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불평 중 하나가 바로 배달비 이야기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무료 배달이나 1천 원대 배달비가 흔했는데 이제는 4천 원, 5천 원을 넘는 배달비가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때로는 음식값보다 배달비가 더 비싸게 느껴질 때조차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배달 앱을 열고 주문 버튼을 누릅니다. 배달비 5천 원 시대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요즘, 왜 이렇게 비싸진 배달을 우리는 포기하지 못하는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생활 패턴의 변화입니다. 맞벌이 가구와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요리를 직접 하기보다는 편리하게 시켜 먹는 것이 보편화되었습니다. 장을 보고 조리하고 설거지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배달은 더 이상 사치가 아니라 생활 필수 서비스가 되었습니다. 또 하나는 시간을 돈으로 산다는 인식입니다. 요리에 쓰는 30분, 1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 동안 휴식이나 업무, 육아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배달비를 기꺼이 지불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여기에 배달앱들이 제공하는 각종 혜택과 프로모션도 소비 심리를 자극합니다. 일정 금액 이상 주문하면 배달비를 깎아주거나 멤버십에 가입하면 무료 쿠폰을 주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소비자는 비싸다고 느끼면서도 쿠폰이나 적립 혜택이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하며 결국 주문을 이어갑니다. 최근에는 같은 아파트 단지 주민이나 직장 동료끼리 공동 배달을 통해 배달비를 나누는 새로운 문화도 생겨났습니다.


국내 배달앱 시장을 보면 쿠팡이츠, 배달의민족, 요기요가 대표적인 3강 체제를 이루고 있습니다. 배달비 부담률을 비교해 보면 쿠팡이츠가 가장 높습니다. 최소 주문 금액 기준으로 약 74.5%가 배달비를 지불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반면 배민과 요기요는 각각 약 9.3%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습니다.


각 사의 최근 현황과 매출을 살펴보면 차이가 뚜렷합니다. 배달의민족은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며 2023년 기준 매출이 약 4조 3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 이상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라이더 비용 등 외주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은 약 640억 원으로 8%가량 줄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2025년에는 구독 서비스 ‘배민클럽’을 정식 도입해 이용자에게 배달비 절감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쿠팡이츠는 한때 단건 배달 전략으로 시장을 흔들었지만 비용 구조상 배달비 상승이 불가피했습니다. 대신 쿠팡와우 멤버십을 통한 무제한 무료 배달 전략으로 사용자 충성도를 확보했고, 2025년 들어 매출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7월에는 약 4,163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인식 점유율도 70%를 넘어서며 시장 내 존재감을 강화했습니다. 요기요는 배민과 쿠팡이츠에 비해 다소 밀리지만 여전히 5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개 수수료를 9.7%로 인하하고 무료 배달 영역을 확장하며 반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결국 배달비는 소비자들에게 여전히 불만 요인이지만 편리함과 시간을 절약하는 가치를 생각하면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서비스입니다. 배민은 국내 최대 플랫폼의 안정성과 다양한 서비스로, 쿠팡이츠는 빠른 배달과 멤버십 연계로, 요기요는 수수료 인하와 무료 배달 전략으로 각자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가격 부담 속에서도 여전히 배달을 선택하고 있고, 플랫폼들은 다양한 혜택과 구독 서비스를 통해 그 불만을 완화하려 합니다.


배달비 5천 원 시대는 단순히 물가 상승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 습관과 소비 문화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현상입니다. 앞으로 배달앱 시장은 단순히 비용을 낮추는 경쟁이 아니라 소비자가 납득할 만한 가치를 제공하는 경쟁으로 흘러갈 것입니다. 비싸도 편리함을 포기하지 못하는 우리의 선택, 그리고 이를 붙잡기 위한 플랫폼들의 전략은 앞으로도 계속 진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