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지났습니다. 보통 새 정부의 첫 100일은 향후 국정 운영의 방향과 성과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점으로 평가됩니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는 정책의 신뢰성과 시장 친화적인 기조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자리잡았는지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요소입니다. 이번 100일 동안 금융시장, 기업, 소비자, 글로벌 투자자 모두가 주목한 부분은 바로 주식시장입니다. 증시는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곳이지만, 최근 흐름을 살펴보면 ‘코스피 5000 시대’라는 말이 과장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먼저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정부의 친시장 기조입니다. 李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경제 정책의 초점을 성장과 혁신에 맞췄습니다. 규제 완화와 기업 친화적인 제도 정비, 그리고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한 투자 촉진이 핵심 과제로 제시되었습니다. 특히 금융세제 개편을 통해 개인투자자의 세 부담을 줄이고, 중장기적으로는 자본시장의 매력도를 높이겠다는 메시지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줬습니다. 주식 양도소득세 폐지, 배당소득세 인하와 같은 굵직한 조치들이 투자 심리를 개선했고,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반도체와 2차전지, AI 관련 기업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입니다. 한국 증시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은 정부의 세액공제 확대와 인프라 투자 확대 정책의 수혜를 보고 있습니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회복세에 접어들고, HBM과 차세대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2차전지 기업들은 전기차 보급 확대와 함께 국내외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고 있는데, 정부가 이를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면서 세제 혜택과 금융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AI 관련 기업들 역시 데이터센터, 통신 인프라,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을 중심으로 국가 차원의 지원이 이루어지면서 증시 전반의 기대감을 끌어올렸습니다.


코스피 지수의 흐름을 보면 이 같은 기대가 수치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100일 전과 비교했을 때 지수는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했고, 특히 외국인 순매수세가 뚜렷하게 이어졌습니다. 외국인들은 환율 안정과 정책 신뢰성,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전략적 위치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반도체, 배터리, 디지털 인프라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입지는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이는 글로벌 투자 자금이 한국 증시로 들어오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습니다.


내수 부문에서도 변화가 감지됩니다.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소비 진작 정책을 일부 펼쳤고, 동시에 가계부채 관리와 금융 안정성을 놓치지 않으려는 균형 감각을 보였습니다. 전통적으로 한국 경제에서 가계부채는 가장 큰 리스크 요인 중 하나로 꼽혔지만, 이번 정부는 금융권과 협조해 건전성 강화와 동시에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지 않는 절묘한 정책 조합을 시도했습니다. 이는 중산층과 서민 가계의 부담을 덜어주면서도 내수 회복세를 이끌어내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물론 위험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한국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100일 동안 정부가 보여준 일관된 메시지와 시장 친화적인 정책 기조는 투자자들에게 ‘큰 그림’에 대한 믿음을 주고 있습니다. 과거 한국 증시가 특정 이슈에 따라 쉽게 흔들렸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의 흐름은 정책 신뢰성이 어느 정도 확보된 상황임을 보여줍니다.


‘코스피 5000 시대’라는 표현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이는 한국 경제가 질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고,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확실한 위상을 차지한다는 상징입니다. 지금까지 코스피는 2000, 3000선을 돌파할 때마다 시장의 저항과 기대가 교차했지만, 결국 경제 구조의 변화와 기업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한 단계씩 올라섰습니다. 5000이라는 새로운 숫자는 한국 자본시장이 선진국형 시장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금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지수 급등에 따른 조정이 나타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정책 환경과 산업 성장 동력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반도체, 2차전지, AI 같은 성장 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며, 내수 소비와 서비스 산업의 체질 개선도 점차 가시화될 것입니다. 외국인 자금 유입과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의 장기 투자 확대 역시 코스피 5000 시대를 뒷받침하는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李정부의 100일은 아직 짧은 기간이지만, 증시와 경제 전반에서 보여준 성과는 시장의 기대를 높이기에 충분했습니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국 경제가 흔들림 없는 성장 궤도를 이어가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정책 기조와 산업 구조 변화를 잘 이해하고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한다면, 코스피 5000 시대는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니라 눈앞에 다가온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