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8일 크립토 뉴스입니다.
암호화폐 시장은 늘 예기치 못한 사건들로 가득합니다. 이번 컨텐츠에서는 또다른 비트코인 고래 지갑의 움직임, 기업들의 새로운 재무 전략, 그리고 충격적인 암호화폐 사기 판결까지 다양한 이슈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1년 만에 깨어난 비트코인 고래
가장 큰 화제가 된 소식은 11년 넘게 움직이지 않던 고래 지갑에서 비트코인 이체가 발생했다는 소식입니다. 요즘 비슷한 사례가 빈번이 등장하고 있죠. 무려 1,000 BTC가 이체됐고 현재 시세로 약 1억 1,600만 달러 규모인데요. 2014년 1월 처음 코인을 받았을 당시에는 84만 7천 달러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불과 10여 년 만에 136배 이상 오른 셈입니다.
이 고래는 자산을 한 지갑에 그대로 두지 않고, 네 개의 새 주소로 나누어 옮겼습니다. 누구의 소유인지, 왜 지금 움직였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오랜 시간 시장을 지켜온 이른바 ‘OG(오리지널) 고래’의 움직임은 시장에 긴장감을 불어넣습니다. 마치 금을 대량으로 보관하던 창고에서 갑자기 시장에 금을 쏟아내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실 이번 사례가 처음은 아닙니다. 불과 지난주에도 13년 동안 잠자고 있던 445 BTC 지갑이 움직였고, 지난 7월에는 ‘사토시 시대’라 불리는 초기 보유자가 무려 8만 BTC, 당시 시가로 약 90억 달러어치를 매도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이 중요한 이유가 있는데, 초기 보유자들은 이미 엄청난 수익을 거두었기 때문에, 만약 그들이 매도에 나선다면 단기적으로 시장에 큰 매도 압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죠. 다만 모든 이동이 매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안상의 이유나 단순한 자산 재배치를 위한 경우도 많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런 오래된 지갑의 등장은 비트코인이 얼마나 역사가 짧은 자산인지 다시 보여준다는 겁니다. 10년 전 몇 백 달러였던 코인이 이제는 수억 달러의 자산이 된 것이고, 그 자산이 언제든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이 시장을 긴장하게 만드는 거죠.
비보파워의 XRP 전략
한편, 오래된 투자자들이 자산을 움직이는 가운데 새로운 시도를 하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출발한 비보파워(VivoPower)는 이례적인 ‘XRP 재무 전략’을 공개했는데요.
구체적으로, 자회사인 케어렛 디지털은 채굴한 비트코인(BTC), 라이트코인(LTC), 도지코인(DOGE)을 직접 XRP로 교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하면 사실상 시장가보다 65% 저렴하게 XRP를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리플(XRP의 발행사) 비상장 주식 1억 달러 규모를 매입할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이 주식 가치를 XRP로 환산하면 토큰당 약 0.47달러 수준인데, 이는 현재 시장 가격보다 훨씬 낮습니다. 다시 말해 간접적인 방식으로도 저렴하게 XRP에 투자하는 셈이죠.
이 전략에는 사우디 왕족인 압둘아지즈 빈 투르키 빈 탈랄 알사우드 왕자와 리플 베테랑 애덤 트레이드먼 같은 굵직한 인물들이 참여해 무게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야 실제 효과를 확인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기업들이 가상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얼마나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는지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가 지지부진한 비트코인 보유 기업들
모든 기업이 성공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리서치 업체 K33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보유한 상장사 중 4분의 1은 현재 자산 가치보다 낮은 시가총액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 보유 중인 비트코인 가치보다 주식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 가치가 더 낮다는 뜻입니다.
이런 상황은 자금을 조달하는 데 큰 제약이 됩니다. 보통 이런 기업들은 주식을 추가 발행해 자금을 모으고 그 돈으로 비트코인을 더 사들이는데요. 기업 가치가 낮게 평가되면 주주 입장에서 메리트가 없어지고, 자연히 추가 매입 여력이 떨어지는 겁니다.
실제로 9월 기준 재무 기업들의 일일 평균 비트코인 매수 규모는 1,428 BTC로, 올해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나카(NAKA)라는 종목으로 거래되는 KindlyMD는 시장가 대비 보유자산 가치 배율이 75에서 0.7로 급락했습니다. 세믈러 사이언티픽, 스마터웹 같은 기업들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습니다.
심지어 대표적 비트코인 보유 기업으로 꼽히는 스트래티지도 프리미엄이 1.26까지 떨어지며 2024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서 ‘프리미엄’이란 해당 기업의 주가가 보유 비트코인 가치보다 얼마나 높은가를 나타내는 지표인데요. 프리미엄이 줄어든다는 것은 기업을 통한 수요가 약화되고, 대신 ETF나 개인 투자자의 직접 매수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포워드 인더스트리의 솔라나 대규모 투자
또 하나 주목할 뉴스는 포워드 인더스트리의 대형 투자 계획입니다. 이 회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40억 달러 규모의 ATM 증자를 신청했는데요. 점진적으로 신주를 발행해 솔라나(SOL)를 더 사들이겠다는 전략입니다.
사실 이 회사는 이미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불과 며칠 전 갤럭시, 점프, 멀티코인 등이 주도한 16억 5천만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를 성사시켰고, 이를 통해 682만 개의 솔라나를 매입했습니다.
포워드 인더스트리의 카일 사마니 회장은 ATM 방식이 필요할 때마다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다소 부정적이었습니다. 발표 직후 주가가 10% 이상 떨어져 33.51달러에 마감했고, 솔라나 가격도 소폭 하락해 234.5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FOMC 이후 분위기가 살아나서 다시 반등을 한 모습이네요.
아무튼 이 사례는 가상자산 재무 전략의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솔라나는 빠른 거래 속도와 낮은 수수료 덕분에 많은 관심을 받지만, 수십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기 위해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전략은 상당히 대담한 도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덴버 목사 부부, 330만 달러 암호화폐 사기 판결
마지막으로 미국 덴버에서 충격적인 판결이 나왔습니다. 엘리 레갈라도라는 목사와 아내 케이틀린은 INDX코인이라는 가상화폐 사기 사건으로 330만 달러 규모의 민사 책임을 인정받았습니다.
이들은 300명이 넘는 기독교 신자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한 뒤, 그 돈을 집 리모델링, 해외 여행, 명품 보석, 레인지로버 등 개인적 소비에 사용했습니다. 법정에서 “신이 그렇게 하라고 말씀하셨다”는 발언까지 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콜로라도 금융 규제당국은 이들이 종교적 신뢰를 악용했다고 지적했고, 담당 위원인 텅 찬은 이들을 “21세기의 거짓 예언자”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신앙 공동체를 겨냥한 가상화폐 사기가 얼마나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오늘도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여러가지 움직임이 보이고 있는데요. 한쪽에서는 10년 넘게 묵혀 있던 비트코인 고래들이 움직이며 시장을 긴장시켰고, 다른 한쪽에서는 비보파워와 포워드 인더스트리 같은 기업들이 과감한 방식으로 XRP와 솔라나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습니다.
과거에 묻어두었던 자산이 움직이고, 또 다른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베팅을 감행하는 가운데, 이 시장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분명히 역동적입니다. 기회로 볼지 위험으로 볼지는 각자의 관점에 달려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