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오늘은 코어위브(CoreWeave) 다뤄봅시다.
현재 클라우드 컴퓨팅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입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처럼 모든 서비스를 다루는 범용 클라우드가 아니라, 코어위브는 오직 인공지능(AI) 인프라에 집중해 차별화를 하고 있죠.
코어위브의 데이터센터와 GPU 서버는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하고 실행하기 위해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코어위브는 AI 기업들에게 필요한 ‘슈퍼컴퓨터’를 임대해 주는 회사입니다. 오픈AI 같은 대형 기업부터 신생 스타트업까지, 지금 전 세계적으로 GPU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코어위브는 이 수요의 한복판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9월 9일, 코어위브는 코어위브 벤처스(CoreWeave Ventures)를 출범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단순히 스타트업에 자금을 투자하는 일반적인 벤처캐피털과는 다릅니다. 코어위브는 투자금뿐 아니라 컴퓨팅 자원을 지분과 교환하는 방식도 도입했는데요, 이를 흔히 ‘컴퓨트-포-에쿼티(compute-for-equity)’라고 부릅니다.
사실 AI 스타트업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개발자의 수가 아니라 엄청난 클라우드 비용입니다. 경쟁력 있는 모델을 학습하려면 수십억 원에 달하는 서버 사용료가 들 수 있죠. 코어위브는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해 줍니다. 스타트업은 초기 자금을 절약하면서도 필요한 컴퓨팅 파워를 확보할 수 있고, 코어위브는 지분을 얻는 동시에 미래의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 전략은 코어위브를 단순한 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라, AI 생태계의 파트너이자 조력자로 자리매김하게 만듭니다. 앞으로 떠오를 차세대 AI 기업들이 코어위브와 함께 시작한다는 것은 곧 장기적인 고객 락인(lock in)을 의미하기도 하죠.
또한 벤처 출범 발표 며칠 전, 코어위브는 오픈파이프(OpenPipe)라는 스타트업을 인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오픈파이프는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 RL) 도구를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강화학습은 AI가 시행착오를 통해 보상과 패널티를 받으며 스스로 성능을 개선해 나가는 학습 방식인데요, 특히 스스로 추론하고 적응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개발에 핵심적인 기술입니다.
오픈파이프의 도구는 이런 RL 과정을 더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여기에 코어위브가 얼마 전 인수한 웨이츠앤드바이시스(Weights & Biases, W&B)라는 기업과 합쳐지면, AI 개발자가 필요로 하는 중요한 워크플로우가 모두 코어위브 생태계 안에서 해결되죠.
W&B는 모델 학습 실험을 추적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해주고, 오픈파이프는 모델을 강화학습으로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그리고 코어위브는 그 모든 과정을 실행할 GPU 인프라를 제공하는 식이니까요.
즉, 코어위브는 수직적 통합(Vertical Integration) 전략을 통해 단순한 인프라 제공업체가 아니라 AI 개발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벤처스와 인수 전략을 함께 놓고 보면 더욱 분명해지죠. 스타트업을 직접 키워내면서, 그들이 반드시 코어위브의 기술 스택을 사용하도록 설계하고 있는 것입니다.
AI 수요 속 코어위브의 위치
좀 더 쉽게 설명을 해볼까요 .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부족한 자원이 바로 GPU입니다. 거대 테크 기업부터 작은 스타트업까지 모두가 GPU를 원하지만 공급은 한정적입니다. 코어위브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든 기업입니다.
범용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는 AWS나 애저와 달리, 코어위브는 AI에 집중하면서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죠. 벤처스는 차세대 스타트업을 초기에 붙잡아 두는 장치이고, 오픈파이프와 W&B 인수는 개발자들의 필수 툴을 확보해 생태계 락인 효과를 강화하는 작용을 합니다.
이 전략은 과거 아마존 AWS가 걸어온 길과도 닮았습니다. 서버 임대에서 출발했지만, 데이터베이스와 AI 서비스까지 스스로 구축하며 고객을 깊이 묶어두었죠. 코어위브 역시 같은 길을 걷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준 실적
코어위브가 이렇게 공격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눈에 띄는 실적이 있습니다. 8월 12일 발표된 2분기 실적에서 매출은 12억 1,3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07% 증가했습니다.
또한 300억 달러 규모의 백로그(이미 계약이 체결된 향후 매출 예정분)도 공개했습니다.
무엇보다 엔비디아의 최신 GPU인 블랙웰(Blackwell)을 세계 최초 수준으로 대규모 배치했다는 점에서 기술적 우위를 과시했습니다.
다만 순이익은 적자였는데요, 빠른 확장을 위해 대규모 차입을 진행한 만큼 이자 비용이 늘어난 탓입니다. 코어위브 경영진은 “수요가 넘쳐나는 지금, 부채를 감수하더라도 확장 속도를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습니다. 벤처 출범과 오픈파이프 인수 발표는 코어위브 주가를 끌어올렸습니다. 여기에 오라클이 대규모 AI 수주 잔고를 공개하면서 AI 인프라 수요가 계속 증가한다는 신호를 주자, 업계 전반에 낙관적인 분위기가 퍼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제 채널에서 최근에 다뤘듯이 현재 AI 인프라 산업 분위기가 매우 뜨거운 상태입니다.
그 결과, 코어위브 주가가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이 고개를 치켜들고 있습니다. 올해 뜨거운 관심 속에 상장한 뒤 아주 무섭게 상승한 뒤로 6월에 187 달러에 최고점을 찍고 그 이후 또 무섭게 조정을 겪고 있었는데요. 125 달러 레벨에서 이동평균선 60일선에서 저항을 받고 있는 모습인데, 저기를 뚫게 되면 다음 타겟은 8월 12일에 찍었던 전고점인 150 달러 레벨이 되겠습니다. 그 다음에는 187 달러 최고점을 다시 노려보게 되겠죠.
투자자들은 코어위브가 단순한 인프라 제공업체에서 벗어나 생태계를 주도하는 회사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다만 엔비디아 블랙웰 GPU가 더 널리 보급되면 코어위브가 지금처럼 높은 가격 책정력을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AWS, 애저, 구글 클라우드 같은 거대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AI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도 코어위브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죠.
어쨌거나 코어위브의 현재 전략은 GPU 부족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지배력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과연 AI 혁명 속에서 생태계를 어떻게 구축해 나갈 것일지 궁금해 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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