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시진핑-푸틴 톈안먼 반미 연대의 배경

#시진핑#

자료 : 동아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관을 위해 톈안먼(天安門) 망루에 올랐음
북-중-러 정상이 66년 만에 밀착하면서 미국에 대항한 신(新)냉전 연대를 본격화
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195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주년 열병식에 김일성 당시 북한 주석과 마오쩌둥(毛澤東) 중국 국가주석,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참석한 이후 처음
이날 시 주석은 전승절 기념사에서 “지금 인류는 평화를 택할지, 전쟁을 택할지 갈림길에 서 있다”며 “대화와 대결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화민족은 강압에 굴복하지 않는 독립적이고 강인한 민족”이라며 “과거 선악과 명암이 갈린 투쟁에서 공동의 적개심으로 저항하며 민족 생존과 부흥, 인류 정의를 위해 싸웠다”고 했음
“패권주의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10년 전 70주년 열병식에 비해 한층 강력한 대미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분석. 열병식에서 중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DF)-61’과 공중 발사 장거리 미사일인 ‘징레이(JL)-1’,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쥐랑(JL)-3’ 등 핵 3축 체계(nuclear triad)를 처음 공개하며 미국을 겨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북-중-러 밀착에 경고 메시지.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시 주석에게 “미국에 대항할 작당 모의를 하는 동안, 푸틴과 김정은에게 나의 가장 따뜻한 안부 인사를 전해 달라”고 했음

김정은, 시진핑과 열병식 밀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6년 8개월 만에 만나 북-중 관계 복원 신호탄을 알렸음
반미(反美) 연대를 확대하고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과시하려 한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을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전승절 무대 위로 끌어낸 것. 시 주석과 나란히 톈안먼(天安門) 망루에 오르는 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동급 예우를 받은 김 위원장은 소원했던 북-중 관계를 되살린 것은 물론 핵보유국 위상을 과시하는 등 전략적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이 나옴

김 위원장은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 내내 시 주석과의 밀착을 과시. 중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준하는 최고 예우로 김 위원장을 맞이. 김 위원장이 차량에서 내려 푸틴 대통령에 이어 의전 서열 두 번째로 행사장으로 입장하는 장면은 중국중앙(CC)TV를 통해 전 세계로 중계
전승절 열병식이 김 위원장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과시하는 무대가 됐다는 분석. 이날 열병식에 북-중-러 정상과 함께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르엉끄엉 베트남 국가주석 등 25개국 국가 원수와 정부 수뇌가 참석. 중국은 김 위원장을 푸틴 대통령에 이은 의전 서열 2위로 예우
외신들은 김 위원장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왕따(pariah)’ 이미지를 벗게 됐다고 지적. 블룸버그통신은 “베이징 열병식의 화려함 속에서 김 위원장은 고립된 외톨이에서 동맹들과의 관계 강화로 이익을 얻는 ‘글로벌 플레이어’로 변모하는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운 것”

핵 3축 과시한 중국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진행된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극초음속미사일 등 미 본토와 역내 미군 전력을 정조준한 ‘핵 3축 체계’를 비롯한 신형 전략무기들이 처음 공개
미 본토를 때릴 수 있는 ‘둥펑(DF)-61’ 신형 ICBM은 이번 열병식에서 최초로 공개. 2019년 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한 DF-41을 개량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대 사거리는 1만2000∼1만5000km로 ‘다탄두 각개목표 재진입체(MIRV)’를 장착. 미 전역의 주요 도시 여러 곳을 동시에 핵 타격할 수 있다는 의미
지구 어디든 도달할 수 있는 DF-5C ICBM :기존 DF-5B를 개량한 액체연료 ICBM으로 중국 매체들은 “중국 전략 반격 시스템의 중요한 부분으로 타격 범위가 전 세계에 이른다”고 함
쥐랑(JL) 계열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 최대 사거리가 8000km로 전략핵잠수함(SSBN)에서 발사. 중국 근해에서 쏘면 알래스카, 인도양·태평양으로 빠져나가서 쏘면 미 본토 전역까지 도달. 미국에 버금가는 ‘제2격(핵보복)’ 능력을 갖췄음을 과시한 것.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잠수함 발사형 대륙간탄도미사일 JL-3는 북미 대륙까지 도달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
‘괌 킬러’로 불리는 DF-26D도 이목을 집중. 기존 DF-26보다 정밀타격 능력이 개선됐고, 최대 사거리가 5000km로 중국 본토에서 미 전략자산의 핵심 거점인 괌을 직접 때릴 수 있음. 주일미군과 필리핀 미군 기지는 물론이고 대만해협의 미 항공모함도 사정권에 포함. 미 외교안보 전문매체 내셔널인터레스트는 “DF-26D 때문에 대만 유사시 미 항공모함이 대만해협 1000km 밖에서 머물러야 할 것”이라고 우려
미사일 요격망을 돌파할 수 있는 극초음속미사일도 다수 공개 : DF-17은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미일의 SM-3 요격 미사일로도 요격이 힘든 것으로 평가
또 ‘잉지(YJ)-17·21’ 등 신형 극초음속 대함미사일 : YJ-17은 최대 속도가 마하 8(음속의 8배)이고 사거리가 1200km. 함정이나 항공기에서 발사돼 먼 거리의 해상 표적을 타격할 수 있고 최종 비행 단계에서 회피 기동으로 요격이 힘들어 대만 분쟁 발생 시 미 항모의 새로운 위협으로 평가

중국 미래형 첨단무기 개발

미래 전장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 페이훙-97 : 유무인 복합 전투용으로 쓰일 공격용 스텔스 무인기를 국가 차원의 공개 행사에 내세우며 실전 배치를 선언한 경우는 페이훙-97이 세계 최초. 미국과 호주도 이를 개발 중이지만 실전 배치 단계까지는 오지 못한 것으로 전해짐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페이훙-97은 유인 전투기와 함께 작전하는 ‘로열 윙맨(Royal wingman) 드론’으로 공중전에서 가장 위험한 임무인 유인, 교란 등을 수행하고 상대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은 채 공대공 미사일을 이용해 은밀한 기습 공격도 수행할 수 있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무기임이 드러난 상황에서 스텔스 성능까지 추가된 만큼 더욱 과감한 작전이 가능해 공중전의 양상을 180도 바꿔놓은 무기라는 평가가 나옴. 중국은 또 다른 공격용 스텔스 무인기로 단독 작전에 더욱 특화된 것으로 알려진 GJ-11도 이날 공개
‘LY-1’으로 불리는 레이저 무기도 등장 : 함정 탑재형 대공 방어 시스템으로 개발된 것으로, 빠르게 접근하는 무인기나 미사일을 고출력 레이저를 이용해 무력화할 목적으로 사용. 발사에 전력 비용만 드는 등 발사 비용이 수천 원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고 전력만 공급되면 무제한 발사가 가능한 만큼 ‘드론 킬러’ 역할에 최적화된 무기. 함정은 물론이고 차량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음
머리에 센서를 다수 탑재한 로봇개(군사용 사족보행 로봇) 군단도 등장 : 이 로봇개는 열화상 카메라, 레이저 레이더 등을 장착하고 주변 지형을 360도로 정밀하게 스캔하는 방식으로, 사람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정보를 실시간 수집하는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추정. 사람이 진입하기 어려운 지역에 먼저 투입돼 정찰 임무를 하는 한편 목표물을 AI 기술 등을 활용해 정밀 식별하고 등에 소총 등 무기도 장착해 표적 타격 임무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옴

<시사점>

중국 전승절을 계기로 중국-러시아-북한이 결속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배경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한미일 협력에 맞선 북중러의 대립형 연대 강화 차원과 미국 일극의 국제질서에 대한 중국의 반발, 북-러 밀착에 따른 경계감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중국은 러시아나 북한과 거리를 두는 선택을 해왔지만 최근 트럼프의 과도한 패권주의에 대한 대응책으로 핵보유국인 러시아와 북한과의 연대를 강화해 미국 축에 반하는 중국축을 만들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이번 전승절을 계기로 북한 러시아 다음의 서열로 자리매김하면서 국제사회의 새로운 강자로 부각되었습니다. 향후 미국과 북한이 직접적인 대화에 나서면 한국이 패싱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북중러 밀착의 심각한 상황에서 다음과 같은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하겠습니다. 1) 전략적 한미일 안보 공조 강화, 2) 러시아 군사기술의 북한 유입에 따른 군사력 강화에 대응 :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고도화, 핵심무기 국산화, 사이버 우주능력 강화, 3) 미국과 중국 사이의 실리외교와 경제협력, 4) 인도, 동남아, 중동에서 한국의 정치경제적 영향력 강화, 5) 중재자 외교보다는 실리 중심의 외교 중시, 6) G20, 아세안+3, 유엔, 중견국 등과의 연대 강화, 7) 북한과의 우발적 충돌 방지 대책 수립 등이 필요하다고 정리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