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암호화폐 시장 이슈를 쉽게 정리해드리는 코인 뉴스입니다.

2025년 9월 27일 소식 전해드립니다.

비트코인의 변동성: 10만9천 달러 붕괴와 반등

이번 주 비트코인은 미국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 즉 PCE 지표 발표를 앞두고 한때 10만9천 달러 밑으로 내려갔다가, 발표 결과가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게 나오자 다시 소폭 반등했습니다. PCE 지표는 연준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물가 지표인데요, 음식이나 에너지처럼 변동성이 큰 항목을 빼고 계산하기 때문에 물가 흐름을 더 안정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다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여전히 방어적입니다. 분석가들은 비트코인이 11만3천 달러에서 11만6천 달러 구간을 거래량을 동반해 확실히 돌파해야 본격적인 반등 신호가 확인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단순히 가격만 닿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 강한 매수세가 뒷받침되어야 시장이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죠.

이번 주 시장 약세에는 파생상품 시장의 레버리지 청산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하루 만에 약 10억 달러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는데, 대부분은 상승에 베팅한 ‘롱 포지션’이었습니다. 약 22만 명이 넘는 투자자가 청산을 당했고, 가장 큰 단일 청산 건은 1,930만 달러 규모의 이더리움 거래였습니다. 이렇게 연쇄적으로 청산이 발생하면 가격 하락이 가속화되는 현상이 나타나죠.


ETF 자금 유출의 의미와 시장 영향

시장에 또 다른 부담을 준 것은 미국 현물 ETF에서의 자금 유출입니다. ETF는 주식시장에 상장된 펀드 형태의 상품으로, 투자자들이 지갑이나 거래소를 직접 다루지 않아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에 투자할 수 있게 해줍니다.

9월 25일 하루 동안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약 2억5천8백만 달러가 빠져나갔습니다.

이더리움 ETF에서도 2억5천1백만 달러 규모의 자금이 유출됐는데, 무려 나흘 연속 자금이 빠져나간 겁니다.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만이 예외적으로 순유입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흐름이 중요한 이유는 ETF 자금의 움직임이 기관 투자자들의 신뢰를 보여주는 바로미터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자금이 들어오면 꾸준한 매수세가 만들어지지만, 자금이 빠져나가면 해당 자산을 실제로 팔아야 하기 때문에 가격을 누르게 됩니다. 최근에는 장기 투자자들이 수익 실현에 나섰고, 고래 투자자들도 8월 이후 순매도를 이어가면서 현물 시장에 지속적인 압박을 주고 있습니다.


뱅가드의 암호화폐 ETF 접근 가능성 검토

이 와중에 전통 금융업계에서 뜻밖의 소식이 나왔습니다. 세계 2위 자산운용사이자 10조 달러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는 뱅가드가 암호화폐 ETF 접근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인데요.

뱅가드는 오랫동안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2024년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처음 출시됐을 때도 자사 고객에게는 해당 상품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었죠. 당시 새 CEO로 블랙록 출신 살림 람지가 부임하면서 변화가 기대됐지만, 2024년까지도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뱅가드는 자체 상품을 만들지는 않더라도, 고객들이 다른 운용사의 암호화폐 ETF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규제 환경이 크게 완화되고 ETF 승인 절차가 빨라진 것도 배경으로 꼽힙니다.

만약 이 변화가 현실화된다면 파급력은 엄청날 겁니다. 뱅가드 고객은 무려 5천만 명에 달하는데요, 이 중 일부만 참여해도 전통 금융권에서의 암호화폐 보급 속도를 크게 앞당길 수 있죠.


규제 당국, 수상한 주식 거래 조사 착수

규제 기관들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SEC와 FINRA는 디지털 자산 재무 전략을 채택한 기업들, 이른바 DAT 기업들의 주식 거래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DAT 기업이란 회사 재무에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를 편입하는 상장사를 뜻하는데요. 이런 기업들의 주가는 암호화폐 매수 발표 직전에 비정상적으로 거래량이 급등하거나 가격이 급등하는 패턴이 나타났습니다. 혹시 내부 정보가 사전에 흘러들어간 건 아닌지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SEC는 특히 ‘공정공시 규정(Reg FD)’ 위반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은 중요하고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특정 투자자에게만 주지 말고, 모든 시장 참여자에게 동시에 공개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만약 이를 위반했다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조사는 최근 DAT 기업들이 벤처 투자로만 200억 달러 이상을 끌어모으며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의 발언과 이해 충돌 논란

또 하나의 논란은 SEC 수장 발언에서 나왔습니다.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최근 조지타운대 행사에서 한 학생에게 “암호화폐 분야의 이해 충돌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관여한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이라는 회사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 회사는 USD1이라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했는데, 아랍에미리트의 투자사 MGX가 바이낸스에 20억 달러를 넣을 때 이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커졌습니다.

앳킨스 위원장은 “이해 충돌이 있다면 뿌리 뽑고 법을 집행할 것”이라고 답했는데요. 다만 특정 기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올해 4월부터 SEC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전임 게리 겐슬러와는 다른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겐슬러는 대부분의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간주하며 소송을 통해 규제를 강화했지만, 앳킨스는 혁신을 위한 예외 규정, 이른바 ‘이노베이션 익셉션’을 추진하고 있고 ‘프로젝트 크립토’라는 규제 정비 작업에도 나섰습니다. 업계와 대화하겠다는 신호죠.


이번 소식을 종합하면, 현재 시장은 단기적으로 여전히 불안정합니다. 비트코인이 지난해 대비 크게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ETF 자금 유출과 레버리지 청산, 그리고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겹치면서 단기 방향성이 확실하지 않습니다.

11만3천에서 11만6천 달러 구간을 거래량을 동반해 회복하지 못한다면 추가 하락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장기적인 그림은 다릅니다. 뱅가드 같은 거대 자산운용사가 암호화폐 ETF 접근을 열어줄 가능성은 제도권 금융의 태도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동시에 규제 당국은 여전히 시장 공정성과 이해 충돌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되죠.

결국 암호화폐의 장기적 잠재력은 여전히 살아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신중해야 한다는 겁니다. 성급히 추격 매수하기보다는 시장이 확실히 방향을 잡을 때까지는 자본을 보존하는 전략이 더 안전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