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본주의 밸런스 톨라니 입니다.
영국의 장기 국채 금리가 24년 9월부터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30년물 및 20년물 국채금리가 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국채금리는 국채가격과 반비례 성향을 보이는 만큼 국채금리의 상승은 현재 영국의 국채가격의 하락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국채금리가 상승한다는 것은 영국의 재정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많이 떨어진 것을 나타내기도 하는데요.
영국 국채금리의 상승배경으로 외국인ㆍ헤지펀드 의존도 증가,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 높은 인플레이션 지속, 국채 입찰 부담 등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에 ‘영국의 초장기 국채금리 상승 배경 및 평가’ 관련하여 국제금융센터 보고서를 통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영국의 초장기 국채금리 상승 배경 및 평가
출처 : 국제금융센터 김선경 책임연구원 / 김윤경 채권분석부장
01. 이슈
영국 초장기 국채금리는 `24.9월부터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9/2일 30년물금리(5.69%)와 20년물 금리(5.54%)가 `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
1) 9/2일 영국 국채금리는 장기물 중심으로 상승(전일대비 2년물 +2bp, 10년물 +5bp, 20년물 +5bp, 30년물 +5bp). 파운드/달러 환율($1.3394)은 1.11% 하락하고 FTSE100 지수도 0.9% 하락
ㅇ 2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27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10년물 금리는 아직 `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하회. 2년물 금리는 연초 고점보다 64bp 낮은 수준
ㅇ 9/3일에는 20년물 및 30년물 금리가 장중 추가 상승했으나, 글로벌 금리 하락 속 영란은행 총재의 “30년물 금리 상승에 과도하게 집중하지 말라”는 발언 등 으로 9bp 하락 마감. 환율 및 주가도 0.4%, 0.7% 상승하며 전일 낙폭 일부 회복
2) 주요 선진국들의 초장기 국채금리도 수십년래 최고치를 경신하거나 근접한 수준 으로 상승했으나, 특히 영국의 금리 상승세가 가파른 편
ㅇ 여타 주요국들의 30년물 국채금리는 독일 3.41%(전일대비 +5bp, `11년 이후 최고), 프랑스 4.50%(+5bp, `09년 이후 최고), 이탈리아 4.67%(+6bp)로 상승
ㅇ 영국 3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12개월간 116bp 상승. 동기간 미국, 독일 등의 금리 상승폭은 각각 77bp, 86bp로, 영국에 비해 상승세가 제한적
02. 상승 배경
▲영국 장기국채 수요 변화 ▲고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 등으로 장기 국채금리의 상승압력이 누증된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 악화 전망 강화 ▲국채 입찰 부담 등 공급 여건이 악화
1) 외국인ㆍ헤지펀드 의존도 증가
ㅇ 과거에는 연기금과 영란은행이 영국 장기 국채의 주요 투자자였으나, 최근에는 외국인과 헤지펀드가 최대 투자자로 부상
ㅇ 가격 민감도가 크지 않은 전통적 투자자인 연기금과 영란은행은 인구 고령화, 양적긴축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영국 국채 투자를 축소
- 인구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장기 국채의 최대 투자자였던 DB형 연금의 중요성이 후퇴하고 DC형 연금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국채보다는 해외증권 투자를 확대
- 연기금의 국채 투자 비중은 `02.4Q 72.8% → `24.Q3 21.2%로 급감. 영국예산 책임청은 연기금의 국채 투자가 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
* GDP 대비 연기금의 영국 국채 보유 규모 : `24~`25년 29.5% → `70년 10.9%
- 영란은행도 `22.11월 양적긴축 시작으로 국채 보유를 축소하면서 국채 투자 비중이 `22.Q4 33.9% → `24. Q4 24.0%로 큰 폭 감소
ㅇ 반면 가격 변동에 민감한 외국인과 헤지펀드의 국채 투자는 지속 증가해 시장 불안 시 국채금리의 변동성을 증폭
- 외국인의 영국 국채 보유 비중은 `20.Q4 27.6% → `22.Q4 30.6% → `24.Q3 32.2%로 확대. 동기간 헤지펀드를 포함한 기타 금융기관 비중은 8.9% → 6.5% → 15.9%
- 지난 7월 영란은행과 영국예산 책임청은 영국 국채의 구조적 수요 변화는 시장 변동성 확대, 투매(firesale)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
2)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
ㅇ 9/1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총리실 개편 발표로 정부 재정에 대한 시장 우려가 가중되면서 국채금리 상승압력으로 작용
ㅇ 9/1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경제정책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수석 비서관 신설, 총리실에 경제 전문가 영입 등을 발표
- 스타머 총리는 총리에게 직접 보고하는 ‘수석 비서관’을 신설하고 수석 비서관에 대런 존스 재무부 부장관을 임명
ㅇ 스타머 총리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경제정책에 대한 레이첼 리브스 재무 장관의 권한 약화 및 정부재정 악화 우려 가능성에 주목
- 리브스 재무장관은 재정 건전성 개선을 위해 공공부문의 일상(day-to-day) 지출을 세수 범위 내에서 운영하는 재정 안정규칙(stability rule)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지난 3/26일 정부 지출을 총 140억파운드 감축하는 재정 계획을 발표
- 그러나 최근 정부가 여론 악화로 건강 수당을 대폭 삭감하는 사회복지 개편안을 철회 à 재정 목표 달성은 어려우며 결국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다수
- 리브스 재무장관이 오는 11/26일 영국 예산안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9/1일 스타머 총리의 총리실 개편은 재정의 최종 책임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의문을 야기. 영국 30년물 국채금리는 6%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Franklin Templeton)
3) 높은 인플레이션 지속
ㅇ 영란은행의 정책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고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가 잔존
ㅇ 영국은 높은 식품가격, 근원 서비스 물가 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아직 여타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
- `25.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yoy)는 영국 3.8%, 미국 2.7%, 독일 1.8%, 프랑스 0.9% 등
ㅇ 영란은행이 금리인하에 신중한 기조를 유지 중인 가운데 고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추가 금리인하도 제한될 가능성
- 시장참가자들은 영국의 식품 및 에너지 가격 상승,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 등으로 최종 정책금리가 물가목표를 웃도는 3~3.5%가 될 것으로 전망(Bloomberg)
4) 국채 입찰 부담
ㅇ 9/2일 영국정부의 10년물 국채 발행, 이탈리아의 7년 및 30년물 등 국채 공급이 증가한 점도 영국을 포함한 유럽의 장기 국채금리 상승에 일부 영향
ㅇ 9/2일 영국정부가 140억파운드 규모로 10년물 길트채를 발행하면서 장기물 중심으로 국채금리가 상승
- 10년물 길트채의 표면금리는 4.75%, 발행금리는 시장 거래 금리 대비 8.25bp 높은 수준. 국채 입찰은 10배수(1,410억파운드)를 기록했으나 유통시장에서 할인 거래
- Vanguard 등은 독일(9/2일 10년물 국채금리 2.79%)ㆍ프랑스(3.20%) 등에 비해 매력적인 영국 국채금리(4.80%) 수준이 높은 응찰률로 이어졌다고 평가
ㅇ 이탈리아도 9/2일 총 180억유로 규모의 7년 및 30년물 국채 발행에 나서면서 유럽 전반의 장기금리가 상승
03. 평가 및 시사점
영국 재정정책에 대한 시장 신뢰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22.9월 영국 국채시장 불안이 재현될 수 있으며, 이는 정부재정 전망 악화와 금리 상승 간 부정적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음에 유의
1) 영국 국채시장의 구조적 수요 변화 등 시장 불안 요인이 잠재되어 있는 상황에서 정부재정에 대한 신뢰 저하는 국채금리의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
ㅇ 영국 국채의 안정적 투자자였던 연기금과 영란은행의 영향력 약화는 국채금리 변동성 확대를 야기
- 영국 국채시장 내 헤지펀드 비중이 커지면서 시장 변동성 확대에 영향. `25.1~5월 중 Tradeweb 플랫폼에서 총 영국 국채물량 대비 헷지펀드 거래량은 59%. 이는 유럽과 미국에 비해 높으며, `20년(44%) 당시와 비교해도 크게 증가한 수준(Bloomberg)
ㅇ 영국 국채시장은 `22.9월에 이어 리브스 재무장관 교체설 등과 같이 정부재정 우려가 대두될 때마다 취약성을 노출
- `22.9.23일 트러스 총리가 재정 부양책을 발표한 후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10년물 국채금리는 33bp 급등. `25.7.2일 리브스 재무장관 교체설이 확산된 당시에도 16bp 상승
2) 아직까지 영국 금리 상승이 초장기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상승세가 10년물 등 여타 만기 구간으로 확산될 경우 정부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高부채와 高금리 간 악순환(doom loop)을 초래할 소지
ㅇ 시장에서는 정부가 재정 건전성 개선을 위해 증세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중론. 다만 증세가 재정 건전성 개선으로 이어질 지 여부는 불확실
- 영국은 현재 래퍼 곡선 상 증세가 세수 감소로 이어지는 역설적 상황이 나타날 수 있는 단계에 위치(Jefferies International, Eurizon SLJ Capital 등)
ㅇ 정부재정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조치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22.9월과 같은 시장 불안은 재현될 수 있으며, 이는 국채금리 상승 → 이자비용 증가 → 정부재정 악화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위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