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9일 크립토 뉴스입니다.

도지코인과 XRP 같은 대표 알트코인이 드디어 미국 금융시장에 ETF라는 형태로 등장했습니다. 동시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크립토 ETF의 승인 절차를 크게 단축하면서 수십 개의 신규 상품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길을 열었죠.

혹시 ETF가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설명드리면, ETF는 개별 자산을 직접 사지 않고도 투자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투자자는 ETF의 주식을 사고팔고, 그 펀드는 실제 자산을 대신 관리해주는 방식이죠. 즉, 복잡한 지갑이나 거래소 사용법을 몰라도 누구나 크립토에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첫 도지코인과 XRP ETF의 등장

목요일, REX Shares와 Osprey Funds가 역사적인 두 가지 상품을 동시에 내놨습니다. 바로 미국 최초의 스팟 도지코인 ETF인 DOJE, 그리고 미국 최초의 스팟 XRP ETF인 XRPR입니다.

도지코인은 원래 장난처럼 만들어졌던 ‘밈 코인’인데요, 이제는 월가의 규제된 금융상품으로 자리 잡은 겁니다. XRP 역시 오랫동안 SEC와 법적 분쟁을 이어왔는데, 이번 ETF 승인은 큰 상징성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이들 ETF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등록됐습니다. 지금까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는 1933 증권법에 따라 출시됐지만, 도지코인과 XRP ETF는 1940년 투자회사법(이른바 ’40 Act) 아래 등록됐습니다.

1933 증권법을 통한 ETF는 일반적으로 유동성이 높고 거래가 활발하지만, 승인 절차가 까다롭습니다. 반대로 1940 투자회사법은 규제가 더 엄격해 단기적으로 거래량이 제한될 수 있지만, 투자자 보호 장치가 더 강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결국 REX-Osprey는 더 빠른 승인을 위해 ’40 Act 경로를 택한 것이고, 이는 “퍼스트 무버”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됩니다.


SEC, 크립토 ETF 승인 절차를 대폭 단축하다

아마 이번 주 가장 큰 뉴스는 이 소식일지도 모릅니다. SEC가 수요일 밤 늦게 신규 상장 기준을 승인하면서 크립토 ETF가 시장에 나오는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졌습니다.

이제 기존에는 최대 240일 걸리던 심사가 최단 75일 만에 끝날 수 있게 된 겁니다. 나스닥, 뉴욕증권거래소 아르카, Cboe 같은 주요 거래소들은 앞으로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ETF라면 별도의 복잡한 절차 없이 바로 상장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 요건 중 하나는 해당 암호화폐에 대해 규제된 선물 상품이 최소 6개월 이상 거래돼야 한다는 점인데요, 이미 코인베이스 파생상품 거래소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뿐만 아니라 라이트코인, 도지코인, 솔라나, 카르다노, XRP 등 다양한 코인의 선물이 상장돼 있습니다.

블룸버그의 ETF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는 과거 주식과 채권 ETF에서 비슷한 제도가 도입됐을 때 신규 상장이 세 배로 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1년 안에 100개 이상의 크립토 ETF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또한 SEC는 이번에 그레이스케일의 디지털 대형주 펀드(GDLC)도 ETF로 전환하는 것을 승인했습니다.

이 상품은 미국 최초의 멀티 암호화폐 ETF로,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XRP, 솔라나(SOL), 카르다노(ADA)에 동시에 투자할 수 있게 해줍니다. 즉, 투자자가 일일이 개별 코인을 사거나 ETF를 따로 고를 필요 없이, 하나의 상품으로 주요 코인을 묶어서 보유할 수 있는 거죠.

GDLC는 이미 약 10억 달러에 가까운 자산을 운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ETF 전환은 유동성과 접근성을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SEC가 이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만 머무르지 않고 더 다양한 자산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트럼프 주니어와 도지코인 재무 전략

이번 주에는 기업 차원에서의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나스닥 상장사인 Thumzup Media가 750만 도지코인, 약 200만 달러어치를 매입했다고 발표한 겁니다.

이 회사는 올해 1월부터 비트코인으로 시작한 크립토 재무 전략을 확대하고 있는데요, 이사회는 최대 2억 5천만 달러까지 암호화폐를 보유할 수 있도록 승인했습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이 회사의 주요 주주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라는 사실인데, 35만 주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TZUP 주가가 약 3.5 달러 정도 되니까, 약 122만 5천 달러 규모의 지분이네요.

게다가 단순 보유에 그치지 않고 연말까지 3,500대의 도지코인 채굴기를 가동할 계획도 밝혔습니다. 상장 기업이 도지코인을 직접 채굴까지 하겠다고 나선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예측 시장의 부상: 금리 정책에서 유명인 루머까지

또 다른 흥미로운 소식은 예측 시장입니다. 예측 시장은 말 그대로 사람들이 미래 사건의 결과에 돈을 거는 플랫폼인데요,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부터 기업 실적 발표, 심지어 유명인의 사생활 루머까지 거래 대상으로 삼습니다.

현재는 Polymarket과 Kalshi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벌써 매달 수십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분석가들은 블록체인 기술(거래 인프라), 인공지능(예측 분석), 뉴스 플랫폼(수요 창출)이 결합하면서 예측 시장이 빠르게 주류화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놀랍게도 로빈후드, 코인베이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같은 대형 증권사들도 이 시장에 진출하고 있어, 앞으로는 스포츠 베팅 앱만큼 일상적인 금융 서비스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코인베이스, 최대 10% 수익률의 USDC 온체인 렌딩 출시

마지막으로, 코인베이스는 USDC 온체인 렌딩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사용자가 보유한 USDC(달러에 1:1로 고정된 스테이블코인)를 예치하면 최대 10.8%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게 해줍니다.

온체인 렌딩은 탈중앙화 금융(DeFi) 방식으로, 스마트 컨트랙트(자동 실행되는 블록체인 코드)를 통해 여러 대출 풀에 자금을 배분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코인베이스는 이 복잡한 과정을 사용자 친화적으로 단순화해 앱에서 버튼 몇 번만 누르면 바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코인베이스는 이미 "USDC 리워드"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는 약 4% 정도의 이자를 제공했습니다. 이번 온체인 렌딩은 그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셈입니다. 현재 미국(뉴욕 제외), 홍콩, 아랍에미리트, 대만, 한국 등 여러 지역에서 순차적으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번 주의 일련의 변화는 크립토 업계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습니다. 도지코인과 XRP ETF는 당장 수십억 달러를 끌어들이지 못하더라도, 한때 농담이나 논란으로 치부되던 코인들이 제도권 금융상품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SEC의 승인 절차 단축은 앞으로 수많은 신규 ETF가 빠르게 시장에 들어올 수 있다는 뜻이고, 그레이스케일의 멀티 ETF는 기관 투자자들에게 더 넓은 포트폴리오 선택지를 제공하게 될 겁니다. 동시에 기업들이 도지코인을 공식 재무 전략에 포함시키고, 코인베이스 같은 거래소가 일반 투자자들을 DeFi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는 모습은 크립토가 이제 금융 생태계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죠.

과연 도지코인과 XRP ETF가 장기적으로 실제 투자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을까요, 아니면 상징적인 의미에 그칠까요? SEC의 승인 절차 단축은 과연 100개 이상의 ETF가 쏟아지는 결과로 이어질까요? 예측 시장은 정말 주류 금융 서비스로 자리 잡을까요, 아니면 여전히 가십과 소문에 기대는 주변적 시장으로 남게 될까요? 마지막으로, 10% 수익률을 내세운 코인베이스의 온체인 렌딩을 일반 투자자들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