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아이렌(IREN) 또 다뤄보겠습니다.

2025년에 가장 주목받는 종목 가운데 하나인데, 불과 반년 사이에 주가가 4배 이상 뛰었습니다.

그런데 9월 8일 미국 증시 장 마감 이후 추가로 10%가 뛰었는데요. 새 CFO 임명과 8월 실적 공개가 있었고, 이어서 장 마감 후에는 네비어스가 마이크로소프트와 174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IREN 주가에도 추가적인 상승 모멘텀이 붙었습니다.

이처럼 자체적인 성장 동력과 업계 전반의 호재가 맞물리면서 IREN 주가가 오른 것인데, 세 가지 이슈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IREN은 어떤 회사인가

그전에, 잠깐 빠르게 다시 리뷰해보겠습니다. IREN은 원래 비트코인 채굴 기업으로 시작했습니다. 고성능 컴퓨터로 암호화 퍼즐을 풀어 비트코인을 얻는 방식인데, 채굴에 필요한 전력이 워낙 크다 보니 환경 부담이 늘 문제로 지적되곤 했습니다. IREN은 이 점을 의식해 재생에너지 기반의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며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회사의 방향이 크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기존에 비트코인 채굴에 쓰이던 전력 인프라와 데이터센터를 그대로 활용해, 이제는 AI 클라우드 서비스로 확장하고 있는 겁니다. 쉽게 말해, 비트코인 보상을 받는 대신 GPU(그래픽처리장치) 연산 능력을 기업 고객에게 임대해 수익을 내는 구조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죠. 이 전략이 성공한다면 IREN은 변동성이 심한 암호화폐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보다 안정적이고 반복적인 매출 모델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CFO 교체: 새로운 재무 책임자

2025년 9월 8일, IREN은 앤서니 루이스를 새로운 CFO로 임명했습니다. 그는 불과 두 달 전 자본시장 담당 임원으로 합류했는데요, 이제는 전통적인 재무 관리뿐 아니라 자본 조달 전략까지 함께 책임지게 되었습니다. 쉽게 말해 회계와 보고, 기획 같은 기본 재무 업무와 동시에, 대규모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을 한 손에서 총괄하게 된 겁니다.

루이스는 호주의 맥쿼리 그룹에서 22년 동안 근무하며 글로벌 자금 조달, 유동성 관리, 규제 대응을 담당했습니다. 특히 공동 재무담당(Co-Treasurer)으로서 전 세계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끌어오고, 회사의 자금 구조를 설계하는 역할을 맡아온 경험이 있습니다. GPU 구매와 데이터센터 확장처럼 막대한 비용이 드는 사업을 추진하는 지금, 이런 경험은 매우 중요한 자산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9월 8일에는 8월 월별 실적도 공개됐습니다. IREN은 8월 한 달 동안 668개의 비트코인을 채굴했습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7,670만 달러에 해당하는데요, 여기서 전력 비용을 뺀 순수 하드웨어 이익은 5,080만 달러였고, 마진율은 66%로 나타났습니다. 비트코인 채굴은 전력 요금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달라지는데, 여름철 전력 단가가 높아진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마진을 유지한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AI 클라우드 부문은 아직 초기 단계라 매출 규모가 크진 않습니다. 8월에는 약 24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는데요, 놀라운 점은 이 부문에서 하드웨어 마진율이 98%에 달했다는 사실입니다. 즉, 전력 비용을 거의 소모하지 않으면서 GPU 임대만으로도 높은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뜻이죠.


AI 인프라 확장: GPU, 자금 조달, 고객 확보

참고로 IREN의 가장 큰 전략적 변화는 바로 AI 인프라 확장입니다. 현재 약 1,900개의 GPU를 운영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를 1만 900개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특히 이 가운데 80% 이상이 엔비디아의 최신 GPU인 블랙웰(Blackwell) 칩으로 채워질 예정입니다. GPU는 AI 학습과 추론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자산이기 때문에, 확보 자체가 경쟁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회사는 2025년 말까지 AI 클라우드 사업에서 연간 2억~2억 5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다만 이는 모든 GPU가 계획대로 도입되고 제때 가동된다는 가정 아래에서 가능한 수치라는 점을 스스로 강조했습니다. 즉, 확정된 계약이 아니라 가능성을 보여주는 ‘시뮬레이션 수치’라는 의미죠.

자금 조달 방식도 흥미롭습니다. IREN은 약 2억 달러 규모의 비희석성(non-dilutive) GPU 금융을 확보했습니다. 이는 신주 발행 없이 자금을 마련했다는 뜻으로, 기존 주주의 지분을 희석시키지 않고 성장 자금을 마련한 것입니다. 또 일부 GPU는 리스 계약을 통해 비용을 분할 상환하는 방식으로 조달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회사가 자본 효율성을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 확보인데요, IREN은 이미 Together AI, Hume, Fluidstack과 같은 기업들이 자사 GPU를 사용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단순히 확장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수요와 매출 연결이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현황

AI 클라우드 확장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반은 결국 데이터센터입니다. IREN은 현재 북미 여러 지역에서 대규모 캠퍼스를 운영하며, 각 사이트마다 단계적으로 GPU를 수용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먼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프린스 조지 캠퍼스에서는 액체 냉각 방식을 도입한 새로운 데이터센터가 건설 중입니다. 이곳은 장기적으로 블랙웰 GPU 2만 개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첫 번째 시설만으로도 4,500대 이상의 고성능 GPU가 들어설 수 있습니다. 액체 냉각은 발열이 심한 최신 GPU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라, 향후 고객 확보 경쟁에서도 중요한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차일드리스 캠퍼스(텍사스주)는 이미 두 번째 변압기가 가동되며 전력 인프라를 강화했습니다. ‘호라이즌 1’ 프로젝트는 올해 4분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고, ‘호라이즌 2’ 역시 공사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8월에 채굴 해시레이트가 일시적으로 낮아졌던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캠퍼스의 전력 설비 업그레이드 때문이었는데요, 이는 단기적인 제약일 뿐 장기적으로는 더 큰 수용력을 확보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스위트워터 캠퍼스(텍사스주)는 더욱 거대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첫 번째 구역은 1,400MW 용량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2026년 4월 전력 공급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구역은 600MW 규모로, 2027년 말 가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 두 캠퍼스를 연결하는 직접 광섬유망 설계도 완료되어, 데이터 전송 효율성까지 고려한 장기 계획이 진행 중입니다.

이처럼 각 캠퍼스는 서로 다른 일정과 규모로 확장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수만 개의 GPU를 수용할 수 있는 파워풀한 인프라가 하나씩 갖춰지고 있는 셈입니다.


네비어스 효과: 마이크로소프트의 174억 달러 계약

그런데 사실 9월 8일 장 마감 이후 IREN 주가가 추가로 상승한 배경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AI 특화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인 네비어스(Nebius)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체결한 174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계약 소식입니다. 해당 계약은 최대 194억 달러까지 확대될 수 있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네비어스가 미국 뉴저지주 빈랜드에 건설할 신규 데이터센터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에 GPU 연산 능력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발표 직후 네비어스 주가는 장외 거래에서 40% 이상 급등했습니다. 그런데 시장에서는 단순히 네비어스의 성과로만 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 소식은 전 세계적으로 AI 인프라 수요가 상상 이상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로 받아들여진 거죠.

 
 

그 결과, 이 흐름은 곧바로 IREN 같은 경쟁사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투자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네비어스에 수십억 달러를 맡긴다면, 다른 비슷한 기업들 역시 유사한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하게 된 것이죠. 더 나아가 이 뉴스는 AI 인프라 사업자 전체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며, GPU 확보와 데이터센터 확장에 집중하고 있는 아이렌의 전략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외부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아이렌(IREN) 전망

이렇게 네비어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174억 달러 계약은 시장 전반에 “AI 인프라 수요는 구조적 성장”이라는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이 뉴스가 IREN 주가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친 이유죠. 투자자들은 이제 AI 인프라 분야 전반을 유망한 기회로 보고 있으며, IREN 역시 그 흐름 속에서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아이렌은 여전히 비트코인 채굴에서 안정적인 현금을 창출하고 있는 동시에 엔비디아와의 협력, 대규모 GPU 확보, 그리고 북미 전역에서 진행 중인 데이터센터 확장을 통해 AI 인프라 사업자로 변모하고 있는데요. 물론 리스크도 분명합니다. 데이터센터 건설과 GPU 확보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고, 일정이 조금만 지연돼도 매출 전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 역시 여전히 회사 실적에 영향을 주는 요소죠.

그리고 기술적 요소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IREN 주가는 이미 역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고 엄청난 상승세를 보여왔으나 추가 상승세가 바로 이어질지, 아니면 아직 상승세가 많이 남았다고 해도 조금 쉬었다 갈지 여부도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특히 30 달러에서 고점을 찍은 뒤 윗꼬리를 달며 떨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30달러 레벨에서 저항을 받고 떨어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물론 30 달러 레벨을 강하게 뚫어버린다면 가로막을 저항세가 없기 때문에 새로운 영역의 상승세가 펼쳐질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아이렌은 최근 오픈도어 테크놀로지와 마찬가지로 개인 투자자들의 기대를 많이 받고 있는 종목으로서 언제든 단기적으로 급락이 나올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렌은 암호화폐 채굴을 통한 현금 흐름과 AI 인프라 수요 확대라는 두 가지 강력한 흐름이 교차하는 지점에 서 있기 때문에 기대가 큰데요. 향후 글로벌 AI 인프라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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