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습니다.
이번 인하는 올해 들어 첫 금리 조정이자, 작년 12월 이후 약 9개월 만의 조치입니다.

최근 고용 지표가 악화되면서 경기 부양 필요성이 커진 것이 배경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지난 8월 비농업 일자리는 2만 2000개 증가에 그쳤고, 작년 고용 통계도 수정되면서 91만 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물가 상황은 여전히 불안합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지만, 연준은 물가보다 고용 문제를 더 시급하게 판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미 지난달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고용 악화를 이유로 정책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인하가 어느 정도 예상됐던 분위기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금리를 대폭 내리라고 압박했지만, 결국 연준은 0.25%포인트 소폭 인하를 선택했습니다.
다만 이번 조치로 연준이 본격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결정이 연준의 고민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물가 안정과 고용 유지라는 두 가지 목표가 충돌할 때, 연준은 결국 고용 쪽에 더 무게를 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선택이 단기적으로는 경기 하방 위험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양날의 검’처럼 작용할 수 있습니다.
자칫 물가가 다시 불안정해진다면 연준의 신뢰도 흔들릴 수 있고, 시장의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질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우려되는 점은 정치적 압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연준의 독립성은 시험대에 오르게 됩니다.
만약 시장이 연준의 결정을 ‘경제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로 보기 시작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리스크일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금리 인하는 경기 부양을 위한 첫걸음이자, 동시에 연준의 향후 행보를 가늠하게 할 중요한 신호탄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한두 차례 결정이 미국 경제뿐 아니라 전 세계 금융 시장의 방향을 크게 좌우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