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 이슈를 쉽게 풀어드리는, 2025년 9월 12일 크립토 뉴스입니다.
미국 물가 지표, 연준, 그리고 비트코인 가격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 즉 CPI가 시장 예상과 거의 일치했습니다. 전체 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2.9%였고,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3.1%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수치가 왜 중요한 걸까요? 금리 정책 때문입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지나치게 높으면 금리를 올려서 소비와 투자를 억제하려 하고, 반대로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면 금리를 내리며 경기 부양을 시도합니다. 이번 CPI 발표가 “예상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은 연준이 안심하고 금리 인하로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뜻이죠.
실제로 파생상품 시장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은 급격히 높아졌습니다. 이로써 9월 FOMC에서 0.25%포인트 인하가 이루어질 확률은 88%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다만 0.5%포인트라는 ‘빅컷’ 가능성은 크게 줄어든 상태입니다. 즉, 연준이 무리한 전환보다는 점진적이고 신중한 완화를 택할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합니다.
결국 CPI는 “연착륙”에 가까운 시그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 데이터를 근거로 “연준이 드디어 긴축을 끝내고 완화로 돌아서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강화하고 있는 거죠. 이는 암호화폐 시장에도 직접적인 호재로 작용합니다. 왜냐하면, 금리가 내려가면 시중에 풀리는 돈이 늘어나고, 그 돈이 위험자산 쪽으로 흘러들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비트코인은 9월 초 들어 11만 달러대 초반을 지키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주는 특히 11만 3천 달러에서 11만 4천 달러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가, 9월 12일 기준으로 11만 5천 달러 위로 오르고 있습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 구간을 ‘상승으로 가는 문턱’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요. 만약 11만 3천 5백 달러 이상에서 확실히 안착한다면 11만 8천 달러, 나아가 12만 달러까지 열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반대로 이 구간을 지키지 못한다면 다시 10만 9천 달러에서 10만 7천 달러 사이의 지지선까지 밀릴 위험도 있습니다.
이런 가격 움직임 뒤에는 뚜렷한 자금 흐름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9월 10일 하루 동안만 비트코인 현물 ETF로 들어온 자금은 7억 5천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더리움 현물 ETF에도 1억 7천만 달러가 유입됐습니다. ETF란 쉽게 말해 일반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손쉽게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에 투자할 수 있게 만든 금융 상품인데요. 이렇게 돈이 ETF로 들어온다는 건 기관과 개인 모두에서 매수세가 살아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자금 유입은 투자자들이 매도보다는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ETF 유입이 중요한 이유는, 시장의 수급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 ETF로 돈이 들어오면 그만큼 실제로 비트코인을 사들여서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수요가 늘어나죠. 이는 자연스럽게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집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옵션 시장에서는 여전히 신중한 기류가 읽힙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단기 옵션에서 하방 위험에 대비하는 수요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당장은 낙관적이지만,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입니다. 쉽게 말해 “상승을 기대하되, 혹시 모를 급락에 대비해 안전장치를 걸어두는” 전략을 쓰고 있는 거죠.
결국 지금 비트코인은 전형적인 ‘조용한 강세장’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폭발적인 랠리보다는 점진적 상승과 조정이 반복되면서 바닥을 단단히 다지는 모습이죠.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 급등을 쫓기보다는 장기적 추세를 확인하며 대응하는 것”이 유리한 구간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13년 만에 깨어난 비트코인 고래
암호화폐 시장에서 ‘고래(Whale)’라고 하면 단순히 큰 손 투자자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이들은 몇 백억, 혹은 몇 천억 원어치의 코인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의 공급과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존재이죠. 그래서 고래의 움직임은 언제나 시장 참여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킵니다.
그런데 지난 9월 11일, 2012년 이후 단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던 고래 지갑이 갑자기 깨어났는데요, 이 지갑에는 약 445 BTC, 우리 돈으로 5천억 원이 넘는 비트코인이 들어 있었는데요. 그중 137 BTC, 즉 약 2천억 원어치를 이동시켰습니다. 이 가운데 132 BTC는 새로운 주소로 옮겼고, 5 BTC는 거래소 크라켄으로 보냈습니다. 일부 현금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되죠.
흥미로운 건 이 지갑이 마지막으로 움직였던 게 2012년 11월이었는데,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12달러 수준이었습니다. 그때 137 BTC의 가치는 5천 달러 정도였지만, 지금은 9천 배 이상 뛴 셈이죠. 2012년은 비트코인이 막 존재감을 드러내던 초기 시절이었기 때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데요. 이 시기에 채굴된 코인은 흔히 ‘사토시 시대(Satoshi-era)’의 자산이라고 불리며, 역사적 가치까지 부여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지갑이 13년 만에 움직였을까요? 그 이유는 아무도 확실히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몇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첫째, 단순히 오래된 보유자가 수익 실현을 위해 일부 매도했을 가능성입니다. 둘째, 상속이나 유산 정리 과정에서 자산 이동이 필요했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7월에도 갤럭시 디지털이 8만 비트코인을 이동시킨 사례가 있었는데, 고객의 ‘유산 정리’와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셋째, 일부 고래들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비트코인 일부를 매도하고 이더리움 같은 다른 자산으로 갈아타기도 합니다. 실제로 최근에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ETH로 바꿔 담는 움직임도 관찰됐습니다.
비트마인의 이더리움 대규모 매집
그 다음은 이더리움 뉴스입니다. 비트마인(BitMine Immersion Technologies)은 최근 몇 년간 암호화폐 업계에서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는 기업인데요. 원래는 채굴 관련 기술과 인프라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왔지만, 이제는 ‘기업 트레저리(자산 보유 전략)’를 통해 시장의 중심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9월 10일, 블록체인 분석업체 온체인 렌즈(Onchain Lens)의 보고에 따르면 비트마인은 단 하루 만에 4만 6,255개의 이더리움(ETH)을 추가로 매입했습니다. 당시 시가로 약 2억 달러, 우리 돈으로 2천7백억 원이 넘는 규모입니다. 이 자산은 비트고(BitGo)라는 커스터디 업체를 통해 세 개의 지갑 주소에서 비트마인 지갑으로 옮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매입으로 비트마인의 이더리움 보유량은 무려 212만 개를 넘어섰습니다. 가치는 약 93억 달러, 즉 12조 원이 넘습니다. 이 정도면 웬만한 국가 외환보유고와 맞먹는 규모입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비트마인이 장기적으로 전체 이더리움 발행량의 5%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현재 이더리움의 유통량이 약 1억 2천만 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목표는 약 600만 개에 해당합니다.
이번 소식은 주식 시장에도 바로 반영됐습니다. 비트마인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주식(BMNR)은 이날 4% 이상 상승하며 45.6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이는 시장이 비트마인의 공격적인 자산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아발란체의 10억 달러 자금 조달 계획
아발란체도 굵직한 계획을 내놨습니다. 아발란체(Avalanche) 재단은 최근 몇 년간 ‘이더리움 대항마’로 불리며 빠르게 성장해온 블록체인 프로젝트입니다. 아발란체는 거래 속도가 빠르고, 네트워크 수수료가 낮으며, 다양한 서브넷(Subnet)을 통해 확장성이 뛰어난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기술적인 강점만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굳히기가 어렵죠.
그래서 아발란체는 미국 내에서 두 개의 암호화폐 트레저리 회사를 세우기 위해 최대 10억 달러를 조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하나는 나스닥 상장 기업에 5억 달러를 투자하는 형태이고, 다른 하나는 드래곤플라이 캐피털이 후원하는 특수목적회사(SPAC)를 통해 또 다른 5억 달러를 마련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자금의 사용처입니다. 두 회사가 확보한 자금은 결국 아발란체 재단이 보유한 대규모 AVAX 토큰을 ‘할인된 가격’에 매입하는 데 쓰일 예정입니다. 즉, 아발란체 재단은 토큰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고, 동시에 AVAX를 장기적으로 보유할 기업 트레저리 회사를 미국 내에 심어두는 셈이죠. 이는 단순한 자금 유입을 넘어 ‘제도권 안착’을 겨냥한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습니다. AVAX 가격은 단 하루 만에 10% 이상 상승해 29달러를 돌파했습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아발란체의 가격 흐름에 오랜만에 강한 자극제가 된 셈입니다.
이 계획은 최근 암호화폐 업계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기업형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DAT, Digital Asset Treasury)’ 트렌드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즉, 단순히 토큰을 발행하고 블록체인을 운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 상장사나 투자 회사를 트레저리 전용 기업으로 만들어 제도권 금융과 연결하려는 시도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아발란체 네트워크가 이미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토큰화 실험 무대가 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블랙록, 아폴로, 웰링턴자산운용 같은 글로벌 투자사들이 펀드 토큰화를 시험할 때 아발란체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은, 아발란체가 단순한 ‘이더리움 대체재’가 아니라 제도권 자산운용을 위한 실험장이 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스트래티지와 S&P500 편입 불발
하지만 모든 소식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보유하는 것으로 유명한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S&P500 지수 편입을 신청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S&P500은 미국을 대표하는 주가 지수로, 여기에 포함되면 수많은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들이 자동으로 주식을 사들이게 됩니다. 그런데 지수 위원회는 스트래티지가 기준을 충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비트코인 펀드’처럼 운영되는 회사는 위험하다고 판단한 겁니다.
JP모건은 이번 결정을 두고 다른 지수 제공업체들도 비슷한 태도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즉, 단순히 암호화폐를 많이 들고 있는 기업보다는 실제로 운영 수익을 내는 거래소나 채굴업체 쪽으로 자금이 옮겨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JP모건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결정을 “크립토 트레저리에 대한 일종의 경고”라고 평가했습니다. 위원회가 단순히 수치만 본 게 아니라, “회사가 사실상 비트코인 펀드처럼 운영되고 있다”는 구조적 문제를 고려했다는 분석입니다. 이는 다른 지수 제공사들도 비슷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암호화폐 업계에는 분명 부정적 신호입니다.
여기에 더해 투자자 피로감도 누적되고 있습니다. 스트래티지와 같은 기업 모델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기에 크게 주목을 받았지만, 장기적인 성과나 안정성 측면에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제 투자자들은 단순히 비트코인을 많이 보유한 기업보다, 실제로 운영 성과를 내는 거래소, 채굴사, 블록체인 서비스 기업에 더 높은 가치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스트래티지 사례는 크립토 트레저리 기업들에게 냉정한 질문을 던집니다. “비트코인을 많이 들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과연 장기적인 신뢰를 얻을 수 있는가?”라는 것이죠. 제도권 금융은 여전히 이 질문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고, 이번 S&P500 편입 거부는 그 회의론을 제도적으로 확인시켜 준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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