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암호화폐 이슈와 흐름을 쉽게 정리해 드리는 코인 뉴스입니다.
2025년 9월 29일 소식 전해 드립니다.
주말 반등: 숏 커버링에 힘입은 알트코인 랠리
지난 주말 동안 암호화폐 시장은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비트코인이 소폭 반등하면서 솔라나, 도지코인, 카르다노, 이더리움, 리플 같은 주요 알트코인이 하루 만에 3~4% 상승했는데요.
코인글래스 자료에 따르면 하루 동안만 약 3억 4,500만 달러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습니다. 이 중 2억 6천만 달러가 ‘숏 포지션’이었는데, 바로 여기가 포인트입니다. 숏 포지션이란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거래인데요. 가격이 오르면 손실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매수로 되돌아와야 합니다. 이 과정을 숏 커버링이라고 부르죠. 이번 반등이 바로 그 전형적인 케이스였습니다.
바유코인의 CEO 시밤 타크랄은 “비트코인의 상승이 숏 포지션 청산을 불러왔고, 이 힘이 알트코인까지 전이되며 가격을 더 밀어 올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가격이 조정 구간에 들어가겠지만, 자금이 점차 알트코인으로 회전하는 흐름은 이번 주에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시장 심리를 보여주는 ‘공포와 탐욕 지수’도 지난주 금요일 공포 단계에서 이번 주 초 중립으로 회복되며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약 2조 2,300억 달러로 24시간 동안 2.35% 증가했습니다.
비트코인 재무회사 합병
최근에 전해 드렸던 소식 다시 한 번 점검해보겠습니다. 스트라이브(ASST)라는 회사가 셈러 사이언티픽(SMLR)을 전량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인수한다고 발표했는데요.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데 집중해 상장된 두 기업이 합병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디지털 자산 재무(Digital Asset Treasury, DAT) 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소식인 거죠.
DAT라는 개념은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를 대량 보유하고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회사들을 뜻합니다. 투자자들은 이들 기업의 주식을 통해 비트코인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셈이죠.
스트라이브와 셈러가 합병하게 되면 두 회사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합쳐져 약 1만 1천 개에 달하게 됩니다. 특히 스트라이브는 이번 발표와 함께 6억 7,500만 달러 규모로 5,885개의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했는데, 이 물량까지 포함한 수치입니다.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핵심 지표는 ‘주당 비트코인 보유량(Bitcoin per share)’입니다. 셈러의 경우 본업인 의료기기 사업이 오히려 회사 가치를 깎아먹으며 주가가 비트코인 보유 가치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었는데요. 스트라이브는 이번 합병을 통해 불필요한 부담을 줄이고 주당 비트코인 보유량을 늘린 것입니다.
스트라이브 CEO 맷 콜은 X(옛 트위터)에서 “이번 합병은 주당 비트코인 보유량을 즉시 늘려주는 효과가 있다”며 “두 회사가 합쳐진 만큼 자본시장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이번 합병은 DAT 업계 전반에 consolidation, 즉 ‘통합의 시대’가 열렸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두 기업 모두 올해 주가 흐름이 썩 좋지는 않은데요. 스트라이브로 인수 합병 한 뒤에 ASST 주가 흐름을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디지털 자산 재무(DAT)의 진화 시나리오
이번 합병을 지켜본 월가의 한 은행가는 앞으로 DAT들이 걸어갈 세 가지 길을 제시했습니다.
첫 번째는 DAT끼리 합병하는 방식입니다. 비트코인 보유량을 합쳐 주당 비트코인 가치를 높이고, 동시에 경영 구조를 단순화하는 길이죠. 이번 스트라이브-셈러 인수 합병 사례가 바로 그 첫 단추가 되겠죠.
두 번째는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기업을 인수하는 전략입니다. 단순히 주식을 발행해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방식은 기존 주주에게 희석(dilution) 부담을 주는데요. 이보다는 매출과 이익을 내는 회사를 인수해, 그 현금으로 추가 비트코인을 확보하는 방식이 더 안정적입니다. 일본의 메타플래닛이 대표적인 예로, ‘2단계 전략’이라 부르며 이런 접근을 공식화했죠.
세 번째는 SPAC(기업인수목적회사) 대신 기존 운영 기업과 합병하는 방식입니다. SPAC은 상장만을 목적으로 만든 껍데기 회사인데, 상장 과정에서 각종 규제, 투자자 이탈, 추가 자금 조달 부담이 뒤따르면서 최근에는 매력이 크게 줄었습니다. 따라서 이미 영업과 지배구조를 갖춘 회사를 직접 흡수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분석입니다.
즉, 이젠 단순히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고, DAT들은 합병, 현금흐름 창출, 기존 기업과의 결합이라는 세 갈래 길을 통해 진화할 수밖에 없는 시점에 와 있다는 의미입니다.
비트코인의 느린 상승 곡선과 금 논쟁
시장 전망으로 눈을 돌려보면, 비트코인이 앞으로 어떤 경로를 밟을지에 대해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코인데스크의 제임스 반 스트라텐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이 ‘느리지만 꾸준한 계단식 상승’을 보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2000년대 초 금 가격이 장기간 우상향하면서도 10~20%의 조정을 반복했던 것과 유사하다는 분석인데요. ETF 자금 유입이 뒷받침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강세 구조를 이어가겠지만, 중간중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입니다.
또 다른 시장 분석가 미카엘 반 더 포페는 구체적인 가격대를 제시했습니다. 10만 7천 달러 이하 구간은 매수 기회로 보고 있고, 11만 2천 달러를 확실히 돌파해 마감할 경우 본격적인 강세 확정 신호로 본다고 했습니다. 그 지점부터는 시장의 ‘알트코인 모드’, 즉 비트코인에서 자금이 알트코인으로 옮겨가며 더 넓은 상승장이 열릴 수 있다는 거죠.
한편, 오랜 금 옹호론자인 피터 시프는 마이클 세일러의 비트코인 재무 전략에 다시 한번 반기를 들었습니다. 그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금은 시장에 큰 충격 없이 매도할 수 있지만, 같은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도한다면 가격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은 ‘유동성’입니다. 즉, 얼마나 쉽게 사고팔 수 있는 시장 깊이가 있느냐인데요. 시프는 금이 비트코인보다 훨씬 깊고 안정적인 시장을 제공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대규모 매도도 장기간에 걸쳐 OTC(장외거래)를 활용하면 조정할 수 있다고 반박하지만, 양측의 논쟁은 여전히 치열합니다.
워싱턴의 교착 상태: 미국 정부 셧다운과 암호화폐 정책 지연 우려
한편, 미국 정치권에서는 암호화폐에 불리한 소식이 나오고 있습니다. 9월 30일까지 예산안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연방정부가 셧다운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데요. 직접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을 멈추게 하지는 않더라도, 중요한 입법 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특히 현재 상원 은행위원회와 농업위원회가 각각 추진 중인 ‘시장 구조 법안’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법안은 거래소, 브로커, 수탁기관 같은 시장 참여자들을 어떻게 규율할지 정하는 핵심적인 법안인데요. 이미 심사 일정이 10월 말로 연기된 상황에서 셧다운이 겹치면 진전이 더 늦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블록체인협회의 제시카 마르티네즈는 “셧다운은 암호화폐 정책 진전을 지연시킬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지만, 동시에 초당적 합의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밝혔습니다. 솔라나 정책연구소의 크리스틴 스미스 역시 “단기적으로는 차질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큰 틀의 진전은 막히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습니다.
결국 올해 안에 법안이 의회와 대통령 서명을 통과할 가능성은 희박해졌지만, 내년에는 다시 추진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