고 있던 약 50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중 상당 부분을 매도해 이더리움으로 전환했는데, 결과적으로 약 40억 달러 규모의 이더리움을 새로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간 장기적인 자산 선호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9월 11일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약 13년 동안 움직이지 않았던 다른 비트코인 주소가 444 BTC, 당시 시세로 약 5천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다시 활성화한 것입니다.

이처럼 장기간 움직이지 않던 고래 지갑이 연이어 깨어나면서 시장 참여자들은 두 가지 신호를 읽습니다. 첫째, 초기 보유자들이 수익 실현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둘째, 이는 대규모 매도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역사적 비트코인’이 거래소로 이동하거나 다른 자산으로 전환되는 것은 암호화폐 시장이 성숙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상징하는 장면이기도 하죠.


스위프트와 콘센시스의 글로벌 결제 협력

세계 금융 인프라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스위프트(Swift)가 블록체인 기술을 본격적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스위프트는 11,500개 이상의 금융 기관이 사용하는 국제 금융 메시징 네트워크로, 국제 송금과 은행 간 결제를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기존 인프라에 블록체인 기반 공유 원장(shared ledger)을 추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입니다.

첫 번째 적용 사례는 국경을 넘는 결제입니다. 지금까지 해외 송금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수수료가 비싸다는 불만이 많았는데요. 스위프트는 24시간, 실시간으로 작동하는 블록체인 원장을 통해 이런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이번에 설계될 원장은 스위프트가 이미 콘센시스(Consensys)와 함께 만든 개념 증명 프로토타입(prototype)을 기반으로 합니다. 콘센시스는 이더리움 공동창업자 조셉 루빈이 설립한 블록체인 개발사로,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 중 하나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라인아(Linea)라는 이더리움 레이어2 솔루션을 개발했는데, 스위프트가 자체 시스템을 온체인(on-chain)으로 이전하는 실험에서 이 기술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위프트가 설명한 공유 원장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토큰화된 가치(tokenized value)를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기존 화폐나 자산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만들어 블록체인 위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한 것을 의미합니다.

둘째,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s)을 이용해 거래 기록을 자동으로 검증·순서화·기록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 계약은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실행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중개자 없이도 안전하고 투명한 거래가 가능합니다.

셋째, 기존 금융 시스템과 새로운 블록체인 네트워크 사이의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다시 말해, 현재 은행들이 사용하는 결제 인프라와 블록체인 기반 새로운 시스템이 매끄럽게 연결되도록 설계한다는 뜻입니다.

스위프트는 이 프로젝트를 이더리움 개발사인 콘센시스와 함께 진행하며, 뱅크오브아메리카, BNP파리바, HSBC 등 30개 이상의 글로벌 은행이 참여해 실험과 검토에 참여한다고 합니다. 스위프트 CEO 하비에르 페레스-타소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국제 금융 컨퍼런스에서 “이번 원장 개념은 금융 기관들이 새로운 결제 시대를 여는 길을 닦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거시경제 이슈와 8억 1,200만 달러의 유출

마지막으로 시장 흐름을 짚어보겠습니다. 암호화폐 투자상품은 지난주 전 세계적으로 8억 1,200만 달러의 자금 유출을 기록했습니다. 자산운용사 코인셰어스(CoinShares)는 미국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든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만 10억 달러 이상이 빠져나갔지만, 스위스나 캐나다, 독일에서는 오히려 자금이 유입되며 분위기가 갈렸습니다. 다시 말해, 부정적인 심리는 주로 미국에 국한된 것이었습니다.

비트코인 관련 상품에서 7억 1,900만 달러가 빠져나갔고,

이더리움 상품에서도 4억 900만 달러가 유출됐습니다.

다만 솔라나와 리플(XRP)은 예외였는데, 각각 2억 9,100만 달러와 9,30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이 들어왔습니다. 이는 곧 미국 내 신규 ETF(상장지수펀드) 출시 기대감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누적 유입 규모는 여전히 396억 달러에 달해, 작년의 기록적 유입(486억 달러)에 근접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처럼 최근 암호화폐 시장은 기업의 대규모 매수, 초창기 고래 지갑의 움직임, 그리고 전통 금융기관의 블록체인 도입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굵직한 뉴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거시경제 변수에 따라 자금 유출입이 요동치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자산이 세계 금융 시스템 속에서 점점 더 확실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