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가장 뜨거운 미국 주식 중 하나인 아이렌 (나스닥 티커: IREN) 다뤄보곘습니다.

지난 9월 22일,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한 뉴스가 있었습니다. 바로 AI 클라우드 GPU 보유량을 무려 2만 3천 개로 두 배 늘렸다고 발표한 건데요. 동시에 2026년 초까지 연간 매출 5억 달러 이상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발표 직후 주가는 장 초반에 10% 가까이 급등했고,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도 분위기가 더 긍정적으로 바뀌었죠. 많은 분들이 이미 IREN을 비트코인 채굴 회사 이상으로 알고는 있지만, 이번 발표를 통해 더욱 더 AI 인프라 기업으로 변신하려는 전략적 행보를 보여준 것입니다.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소개드리면, 아이렌(IREN)은 데이터센터 개발과 운영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입니다. 원래는 비트코인 채굴에서 출발했는데, 채굴에 필요한 대규모 전력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최근에는 AI 연산 수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와 미국 텍사스에 대규모 캠퍼스를 운영하며, 거의 100%에 가까운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시 말해, IREN은 이제 단순히 비트코인을 캐는 회사가 아니라 대규모 컴퓨팅 파워를 판매하는 “컴퓨팅 유틸리티”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6억 7천만 달러 규모의 대담한 투자

이번 확장 발표는 가격만 들어도 놀랄 만합니다. 총 12,400개의 GPU를 들여오는데 6억 7천만 달러가 투입되었습니다. 고성능 GPU 한 대 가격이 수만 달러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규모죠.

이번에 도입되는 장비는 엔비디아 B300 7,100대, B200 4,200대, 그리고 AMD MI350X 1,100대입니다. 주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의 프린스 조지 캠퍼스에 배치될 예정이고, 향후 몇 달간 순차적으로 입고됩니다. 이 정도 규모라면 아마존 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같은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과도 하드웨어 수급 경쟁을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번 투자가 완료되면 IREN의 GPU 총량은 약 23,000대가 됩니다.

여기에는 엔비디아 H100과 H200 1,900대, 최신 블랙웰 아키텍처 기반 B200과 B300 19,100대, GB300 1,200대, 그리고 AMD MI350X 1,100대가 포함됩니다.

이 정도면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필요한 GPU 클러스터(수천 대 단위로 묶어 사용하는 방식)를 외부 고객에게 임대할 수 있게 됩니다. 단순히 몇 백 대가 아니라 “AI 기업이 원하는 수준”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죠.

재밌는 건 이번 GPU에 AMD 제품이 포함됐다는 사실인데요.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가 절대 강자였습니다. 그런데 IREN이 이번에 AMD GPU까지 들여온 건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공급선을 다변화하면서 고객층을 넓히고, 특정 업체 의존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죠.

재미있는 점은, 발표 직후 엔비디아 주가는 소폭 하락(-0.8%)한 반면 AMD 주가는 2.5% 이상 올랐다는 겁니다. 시장이 AMD의 입지를 새롭게 평가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장 후반부에는 엔비디아 주가 상승률이 역전하긴 했습니다. AMD는 약 1.5% NVDA는 약 4% 상승률로 마감했거든요.

참고로 엔비디아 주가가 갑자기 오른 이유는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인데, 규모 면에서 훨씬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양사는 최소 10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이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최대 1,000억 달러를 오픈AI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첫 번째 1GW 규모의 데이터센터는 2026년 하반기에 가동될 예정이며, 엔비디아의 최신 베라 루빈(Vera Rubin) 플랫폼이 사용됩니다.

이 발표가 나오자, 시장에서는 “AI 인프라 패권 경쟁의 다음 단계”라는 해석이 쏟아졌습니다. 엔비디아는 단순히 칩을 파는 기업을 넘어, 오픈AI와 함께 직접 초대형 AI 공장을 지어 나가겠다는 겁니다.

그나저나 AMD 주가 차트 흐름이 꽤나 눈에 띄는군요. 전고점 레벨까지 갔다가 저항을 받고 조정을 겪은 모습인데, 전고점을 뚫는다면 역사상 최고가까지 노릴 수 있는 흐름이 펼쳐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데이터센터, 전력, 부지 확보가 만든 성장 기반

다시 아이렌 이야기로 돌아와서. GPU만 많다고 되는 건 아닙니다. 이 칩들을 안정적으로 돌릴 수 있는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가 있어야 하죠.

그래서 아이렌(IREN)은 캐나다의 프린스 조지, 매켄지, 캐널 플랫 캠퍼스를 통해 앞으로 6만 개 이상의 블랙웰 GPU를 수용할 수 있는 용량을 확보했습니다. 전력 160MW를 기반으로 냉각 효율을 높여 전력 낭비율을 10% 정도로 줄였습니다.

또한 텍사스에는 세 개의 대규모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서 총 2,910MW의 전력을 연결해 사용할 수 있고, 2,000에이커 이상 부지를 확보했습니다. 쉽게 말해, 앞으로 몇 년간 GPU를 계속 늘려나갈 수 있는 기반을 이미 갖춰 놓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한편 아이렌이 제시한 목표는 2026년 1분기까지 연간 매출 5억 달러 이상입니다. 여기서 “ARR”이라는 용어가 나오는데요, Annualized Run-Rate의 약자로 현재 매출 속도가 1년간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때 얼마가 될지를 추정하는 지표입니다.

참고로 IREN은 GPU 사용 단가에 1년 시간(8,760시간)을 곱해 매출을 계산합니다. 즉, GPU가 얼마나 많이 임대되고, 얼마나 자주 사용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다만 회사도 이 목표가 보장된 것이 아니라 추정치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투자자 반응과 시장 신호

말씀드렸다시피 투자자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발표 직후 주가는 10%나 뛰었고, 개인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도 “AI 인프라 성장주”라는 인식이 확산됐습니다. 비트코인 채굴 기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죠.

지난 6개월 동안 무려 444% 주가 상승이라는 어마어마하게 뜨거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아직까지는 쉬어갈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IREN만 이런 길을 걷는 건 아닙니다. 허트8(Hut 8),

하이브(Hive),

마라톤(Marathon),

사이퍼 마이닝(CIFR) 같은 다른 채굴 기업들도 AI 인프라로 눈을 돌리고 있고, 그로 인해 주가도 오르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비트코인 채굴 수익은 가격과 전기요금에 따라 크게 출렁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AI 연산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채굴 기업들은 이미 값싼 전력을 장기간 확보해 놓고 있고, 대규모 서버 운영 경험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니 AI로 전환하는 게 합리적인 생존 전략이 되는 것이죠.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닙니다.

첫째, GPU가 제때 도착하지 않거나 데이터센터 확장이 지연될 경우 목표 달성에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둘째, 6억 7천만 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재무적 부담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셋째, 5억 달러 매출 목표는 아직 계약으로 확정된 게 아니라 추정치라서 실제 수익이 예상보다 낮을 수 있죠.

넷째, 기존 비트코인 채굴 사업과 AI 사업을 동시에 확장하면서 균형을 잡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오역하자면, 불과 몇 달 전인 8월에 1억 9천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던 IREN이, 이제는 6억 7천만 달러를 추가로 집행하면서 AI 인프라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만약 목표대로 GPU를 들여오고, 고객사와 대규모 계약을 맺어 5억 달러 매출을 달성한다면 아이렌은 독립적인 AI 인프라 제공업체로서 존재감을 확실히 굳힐 수 있죠.

지금은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며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1년에서 1년 반 동안 실제 실행력이 입증될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일봉 5일선을 뚫기 전까지는 상승세가 어디까지 오를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훨씬 더 오르더라도 이상할 게 없고, 주가가 고꾸라지더라도 이상할 게 없습니다. 5일선과의 거리가 상당하기 때문에 신규 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니, 리스크 판단하시면서 투자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