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현재 단기적으로 갈림길에 서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쪽에서는 국고 기업들이 사상 최대 규모로 비트코인을 보유하며 장기적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고, 아시아에서는 새로운 펀드가 속속 출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미국 고용 부진, 연준 금리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그리고 차트상 약세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단기적인 압박이 커지고 있죠.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올해 비트코인 트레저리 보유량은 총 84만 BTC에 달했습니다. 그중 최대 보유자는 스트래티지(Strategy)라는 기업인데, 무려 63만 7천 BTC를 가지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긍정적 신호처럼 보이지만, 매수 방식은 달라졌습니다. 평균 매수 규모가 연초 대비 86%나 줄어든 것인데요. 8월 한 달 동안 스트래티지는 거래당 평균 1,200 BTC를 매수했고, 다른 기업들은 평균 343 BTC에 그쳤습니다. 불과 1년 전 한 달에 13만 개가 넘는 비트코인을 사들이던 모습과는 크게 달라진 거죠.
이 변화는 두 가지를 시사합니다. 첫째, 기관들이 당장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든 유동성 제약 가능성이 있습니다. 둘째, 시장에 대한 심리적 조심스러움이 커졌다는 뜻이죠. 기관들이 여전히 매수에 나서고 있긴 하지만, 대규모 매수 대신 소규모 거래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태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이는 올해 2분기 비트코인 랠리를 이끌었던 기관 수요가 예전만큼 강력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거죠.
이번엔 매크로 얘기를 해볼까요. 보통 경제 지표가 부진하면 중앙은행의 완화 정책 기대감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에는 호재로 작용하곤 합니다. 그런데 8월 미국 고용지표가 발표됐을 때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은 좀 달랐습니다.
8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은 단 2만 2천 명에 불과해 예상치인 7만 5천 명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심지어 6월 수치는 순감소로 수정되기도 했습니다. 제조업, 건설업, 도매업 등 아홉 개 주요 업종에서 일자리가 줄어든 반면, 보건과 레저·서비스 업종만 증가했습니다.
이 정도 결과라면 당연히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져야 하는데, 정작 비트코인은 반등하지 못하고 11만 2천 달러 아래에서 무겁게 움직였습니다. 즉, 지금 시장은 “나쁜 뉴스가 곧 호재”라는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고용 지표 발표 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가 단행될 확률은 100%로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국채 수익률 하락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실제로 작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죠. 연준이 금리를 내린 뒤에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오히려 반등했습니다. 2024년 9월 3.6%까지 떨어졌던 수익률은 2025년 1월 4.8%까지 치솟았습니다. 그 배경에는 끈질긴 인플레이션과 확장적 재정 지출이 있었습니다.
현재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목표치를 웃돌고, 미국 정부의 지출은 줄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9월 금리 인하가 단기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더라도, 금세 수익률 반등으로 효과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는 거죠.
차트로 보면 상황은 더 불안합니다. 비트코인은 최근 이중 천정(double top) 패턴을 형성했는데요. 이는 상승 추세가 끝나고 하락 반전 가능성이 크다는 대표적 약세 신호입니다.
목선(neckline)은 11만 1,982달러 수준인데, 비트코인이 이 선을 돌파하지 못하면서 약세 시나리오가 확인됐습니다. 동시에 일봉 차트에서는 일목균형표 구름대 아래로 내려갔는데, 추세 자체가 꺾였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 주요 지지선은 200일 이동평균선인 약 10만 1,700달러 부근입니다. 올해 2월에도 비슷한 패턴이 나타났다가 수주간 하락세로 이어져 7만 5천 달러대까지 떨어졌던 전례가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면, 긍정적인 신호도 있습니다. 바로 아시아에서 새로운 비트코인 국고 펀드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만의 소라벤처스(Sora Ventures)는 10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국고 펀드를 출범했습니다. 초기 자금만 해도 2억 달러가 투입됐습니다. 일본의 메타플래닛이 직접 2만 BTC를 보유하는 방식과 달리, 소라벤처스는 여러 기업을 지원하는 풀(pool) 형태로 자본을 운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7~8월 두 달 사이에만 28개 신규 국고 기업이 설립되면서 14만 BTC 이상이 새로 시장에 편입됐습니다. 아시아의 신흥 수요가 미국과 유럽의 위축된 매수 규모를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가 다음 국면의 핵심 과제가 될 것입니다.
현재 주요 자산 상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비트코인은 11만 달러 선에서 버티고 있지만 기술적 약세 요인과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무겁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더리움은 4,300달러 선에서 거래 중인데, ETF 자금 유출과 계절적 요인으로 한 주 동안 3.8% 하락했습니다. 다만 저항선을 돌파하면 4,600 ~ 5,000달러까지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금은 반대로 강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습니다. 미국 고용 부진과 연준의 완화 기대, 그리고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현재 비트코인을 둘러싼 상황은 상반된 모습이 공존합니다. 장기적으로는 국고 보유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신규 진입 기업과 아시아의 펀드가 등장하면서 채택 확대 흐름이 뚜렷합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고용 쇼크, 금리 인하 후 수익률 반등 가능성, 그리고 기술적 약세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장기 채택 추세와 단기 리스크를 분리해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상승 여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그 길은 생각보다 더 울퉁불퉁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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