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암호화폐 이슈를 쉽게 소화시켜드리는 코인 뉴스 2025년 9월 24일판입니다.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직불카드와 리테일 앱으로 승부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에서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의 공동창업자 잭 폴크먼이 곧 직불카드와 리테일 앱을 출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직불카드는 사용자가 USD1(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즉 1달러 가치를 추종하는 토큰)을 애플페이와 바로 연결해 결제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인데요. 쉽게 말하면 지갑에 있던 암호화폐 달러를 꺼내서 커피값을 직접 결제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그가 설명한 리테일 앱은 “벤모(Venmo)와 로빈후드(Robinhood)의 결합”이라 표현했는데요. 벤모는 미국의 간편 송금 서비스이고, 로빈후드는 주식과 암호화폐를 간단히 사고팔 수 있는 거래 앱입니다. 두 가지 기능을 합친다면 친구에게 돈을 보내는 동시에 투자를 할 수 있는 종합 서비스가 된다는 뜻이죠.
눈길을 끄는 점은 이 회사가 자체 블록체인을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한 부분입니다. 블록체인은 거래 내역을 기록하는 기반 기술인데, 많은 프로젝트가 자신들만의 체인을 운영하려는 것과 달리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특정 체인에 얽매이지 않고 여러 네트워크에서 작동할 수 있는 ‘중립적인’ 길을 택한 겁니다.
다만 토큰 가격은 다소 부진한 상황입니다. 9월 1일 공식 출시 이후 WLFI 토큰 가격은 37% 하락해 현재 약 0.21달러 수준인데요. 폴크먼은 단기적인 가격 변동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이 프로젝트는 몇 달이나 몇 년이 아니라 “수십 년을 내다보고 가는 마라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한국의 대형 거래소인 빗썸과 양해각서를 체결해 아시아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라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워싱턴, 연내 암호화폐 시장 구조 법안 마무리 목표
미국 백악관 디지털 자산 자문위원회의 패트릭 윗 전무는 올해 안에 암호화폐 시장 구조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시장 구조 법안이란, 간단히 말해 “암호화폐를 누가,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를 정리하는 법입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모두 암호화폐 규제 권한을 주장하며 혼선이 있는데요. 이 법안은 두 기관의 권한을 명확히 나누고, 스테이블코인부터 거래소까지 전반적인 틀을 마련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법안은 여러 조항을 합쳐서 하나로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원에서는 이미 CLARITY Act가 초당적 지지를 받고 통과됐고, 상원에서는 이달 초 Responsible Financial Innovation Act가 발의됐습니다. 두 법안이 합쳐지면 미국은 처음으로 암호화폐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규제 체계를 갖추게 되는 셈입니다.
미국 백악관 디지털 자산 자문위원회의 패트릭 윗 전무는 트럼프 행정부가 디지털 자산 산업을 다시 “미국으로 끌어오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모호한 규제로 인해 많은 기업이 해외로 빠져나갔는데, 이번에는 “미국이 비즈니스에 열려 있다”는 신호를 분명히 하겠다는 겁니다.
SEC의 ‘혁신 예외 조항'
입법부가 장기적인 규제 틀을 만드는 동안, 규제기관인 SEC는 더 빠른 변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SEC 의장 폴 앳킨스는 올해 안에 ‘혁신 예외 조항(Innovation Exemption)’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기업이 새로운 암호화폐 상품을 출시할 때 복잡한 인가 절차를 몇 년씩 거치지 않고도 빠르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패스트트랙 제도’입니다.
앳킨스 의장은 지난 4월 취임 이후 SEC의 기조를 크게 바꿨습니다. 이전 의장들이 암호화폐 산업을 강하게 제재하던 것과 달리, 그는 ‘프로젝트 크립토(Project Crypto)’라는 현대화 작업을 시작하며 제도권 안에서 혁신을 허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죠.
또한 SEC와 CFTC의 협업도 강조했습니다. 두 기관을 통합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그는 “통합보다는 조화(harmonization)가 중요하다”며, 함께 협력해 산업을 관리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양 기관은 다음 주 혁신적인 상품을 미국으로 다시 들여오기 위한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2025년 암호화폐 부자 급증 현상
정책과 규제 논의만큼 흥미로운 소식은 암호화폐 부자의 급증입니다.
헨리 앤 파트너스와 뉴월드 웰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에서 암호화폐 백만장자가 24만 1,7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40% 증가한 수치입니다. 더 나아가 억만장자도 36명에 달하는데, 이는 작년보다 30% 가까이 늘어난 결과입니다.
특히 비트코인의 영향이 압도적입니다. 전체 백만장자의 60%가 비트코인에서 부를 얻었고, 억만장자 36명 중 17명이 비트코인으로 재산을 일궜습니다. 비트코인 백만장자 수만 놓고 보면 작년보다 70% 늘어났습니다.
전체 암호화폐 부의 규모는 약 3조 3천억 달러로 평가되며, 지난해 대비 45% 증가했습니다. 다만 이 수치가 세계 6천만 명의 전체 백만장자 중 0.4%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은 글로벌 부의 작은 일부일 뿐입니다.
이 보고서는 전 세계 암호화폐 보유자 수를 약 5억 9천만 명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전 세계 인구의 약 7.4%에 해당합니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2억 9,500만 명이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가별로는 싱가포르, 홍콩, 미국이 채택과 제도적 기반에서 선두에 있으며, 모나코와 아랍에미리트는 세제 측면에서 특히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철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비트코인 옹호자 샘슨 모우의 말이 상징적입니다. 그는 “법정화폐는 무한대로 발행되지만 비트코인은 2,100만 개로 한정돼 있다”며,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시대적 모순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주 발표된 소식들을 종합하면 암호화폐 산업이 여러 층위에서 동시에 성숙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품 측면에서는,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같은 기업들이 암호화폐를 일상에서 더 쉽게 쓰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직불카드로 커피를 사고, 앱으로 친구에게 돈을 보내면서 동시에 투자까지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는 거죠.
정책 측면에서는, 미국 의회와 규제 당국이 과거와는 다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연내에 시장 구조 법안이 통과되고, SEC의 혁신 예외 제도까지 마련된다면 2026년은 그 어느 때보다 명확한 규제 환경 속에서 열릴 수 있습니다.
부의 측면에서는, 불과 1년 만에 40% 늘어난 암호화폐 백만장자 수치가 말해주듯, 전통 금융 시스템과는 다른 부의 축적 방식이 전 세계에서 본격화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