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9월 베이징 차오양구의 직장인 왕 모 씨는 로보택시를 타고 퇴근하는 도중 아내와 통화하며 저녁 메뉴를 상의했다. 퇴근하자 주방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출장을 다녀온 아내는 드론 택시로 집에 도착했다. 부부는 저녁을 먹은 뒤 다음날 스케줄을 인공지능(AI) 비서로부터 전달 받고 휴식을 취하다 잠자리에 들었다.

  •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가 18일 ‘화웨이 커넥트’ 행사를 통해 발간한 ‘지능세계 2035’ 보고서에서 그린 10년 뒤 미래 사회의 모습

  • 화웨이는 이날 발표를 통해 2035년까지 ‘범용인공지능(AGI)’이 기술 발전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예고

  • AGI는 특정한 조건에서만 작업하는 기존 AI와 달리 모든 상황에 두루 적용할 수 있는 AI를 말함

  • 지금은 입력 값과 반복 학습에 따라 AI가 정해진 작업만 하지만 AGI는 스스로 판단해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도 할 수 있게 됨.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미래가 현실이 되는 셈

약국에서 일하는 모습을 구현하 휴머노이드 로봇, 서울경제신문


  • 중국 기술 굴기 첨병 역할을 맡고 있는 화웨이가 전망한 ‘AI 미래 보고서’는 사실상 주요 기술과 산업별로 실현 가능한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평가

  • 보고서는 ‘AI 에이전트(비서)’가 향후 10년간 인류의 가장 중요한 협력 파트너가 될 것으로 예상. 현재 개별적으로 작동하는 모바일 앱과 달리 AI 비서는 간단한 명령만으로 여러 서비스를 연결해 복잡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음

  • 보고서는 10년 뒤 전 세계 약 90억 명의 인구가 9000억 개의 AI 비서와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

  • 산업별로 제시된 다양한 미래상은 현재의 기술 수준이 엄청난 속도로 업그레이드될 것임을 예고

  • 자율주행 분야의 경우 현재 도심에서는 L2(부분 자동화), 고속도로에서는 L3(조건부 자율주행)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2030년 L4(고도 자율주행)를 거쳐 2035년에는 ‘완전 자율주행’으로 불리는 L5 단계의 양산이 가능할 것

  • 로보택시가 일반화되면서 자율주행이 가능해진 자동차는 교통수단을 넘어 ‘제3의 생활 공간’으로 자리잡게 됨. 로봇의 경우 2030년 ‘챗GPT 모멘트’ 수준의 혁신적인 전환점을 맞이한 뒤 폭발적인 성장이 점쳐짐. 2035년이 되면 중국 가정의 90% 이상에 로봇(단순 로봇 기기 포함)이 보급되고 가격도 1만 달러 미만으로 저렴해질 것으로 전망

  • 특히 중산층 이상의 경제력을 가진 중국 가정 10%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필수품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

  • 중국이 속도를 내고 있는 저공경제(1000m 이하 고도에서 유인 주행 또는 무인 주행 항공기 중심로 이뤄지는 경제활동)도 지금처럼 정해진 항로에서 운항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유롭게 항로를 이동하며 개인 소비자들을 실어나를 것으로 관측

  • 가정용 개인 비행기 소유라는 꿈이 현실이 되면서 도심 교통은 지상과 공중이 결합된 3차원 입체 시대에 진입한다는 청사진이 제시

  • 물류 분야에도 940만 대의 배송 로봇이 투입돼 대대적인 혁신이 이뤄짐. 지능형 창고 시스템으로 작업 효율은 3~5배 향상되고 주문 처리 속도는 400% 증가하며 처리 비용은 60% 감소되고 창고 공간 활용률도 50% 향상될 것으로 전망

  • 제조업에서는 노동생산성이 60% 향상되고 생산 비용은 40%나 절감될 것으로 전망

  • 교육 분야에서는 10억 개의 AI 학습 도우미가 배치되고 5000만 개의 AI 가상 교사를 운영한다는 목표를 제시

  • 교실의 80%는 ‘스마트 트윈 교실’로 전환되고 교사 업무의 20~40%는 AI가 분담

  • 이를 통해 학생별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진다는 설명

  • 의료 분야는 만성 질환의 80%를 사전 예방하고 65세 이상 인구 11억 명 중 60%에 AI 간병을 적용할 방침

  • 건강 관리는 ‘태어날 때부터 건강을 아는’ 단계로 진입

  • 태어나자마자 유전자 염기서열과 임신 중 모자 환경과 가족 병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걸릴 가능성이 있는 주요 질병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음. 이를 기반으로 건강 관리를 함으로써 건강하게 오래 사는, 인류의 오랜 꿈을 실현하는 것

  • 컴퓨터과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상을 수상했던 요세프 시파키스는 “이 보고서는 AI와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이 어떻게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고 인류와 사회에 어떤 혜택을 줄 것인지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음

중국 국무원의 AI플러스 로드맵


  • 지난 8월 26일 중국 국무원은 AI플러스 로드맵 제시

  • 2027년까지 차세대 스마트 단말기와 AI 지능체 보급률을 70% 이상으로 확대하고 2030년께 보급률 90%를 거쳐 2035년까지 스마트 경제·사회 발전의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는 것이 목표

<시사점>

2025년 9월 화웨이는 인텔리전트 월드 2035 보고서에서 10대 기술 트렌드를 발표했습니다.

  1. 인공일반지능(AGI)과 기술 특이점: AGI가 변혁의 가장 큰 동력이 되며, AI와 현실 세계의 통합으로 기술 특이점이 도래할 것

  2. AI 에이전트의 역할 확대: 대규모 모델이 성장함에 따라 AI 에이전트가 단순 실행 도구를 넘어 의사결정 파트너로 진화하며 산업 전반에 혁신을 가져올 것

  3. 인간-AI 협업 프로그래밍: 인간은 상위 설계와 창의적 사고에 집중하고, AI는 반복적인 코딩 작업을 처리하며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을 재구성할 것

  4. 자연어 및 멀티모달 인터페이스: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에서 자연어 및 다양한 감각을 활용하는 멀티모달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상호작용 방식이 변화

  5. AI 에이전트 기반 서비스 노드: 모바일 앱이 고립된 기능 단위에서 벗어나 AI 에이전트에 의해 구동되는 서비스 노드로 전환

  6. 자율주행차의 제3의 공간화: 월드 모델 등 핵심 기술 발전으로 레벨4 이상의 자율주행차가 이동형 제3의 공간 역할

  7. 지능형 로봇의 확산: 센서와 AI가 결합된 로봇이 가정과 일터에서 위험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하며 생산성과 안전을 제고고

  8. 클라우드 AI 기반 창의성 증강: 클라우드 AI가 과학 실험, 혁신, 예술의 진입 장벽을 낮춰 창의적 잠재력을 극대화

  9.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AI와 데이터 분석으로 기업-고객 간 의사소통이 원활해지고 언어 장벽이 사라짐짐

  10. 지능형 제조의 확산: 데이터 기반 자동화와 지능형 로봇이 제조 공정을 혁신하여 생산성과 효율을 극대화

화웨이는 보고서에서 미래사회에 대한 모습을 다음과 같이 조망했습니다.

1. 일상 속 AI 및 에이전트의 존재감 증가

  • 모든 사람이 여러 개의 AI 비서와 연결됨 → 예: 일정관리, 건강관리, 교육, 집안 기기 제어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AI 비서(agent)가 필수 동반자로 작용할 가능성 높음

  • AI 에이전트들은 단순 명령 수행을 넘어, 사용자의 습관, 맥락(context), 환경(environment)을 파악하여 능동적으로 의사결정 조언(decision-support)을 하거나 제안을 함

2. 컴퓨팅 인프라의 폭발적 성장 & 변화

  • 엄청나게 증대된 컴퓨팅 파워가 필요 → 데이터 센터, 엣지(Edge) 컴퓨팅, 분산 AI, 고성능 메모리 기술(HBM 등)의 발전

  • 새 아키텍처(conventional vs 비-폰 노이만) 및 새로운 계산 패러다임 (예: 뉴로모픽 컴퓨팅, 양자컴퓨팅 등)의 가능성 확대

3. 산업 및 경제구조의 재편

  • 제조업, 물류, 에너지, 금융, 교육, 의료 등 전 산업에서 AI 및 자동화가 깊이 침투 → 생산성 증가, 비용 절감, 운영 효율성 상승

  • 배송로봇 940만대 운영

  • 중소기업(SME)의 지능화 도약: AI 도구와 솔루션이 더 접근 가능해지고, AI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중요해짐. Huawei도 “SME Intelligence Solutions” 출시 등으로 이 흐름을 본격화하고 있음

4. 주거 및 생활 공간 변화

  • 집(home)이 더 지능적인 공간으로 변화: 로봇, 자동화된 기기, 감지(sensing)·안전(security) 기능 강화됨.

  • 사생활, 프라이버시/privacy, 보안(security)의 문제가 부각됨 → 기술적·제도적 대응 필요. 보고서에서도 보안 관련 네트워크 구조 및 ‘zero-trust security’ 등의 개념이 중요하게 다뤄짐

5. 교통 및 모빌리티 혁신

  • 완전 자율주행(L5) 자동차의 상용화

  • Urban Air Mobility (도심 항공 모빌리티): 저공 드론, 무인 항공 이동수단 등이 일반화될 가능성 있음.

  • 차량이 단순 이동 수단을 넘어 생활 공간(living space)의 일부로 자리잡는 변화

6. 보건 및 의료의 전환

  • 예방(prevention) 중심의 의료: 건강상태를 지속 감시하고, 위험 요인을 조기에 탐지하여 개입함 : 만성질환의 80% 사전 예방 가능

  • AI 기반 가상 의료 서비스, AI 진단 도구 등이 일상화됨.

  • 의료 접근성(accessibility)의 격차가 줄어들 가능성, 단 기술 인프라 및 규제, 신뢰성(trust)의 확보가 중요

  • 65세 이상의 60%에 AI간병 적용

7. 교육의 개인화 및 지능화

  • 학생 맞춤형 학습, AI 가상교사, 스마트 교실 환경의 확장 : AI학습 도우미 10억 개, AI 가정교사 5000만개 도입

  • 교사 역할 변화: 반복적이고 관리적 업무 일부가 AI로 대체됨 → 더 창의적이고 상호작용 중심의 역할 강조

  •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의 문제: 인프라, 교육 자원, 접근성 차이 있는 지역은 뒷처질 위험

8. 윤리·거버넌스·정책의 중요성 부각

  • AI의 사회적 영향 (프라이버시, 편향(bias), 공정성(fairness), 책임성(accountability)) 문제가 더욱 중요해짐

  • “AI for Good”, “AI for All” 등 포용적이고 윤리적인 원칙들이 제도화될 가능성

  • 국제 경쟁 및 규제 경쟁도 심화: 각국의 AI 전략, 데이터 규제, 보안 정책, 인프라 투자 등이 국가 간 경쟁 요소가 될 것

9. 에너지·환경 측면에서의 부담과 해법

  • 대량의 컴퓨팅 파워 및 AI 운영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 증가 → 에너지 효율 기술, 저전력 AI, 신재생 에너지의 통합, 데이터센터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강화 필요

  • AI 및 데이터 중심 사회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제어 대상이 될 것

  •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가 화석에너지의 발전량을 초과

10. 새로운 경제 기회 & 도전

  •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등장: 데이터 중심의 서비스, 구독(subscription) 기반 모델, AI 기반 컨설팅 및 자동화 서비스 등

  • 노동시장 변화: 일부 직무 자동화, AI 도구 활용 증가 → 기술 숙련(skilling)의 필요성, 직업 재교육(reskilling)의 중요성

  • 불평등(deep divides): AI 혜택을 받는 사람/지역 vs 받지 못하는 사람/지역 간 격차 가능성

화웨이의 보고서를 보고 있자면 향후 미래사회는 AI사회라고 정의할 수 있으며, AI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데이터센터와 전력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은 원전과 신재생에너지의 조화로운 발전이 필요한 국가 중 하나입니다.

인공지능과 데이터가 주도할 미래 한국 사회는 상상 이상의 전력을 필요로 합니다. AI 데이터센터, 자율주행차, 지능형 로봇, 초고속 통신망이 생활 구석구석에 뿌리내릴수록 에너지 소비는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 에너지 정책은 더 이상 환경과 경제 중 하나를 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국가 존망을 좌우할 미래 경쟁력의 토대가 되고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둘러싼 이념적 대립을 넘어서야 합니다. 원전은 탄소 배출이 거의 없으면서도 안정적인 기저 전력을 제공합니다. 신재생은 장기적으로 지구 환경을 지키는 친환경 해법이지만, 간헐성과 계통 안정성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어느 한 쪽만으로는 미래 사회의 전력 수요와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한국은 원전과 신재생에너지의 조화로운 에너지 믹스”를 국가 전략으로 삼아야 합니다. 원전은 안정적이고 값싼 전력을 책임지고, 신재생은 점차 비중을 확대하며 탄소중립을 향한 흐름을 주도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에너지 저장장치(ESS)와 스마트 그리드 같은 기술 혁신을 접목한다면, 두 축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상쇄할 수 있습니다.

세계는 이미 이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프랑스, 일본은 원전을 기저로 삼으면서 재생에너지 투자를 늘리고 있고, 미국도 원전과 태양광·풍력의 병행을 통해 탄소중립 달성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한국만이 진영 논리에 갇혀 원전이냐, 신재생에너지냐 하는 소모적 논쟁을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미래사회는 더 많은 전기를, 더 깨끗한 전기를 요구합니다. 원전과 신재생을 조화롭게 발전시키는 전략만이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길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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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newspaper/011/0004534847?date=2025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