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에 상장된 이노데이터(INOD) 주가가 최근 크게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별한 대형 계약이나 새로운 보도자료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70달러 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는데요. 얼핏 보면 의아할 수 있습니다. 왜 새로운 소식이 없는데 주가가 이렇게 오르는 걸까 하는 의문이 생기죠.

그 배경에는 기업 자체의 뉴스뿐만 아니라 시장의 기대, AI 산업 전반의 분위기, 그리고 기술적 요인들이 함께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 흐름을 이해하려면 먼저 이노데이터가 어떤 회사인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노데이터는 오랫동안 데이터 엔지니어링과 AI 솔루션을 제공해 온 회사인데요. 쉽게 말해, 인공지능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해야 하는데, 이노데이터는 바로 이 과정을 전문적으로 도와주는 회사입니다.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뒤에서 인공지능이 안정적으로 학습하고 작동하도록 돕는 “AI 배관공”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최근에는 데이터 정리뿐만 아니라 AI 모델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검증하는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죠.

그렇다면 왜 최근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을까요? 직전 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 5,84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9%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매출은 회사가 올린 총매출액을 의미하는데, 거의 두 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죠.

실적이 준수했기 때문에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으나,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것을 넘어 주루룩 추가적으로 조정을 겪었죠.

그런데 9월이 되더니 마법처럼 반등을 하기 시작하더니, 무려 14 거래일 연속 상승이라는 기록을 이뤄냈습니다.

사실 실적 발표 이후 새로운 대형 계약이 추가로 나온 것은 아닙니다. 주가를 끌어올린 힘은 기술적 모멘텀시장 심리라고 봐야 할 것 같은데요. 주가가 일정한 가격대(저항선)를 뚫고 올라가면 더 많은 투자자들이 뒤따라 매수에 나서는 현상이 있습니다. 여기에 “AI 관련주”라는 강한 테마가 더해지면서 이노데이터가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이죠.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미국 투자기관 웨드부시(Wedbush) 소속 댄 아이브스라는 유명 애널리스트가 이노데이터를 “AI 혁명에 밀접히 연결된 30개 기업” 중 하나로 꼽으면서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는 사실입니다.

참고로 이노데이터는 올해 초 생성형 AI 테스트·평가 플랫폼을 공개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기업들이 AI를 도입하기 전에 모델이 얼마나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지 미리 시험해보는 서비스입니다.

해당 플랫폼은 엔비디아(NVIDIA)의 기술을 활용해 만들어졌고, 엔비디아가 주최한 GTC 2025 컨퍼런스에서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AI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회사 중 하나인 엔비디아와 함께 무대를 공유했다는 점만으로도 이노데이터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AI를 도입하려는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히 성능만 좋은 모델보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모델을 원하게 될 텐데요. 이노데이터가 바로 그 부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다시 실적 얘기를 해보자면, 지난 2분기 이노데이터의 성과는 놀라웠습니다. 총매출 5,84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고, 조정 EBITDA는 1,320만 달러로 무려 375% 성장했습니다. 순이익 역시 720만 달러를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주당순이익(EPS)도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EPS란 한 주당 순이익을 뜻하는데, 투자자들이 기업의 실제 수익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시장 예상치는 0.11달러였지만 실제 결과는 약 0.20달러였죠.

재무 건전성도 한층 강화되었습니다. 보유 현금은 5,980만 달러로 작년 말보다 1,300만 달러 늘었고, 3천만 달러 규모의 대출 한도는 전혀 사용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회사가 연간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를 기존 40%에서 45%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는 점입니다. 가이던스란 경영진이 앞으로 어느 정도의 매출과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는지를 시장에 알려주는 것인데요. 단기적 실적 개선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성장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 데이터 전략과 고객사 확대

사실 이노데이터가 경쟁사들과 차별화되는 이유는 바로 스마트 데이터 전략입니다. 다른 회사들이 데이터의 양을 강조할 때, 이노데이터는 데이터의 질에 집중합니다.

CEO 잭 아부호프는 컨퍼런스콜에서, 이노데이터가 단순히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고객사 AI 엔지니어들과 함께 앉아 모델 성능을 진단하고 필요한 데이터 조합을 직접 제안한다고 밝혔습니다. 특정 모델의 성능 저하 원인을 찾아내고, 어떤 데이터가 개선에 효과적인지 과학적으로 제시한다는 것이죠.

쉽게 말해, 금광시대에 단순히 삽만 파는 게 아니라 “어디를 파야 금이 나올지 알려주는 전략가”로 자리 잡은 셈입니다. 이 때문에 고객사들은 가격보다 품질을 우선시하게 되었고, 이는 장기 파트너십과 높은 마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빅테크와의 협력, 그리고 새로운 기회

지난 실적에서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새로운 빅테크 고객입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이 고객사로부터의 매출은 20만 달러 수준이었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1,000만 달러 이상으로 급증할 전망입니다. 무려 50배 증가인데, 이는 단순한 외주 확대를 넘어 이노데이터가 해당 기업의 AI 전략에 핵심 파트너로 편입되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AI 업계의 큰 이슈였던 Meta의 Scale AI 지분 인수도 이노데이터에게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Meta가 Scale AI의 대주주가 되면서 다른 빅테크들이 협력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 생겼는데, 이노데이터는 이 공백을 파고들며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CEO 역시 “굉장히 흥미로운 기회가 생기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이노데이터는 이제 단순 데이터 라벨링을 넘어 에이전트형 AI로보틱스를 차세대 성장 축으로 보고 있습니다. 에이전트 AI는 인간처럼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의사 결정을 하며, 실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인데요. 앞으로 로봇에 탑재돼 실생활에서 활용되는 단계로까지 진화할 수 있습니다.

잭 아부호프 CEO는 “앞으로 몇 년 안에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ChatGPT급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를 대비해 이노데이터는 시뮬레이션 데이터와 테스트 플랫폼 개발에 적극 투자 중이며, 이 시장 규모가 기존 AI 훈련 시장을 넘어설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물론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신제품을 공개했다고 해서 곧바로 대규모 채택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실행을 하는 게 중요한데, 또한 AI 안전성 검증 시장은 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기업뿐 아니라 전문 스타트업까지 뛰어들 수 있기 때문이죠.

밸류에이션(Valuation) 부담도 있습니다. 단기간 급등한 주가는 언제든 조정받을 수 있고, 작은 실적 부진에도 큰 하락을 맞을 수 있죠.

지금 미국 증시는 AI에 대한 기대감으로 뜨겁습니다. 반도체, 데이터 서비스, AI 응용 소프트웨어 등 거의 모든 AI 관련 종목이 강세를 보이고 있죠. 이노데이터의 주가 상승도 이 흐름 속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라면 단기적인 AI 테마의 힘에만 기대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실적과 경쟁력이 주가를 결정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노데이터의 최근 주가 흐름은 기업 실적뿐 아니라 시장 심리와 기대가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줍니다. 분기 실적은 분명 뛰어났고, AI 안전성 플랫폼 발표와 빅테크 고객 확대, 그리고 차세대 성장 전략까지 그림을 잘 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결국 실제 성과입니다. 이노데이터가 앞으로도 고객에게 확실한 가치를 제공하고, 그 결과로 꾸준한 매출과 이익 성장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죠.

마지막으로 주가 얘기를 좀 더 해보자면, 흐름은 상당히 좋습니다. 무엇보다 올해 2월에 찍었던 70 달러 레벨을 뚫고 역사상 최고가를 찍었죠. 다만 앞서 언급했던 14 거래일 연속 상승이 끝난 뒤에 조정이 나와주면서 5일선을 깬 상태입니다. 9월 26일 금요일 반등이 나와주긴 했지만 5일선 바로 밑에서 멈춘 상태죠.

이번 주에 반등이 계속되면서 5일선 위로 올라와준다면 다르겠지만 현재로선 추가 조정이 나와줄 수도 있는 상황이라 봅니다.

다만 조정이 나와주더라도 현재 시점 기준으로 월봉상으로 5월선 위로 계속 움직여 준다면 큰 그림에서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은 짧은 시간에 저점 대비 주가가 두 배나 뛰는 등 엄청난 반등이 나와줬기 때문에 조정이 나와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데요, 전체 시장 상황과 투자 심리를 체크해 가며 주가 흐름을 트래킹 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