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이 이번 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약 160억 달러를 기록했고, 총 1,100억 달러에 달하는 백로그(이미 계약된 미인도 물량)를 공개하며 향후 매출의 가시성을 높였습니다. 또 맞춤형 AI 칩 고객이 기존 세 곳에서 네 곳으로 늘었고, 2026 회계연도에는 AI 매출 성장률이 올해보다 더 빠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덕분에 AVGO 주가는 하루만에 10% 급등을 했는데요. AI 데이터센터가 급속도로 확장되면서 연산 능력뿐 아니라 네트워크가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데, 브로드컴은 이 두 영역을 동시에 공급하면서 앞으로 수년간 AI 인프라 투자의 중심에 서게 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좀 더 깊게 들어가 보기 전에 잠깐 회사 설명을 해보자면, 브로드컴은 반도체와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다루는 글로벌 기술 기업입니다.
최근엔 VM웨어를 인수하면서 소프트웨어 영역에서 강력한 입지를 갖췄는데요. ‘디지털 인프라의 배관’을 공급하는 회사라 볼 수 있는데,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이제 무대 전면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됐듯 브로드컴은 이번 분기에 약 16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전년 대비 22% 증가한 수치인데요. 조정 EBITDA는 107억 달러로 매출 대비 67%에 달했습니다. EBITDA는 세금·이자·감가상각 등을 제외한 영업이익을 의미하는데, 회사의 근본적인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무엇보다 시장을 놀라게 한 건 AI 반도체 매출입니다. 전년 대비 63%나 급증해 52억 달러에 달했고, 다음 분기에는 62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죠. 다른 사업 부문이 조금 주춤했지만 AI 성장 하나로도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았습니다.
소프트웨어 매출은 68억 달러로 전체의 43%였으며, 전년 대비 17% 성장했습니다. 소프트웨어 부문은 높은 마진 구조를 보여주면서 회사 전체 수익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1,100억 달러 규모의 백로그인데요. 이는 이미 계약된 주문이 향후 여러 분기에 걸쳐 매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브로드컴의 맞춤형 AI 가속기, 즉 XPU는 이제 AI 반도체 매출의 6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분기에는 네 번째 대형 고객이 새롭게 합류했는데요. 해당 고객은 이미 생산 주문을 넣었고, 2026년부터 본격 출하될 예정입니다. 고객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오픈AI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XPU 기반 AI 랙 주문에서 100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확보했는데요. 특히 이 물량은 2026 회계연도 3분기에 시작과 종료가 동시에 이뤄질 예정이라 공급망의 안정성과 고객 신뢰를 동시에 보여줍니다. 회사는 내년 AI 성장률이 올해의 50~60%보다 더 빠르게 가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오픈AI 같은 회사는 엔비디아의 GPU에 크게 의존해 왔습니다. 그런데 브로드컴의 맞춤형 칩을 도입하면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원하는 성능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거죠. 브로드컴 입장에서는 이제 조연이 아니라 AI 무대의 주인공 중 하나로 올라서는 계기라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주요 AI 기업들이 자체 모델에 맞춘 칩을 필요로 하고 있고, 브로드컴은 그 핵심 파트너로 자리잡고 있는 겁니다.
반면 AI 외의 반도체 수요는 아직 회복이 더딥니다. 브로드밴드는 뚜렷한 반등세를 보였지만,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킹과 서버 스토리지는 여전히 부진했고, 무선과 산업 부문은 보합세였습니다. 경영진은 이 부문 회복을 V자 반등이 아닌 U자형 회복으로 보고 있습니다. 즉, 단기간 급반등은 없지만 점진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예약 주문은 전년 대비 20% 이상 늘었고, 내년 중반 이후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소프트웨어 부문은 VM웨어 인수 효과가 본격화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브로드컴은 VMware Cloud Foundation 9.0을 출시했는데, 기업 고객이 자사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에서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입니다.
이미 상위 1만 개 고객 중 90% 이상이 VCF 라이선스를 구매했으며, 실제 구축과 운영은 앞으로 2년간 점차 확대될 예정입니다. 브로드컴은 이 플랫폼 위에 보안, 재해 복구, AI 워크로드 같은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얹어 추가 수익을 창출할 계획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브로드컴이 VCF를 통해 오히려 데이터센터의 서버나 스토리지 같은 하드웨어를 ‘평준화(commoditize)’시키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다시 말해, 하드웨어 판매보다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에서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실제로 소프트웨어 부문은 이번 분기 매출 총이익률 93%, 영업이익률 77%를 기록하며 강력한 수익성을 입증했습니다.
참고로 브로드컴은 이번 분기에 107억 달러의 조정 EBITDA를 기록했습니다. 자유현금흐름은 70억 달러로 매출의 44%에 달했습니다. 설비투자에 쓴 돈이 1억 4,200만 달러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이 회사는 자산 투자에 비해 현금을 매우 많이 창출하는 구조입니다.
분기 말 기준 현금은 107억 달러, 총 부채는 663억 달러였습니다. 이 중 대부분은 평균 이자율 3.9%의 고정금리 부채로, 만기까지 약 7년이 남아 있어 금리 변동 리스크가 크지 않습니다. 배당금은 분기당 주당 0.59달러(액면분할 반영 후)로, 이번 분기 주주들에게 총 28억 달러를 배당했습니다.
브로드컴은 2025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을 약 174억 달러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24%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 가운데 반도체 매출은 107억 달러, 그중 AI 반도체는 6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소프트웨어 매출은 67억 달러로 1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도 잇따라 목표 주가를 올렸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목표가를 382달러로 상향했고, 번스타인은 400달러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이외에도 줄줄이 목표가를 올렸는데요. 그 배경에는 AI 매출이 내년에만 300억 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발표 직후 브로드컴 주가는 하루 만에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고, 올해 들어서만 40% 이상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주가가 오른 셈이죠.
사실상 현 시점에서 브로드컴은 AI 데이터센터 투자 사이클에서 두 가지 핵심 지점을 잡고 있습니다. 하나는 주요 고객에게 맞춤형 AI 칩을 제공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방대한 클러스터를 연결하는 이더넷 기반 네트워킹 장비를 공급하는 것입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새롭게 드러난 세 가지는 네 번째 대형 고객 확보, 2026년 대규모 출하 계약, 그리고 VM웨어의 수익성 강화죠.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브로드컴은 단순히 단기적인 AI 붐을 타는 회사가 아니라, 이미 다년간의 매출 가시성과 현금 창출 능력을 확보한 기업입니다. 비(非)AI 부문 회복은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AI 성장 스토리는 이번 발표로 한층 더 견고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브로드컴 주가는 역사상 최고가를 찍으면서 어디까지 오를지 모르는 상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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