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기 흙수저 출신

대기업 맞벌이 부부가 있습니다.

한국 굴지의 대기업에 다니면서

억대연봉을 받고 있지만

살아가기 힘들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를 들어봅시다.



소득기준으로만 보면 주변사람들에게 부자라 조롱받는 나와 와이프는 대기업 맞벌이 부부이다.

작년 내 연봉은 약 1억5천, 와이프는 8천만원 정도를 받았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나름 둘이 노력해서 인서울 4년제 대학을 나와 학자금 대출을 갚아가며 졸업한 끝에 대기업에 취직했고 어느덧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집안 형편으로 인해 하고싶었던 학위 취득과 유학은 생각도 못했고 바로 취업해서 열심히 저축하며 와이프와 결혼하게 되었다.

비슷한 사람끼리 결혼해야 잘 산다는 말에 비슷한 환경에서 살아온 우리는 결혼을 하게 되었고, 비슷하게 매달 양가에 일정 금액 지원을 하고 있다.

우리가 결혼했던 2019년 부동산이 폭등했다.

물론 우리는 집이 없었다.

집안 환경 탓에 집에 대한 열망이 많았던 우리는 결혼 전부터 열심히 청약을 썻지만 당연히 당첨되지 않았다. 아니 당첨되지 못했다.

투기과열지구였던 서울에서는 가점제 외에 청약 자격조차 안됬고, 생애최초 같은 특공은 소득분위에서 탈락이었다.

그나마 가능했던 일부 수도권에서는 높은 경쟁률로 인해 역시나 당첨되지 못했다.

전생에 무슨 잘못을 했기에 운 조차 없는지 우울했다.

하지만 정말 우울했던건 중소기업에 다니는 고등학교 동창이 중소기업특공으로 수도권에 집을 청약받아 4억이 올랐다는 얘기, 보험 영업을 하면서 간간히 살던 친구가 과천에 신혼 특공을 통해 청약받은 집이 10억이 올랐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배가 아파 잠을 잘 수 없었다.

처음으로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너무 배가 아팠지만 내가 할 수 있는건 오피스텔 청약밖에 없었다. 특공을 포함한 모든 청약은 자격조차 안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21년도에 경기도 신도시에 3룸 아파텔 청약에 당첨됬다. 당시만 해도 오피스텔의 인기가 높은 시기라 우리 부부는 뒤늦게 기회가 왔다며 과감히 매입했다. 한동안 자고 일어나면 앞자리가 바뀔만큼 호가가 오르더니 정권이 바뀌고 내가 청약한 오피스텔은 다시 분양가까지 떨어졌다.

다른 아파트도 마찬가지로 일부 떨어졌지만 너무 배가 아팠던 두 친구들의 아파트는 가격이 그대로에 심지어 더 오르기도 했다. 다시 한번 우울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다 아이가 태어났다. 아이를 위한 미래 계획을 세우며 와이프와 나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일을 했고 열심히 아끼며 저축을 해왔다. 기회가 온 듯 했다. 저출산 정책의 일환으로 디딤돌대출의 소득제한을 풀어주고, 청약기회도 늘어난다고 했다. 정책이 시행됬을 때 나는 다시 한번 실망했다.

그 어떤 조건에도 해당되지 못했다. 신혼희망타운, 디딤돌대출 저출산 정책 지원을 위해 생긴 그 어떤 정책도 수혜조건이 되지 못했다. 출산 후 산후 도우미 지원도 받지 못했다. 정치에 관심을 갖던 아니건 간에 정부에서 내가 받을 수 있는 제도는 어디에도 없었다. 하지만 내가 나라에 기여(?) 소비(?) 되는 항목은 많았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소득세 증가 뉴스에서나 떠들던 역차별을 체감했다.

모든 지원 제도의 사각지대, 모든 소비 제도의 타겟.

흑수저로 살아온 우리부부는 오늘도 어떤 제도적 지원없이 중산층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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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맞벌이로 둘이 합쳐

연봉이 무려 2.3억원


다른건 모르겠고,

전 여기서부터 배가 아픈데;;;

사연자는 본인보다 못한

(정확히 표현은 안했지만 애둘러 그런 느낌)

중소기업 다니고, 보험영업이나 하는

친구들은 수도권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서

각 4억원, 10억원 시세차익을 보는게

배가 아파서 잠을 이룰수가 없다네요.


충분히 공감은 됩니다.

분양가가 아무리 비싸지더라도

청약 자체는 로또나 다름이 없지요.

사연자가 한거라곤

학창시절에 공부만 열심히 하고

좋은 대학 나와

굴지의 대기업에 들어가

비슷한 급(?)의 여자 만나

결혼하고, 애 낳고

열심히 산거밖에 없는데

나보다 뒤쳐지는거 같은

친구들(중소기업, 보험사)은

정부혜택을 오롯이 받아

청약에 척척 당첨되니

배알이 꼴릴수 밖에요.

3.

그런데 1가지 의문점이 드는게

왜 청약만 노리는거죠?

둘이 합쳐 연봉이 2억원이 넘으면

저축액도 상당할거고

레버리지(대출)도 본인이 원하는

만큼 충분히 낼 수 있는데

왜 매매를 고려하지 않은거죠?


2019년도에 서울에 모든 아파트

아니 수도권에 있는 어떤 아파트를

샀어도 지금 2배는 다 뛰었을텐데

청약만 고집하니,

한계가 명확했고

그 결과 남들이 꺼리는

아파텔 청약당첨은 되었지만

아파트에 비해 오르기는 커녕

분양가에서 맴돌기만해

더 큰 fomo가 오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었는데요.




본인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애초에 자격이 안되는거에 대해서

불평불만해봐야 절대 바뀌는게 없습니다.

다른 대안을 찾고

투자하세요.

40대의 대기업 맞벌이니깐

아직 기회가 1~2번은

더 남았을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