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발표를 앞두고 잠잠한 시장

2025년 9월 17일 크립토 뉴스입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이번 주 내내 큰 변동 없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시장은 모두 내일 열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발표를 기다리고 있죠. 현재 0.25%포인트 인하가 가장 확실하게 반영돼 있고,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낮습니다.

금리 결정은 암호화폐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돈을 빌리기 쉬워지고 위험자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어나지만,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려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이번 발표에서 연준이 비둘기파적인 톤을 유지한다면 시장은 단기 상승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신중한 메시지를 던진다면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습니다.


구글의 새로운 도전: AI 에이전트 결제 프로토콜

오늘의 가장 큰 뉴스는 구글의 발표입니다. 구글은 AI 에이전트 간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오픈소스 결제 프로토콜을 공개했습니다. AI 에이전트란 사람 대신 쇼핑을 하거나 예약을 하고, 사무 업무를 처리하는 자동화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특히 이번 프로토콜은 카드 네트워크와 더불어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동시에 지원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스테이블코인이란 말 그대로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인데요, 대부분 달러와 1대1로 가치가 고정돼 있어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크게 오르락내리락하지 않습니다.

구글의 새로운 시스템은 사용자의 동의를 확인하고, 안전장치를 설정한 뒤 카드나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결제를 정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인데요. 쉽게 말해, 앞으로는 여러분의 디지털 비서가 항공권을 예매할 뿐만 아니라 스테이블코인으로 바로 결제까지 처리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구글 클라우드 웹3 총괄인 제임스 트로만스는 이번 시스템을 “처음부터 전통 카드망과 스테이블코인을 동시에 지원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습니다.

구글이 코인베이스를 비롯해 세일즈포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Etsy 등 60여 개 기업이 함께 참여했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결국 “기존 금융 레일과 암호화폐 레일을 융합해 미래 자동화 경제의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장기 전략을 보여주고 있는 셈입니다.

흥미로운 건, 이 발표와 거의 같은 시기에 이더리움재단이 탈중앙 AI 팀(dAI)을 출범했다는 사실입니다. AI 경제의 금융 기반을 누가 장악할지를 두고 글로벌 기술 기업들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비트와이즈의 연말 코인 랠리 전망

암호화폐 전문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의 CIO 매트 하우건은 이번 주 메모에서 “지금 암호화폐 시장을 지켜보는 건 슈퍼볼 개막전을 보는 것과 같다”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는 9월이 전통적으로 암호화폐 수익률이 가장 낮은 달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연말을 향해 “스펙타클한 랠리”가 올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 배경에는 SEC의 ‘일반 상장 기준(Generic Listing Standards)’ 도입 움직임이 있습니다. 현재는 새로운 암호화폐 ETP(상장지수상품)를 내놓으려면 SEC가 건건이 심사해야 하고, 이 과정이 최대 240일까지 걸립니다. 실제로 첫 비트코인 현물 ETP 신청은 2013년에 있었지만, 승인은 2024년에야 이루어졌죠.

그러나 새로운 기준이 도입되면 조건만 충족하면 75일 만에 자동 승인되는 길이 열립니다. 기준은 CME나 Cboe 같은 미국 선물거래소 상장 여부를 중심으로 할 가능성이 크지만, 코인베이스 파생상품거래소 같은 신생 거래소도 포함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만약 이 제도가 시행된다면, 솔라나, 리플, 체인링크, 카르다노, 아발란체, 폴카닷, 헤데라, 도지코인, 시바이누, 라이트코인, 비트코인캐시 같은 다양한 자산들이 빠르게 ETP 시장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하우건은 이를 “ETPalooza”라고 표현했는데요. ETF 규정이 개편된 2019년에 미국 주식·채권 ETF 상장이 연간 117개에서 370개로 급증했던 사례와 같은 현상이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클린코어(ZONE), 도지코인 추가 매입

뉴욕 증시에 상장된 클린코어 솔루션즈는 최근 1억 개 도지코인을 추가 매입해 보유량을 6억 개 이상으로 늘렸습니다. 이 회사의 목표는 한 달 내 10억 개 확보, 그리고 장기적으로 전체 유통량의 5%를 통제하는 것인데요. 회사 측은 도지코인을 결제, 송금, 토큰화, 그리고 스테이킹형 상품의 기초 자산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클린코어는 1억 7,500만 달러 규모의 사모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고, 판테라 캐피털, GSR, FalconX, Borderless 같은 유명 기관 투자사들과 더불어 일론 머스크의 개인 변호사 알렉스 스피로도 이사회 의장으로 참여하고 있는데요. 클린코어를 강하게 서포트하고 있는 도지코인 재단 디렉터 티모시 스테빙은 “이번 트레저리는 도지코인을 기관 투자자들에게 정식 화폐로 자리 잡게 할 수 있는 중요한 단계”라고 밝혔습니다.

즉, 도지코인이 “밈코인”을 넘어 기관급 자산으로서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9월 초 클린코어가 도지코인 매입을 시작한 이후 도지코인 가격은 25% 이상 상승했는데, 밈코인이 과연 금융 생태계에서 새로운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페이팔, 개인 간 암호화폐 결제 확장

한편 페이팔도 암호화폐 활용을 넓히고 있습니다. 새로운 P2P 결제 기능인 ‘페이팔 링크스(PayPal Links)’를 선보였는데, 이 기능은 개인 간에 일회성 결제 링크를 만들어 보낼 수 있게 해줍니다.

특히 중요한 점은 세금 문제입니다. 미국에서는 일정 금액 이상 암호화폐 거래를 하면 1099-K 세금 신고 의무가 발생하는데요, 이번 기능을 이용한 친구·가족 간 송금은 선물, 비용 정산, 개인 간 이체 등으로 분류돼 신고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그러니까, 송금을 간단하게 처리하면서도 불필요한 세금 신고를 피할 수 있다는 거죠.

또한 기존의 ‘PayPal Me’와 달리 이번에는 송금자가 결제 금액과 메모까지 지정해 링크를 보낼 수 있습니다. 청구된 링크는 10일 내 미수락 시 자동 만료되고, 상대방에게 알림도 보낼 수 있습니다.

페이팔 링크스는 미국에서 먼저 출시된 뒤 영국과 다른 시장으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처음에는 달러 같은 법정화폐로 시작하지만, 곧 비트코인, 이더리움, 그리고 페이팔 자체 스테이블코인 PYUSD로도 확장될 예정입니다.

페이팔은 이미 자체 스테이블코인 PYUSD를 운영 중인데, 이미 시가총액이 13억 달러를 넘어섰고,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Pay with Crypto’ 결제 기능의 기반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번 업데이트는 단순 기능 개선을 넘어, 페이팔이 암호화폐 결제 생태계를 더욱 적극적으로 확장하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미국 비트코인 전략 비축 법안

마지막으로 미국 워싱턴 D.C.에서는 암호화폐 업계 주요 인사들과 정치권이 함께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BITCOIN Act라는 이름의 법안인데요, 미국 정부가 앞으로 5년간 100만 비트코인을 확보해 국가 전략 자산으로 지정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이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확장한 것입니다. 정부가 압류한 비트코인을 매각하지 않고 별도 비축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이번 법안은 이를 공식적으로 제도화하려는 시도입니다. 현재 이 법안은 공화당 중심의 지지 기반을 가지고 있고,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마이클 세일러, 마라톤 디지털의 프레드 틸 CEO 등 업계 거물들이 지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안이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와 상원 은행위원회에 계류 중이며, 아직 청문회 일정조차 잡히지 않은 상태입니다. 결국 민주당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요. 업계 로비 단체 DPN은 이번 법안을 “양당 협력 기회”라고 부르며 민주당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논의 자체가 비트코인을 단순한 투기 자산이 아니라 국가 경제 안보의 일부로 보는 흐름이 점점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암호화폐 시장은 지금 분명한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구글과 페이팔 같은 대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블록체인과 결제 시스템을 결합하는 한편, 비트와이즈가 말한 것처럼 규제 변화는 시장을 한층 넓게 열어줄 수 있습니다. 도지코인도 클린코어의 전략을 통해 기관 자산으로 인정받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내일은 주요 이벤트가 몰려 있는데요. 영국과 유로존이 각각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있고, 유럽중앙은행의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미국 연준의 금리 발표입니다. 한국 시간으로 목요일 새벽 3시, 즉 현지 시간으로 오후 2시에 발표가 나오고, 30분 뒤 기자회견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암호화폐를 포함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여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