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은 늘 쉴 틈이 없는데요, 지난 하루 동안은 그중에서도 유난히 굵직한 뉴스가 이어졌습니다. 트럼프 가문과 연계된 디파이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I)은 토큰 상장 직후 ‘매입·소각’ 프로그램을 제안했고, 트럼프 일가가 보유한 WLFI 지분은 순식간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평가 가치를 얻게 되었습니다. 한편,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또다시 4억 4천9백만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수했습니다. 동시에 디파이 거래소 바니는 8백40만 달러 해킹을 당했고, 도지코인 지지자들은 공식 트레저리를 출범시키며 1억 7천5백만 달러의 자금을 확보했죠.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보겠습니다.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과 소각 제안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2024년에 설립된 디파이 기업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가족이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이죠. 이 회사는 거버넌스 토큰인 WLFI를 발행해 보유자들이 프로토콜 운영 방향에 투표할 수 있게 했습니다. 또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1을 출시했는데요, 현재 시가총액이 26억 달러에 달해 여섯 번째로 큰 스테이블코인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상장 직후 회사는 ‘프로토콜 보유 유동성’에서 발생하는 모든 수수료를 활용해 WLFI를 시장에서 매입하고, 그 토큰을 영구적으로 소각하겠다는 제안을 내놨습니다. 소각이란 말 그대로 토큰을 영구히 유통에서 제거하는 것을 뜻합니다. 공급량이 줄어들면 남아 있는 토큰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장기 보유자들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하죠. 다만 커뮤니티나 제3자 유동성 제공자가 발생시키는 수수료는 이 프로그램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WLFI는 0.32달러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곧 34% 급락해 0.21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현재는 약 0.23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거래량은 하루 만에 25억 달러를 넘기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는데요, 사전 판매에서 0.015달러에 매수한 투자자들은 여전히 큰 이익을 보고 있습니다. 저스틴 선 같은 유명 투자자들도 장부상으로는 상당한 수익을 기록 중입니다.
트럼프 일가의 암호화폐 자산 급증
재밌는 건 미국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총 225억 개의 WLFI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인데, 이게 전체 발행량의 약 22.5%에 해당합니다. 또 모회사 지분 38%와 초기 판매 수익의 75%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현재 토큰 가격 기준으로 이들의 WLFI 지분은 56억 달러에 달합니다. 이는 상장 전 평가액이었던 11억 달러에서 단숨에 다섯 배 이상 뛴 셈입니다.
이 수치는 트럼프 가문의 부동산 자산 가치(약 26억 달러)보다도 큰 규모입니다. 다시 말해 장부상으로는 부동산보다 암호화폐에서 더 큰 부를 보유하게 된 것이죠. 하지만 이 자산이 모두 당장 현금처럼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상당수는 베스팅 조건에 묶여 있어 즉시 매도할 수 없고, 만약 대규모 매도를 시도한다면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가치는 어디까지나 이론상으로 산정된 수준이라는 겁니다.
스트래티지, 비트코인 추가 매수
스트래티지는 본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기업이었지만, 마이클 세일러가 회사를 사실상 비트코인 투자 펀드로 바꿔놓은 기업입니다. 2020년 이후 지속적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하며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 보유량을 자랑합니다.
이번에 스트레티지는 8월 26일부터 9월 1일 사이에 비트코인 4,048개를 평균 단가 11만 달러에 매수했습니다. 총 4억 4천9백만 달러가 투입된 셈이죠. 이로써 보유량은 63만 6,505개에 달하게 되었는데, 이는 전체 발행 예정량의 3%가 넘습니다. 현재 시가로는 약 700억 달러 가치입니다.
이 매입 자금은 보통주(MSTR)와 여러 형태의 영구 우선주를 발행해 조달했습니다. 우선주는 일정 배당을 보장하는 대신 의결권은 제한되는 주식인데요, 일부는 보통주로 전환이 가능하고, 일부는 그렇지 않습니다. 회사는 과거 시가총액이 순자산가치(mNAV)의 2.5배 미만일 때는 주식 발행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이를 뒤집고 “상황에 따라 발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희석 우려와 신뢰 문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지지자들은 비트코인을 향한 세일러의 확신을 높이 평가합니다. 반대로 비판하는 쪽은 잦은 주식 발행으로 기존 주주의 가치가 줄어드는 것과 주가가 실제 보유 자산 가치 대비 지나치게 높게 거래되고 있는 점을 우려하죠. 하지만 마이클 세일러는 “90% 가격 하락이 4~5년 지속돼도 버틸 수 있는 구조”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바니 해킹 사건: 디파이의 위험 신호
다음 소식입니다. 유니스왑 V4 기반으로 운영되는 탈중앙화 거래소 바니가 해킹을 당해 총 840만 달러 상당의 자산이 유출되었습니다. 이 중 600만 달러는 유니체인에서, 240만 달러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탈취됐습니다.
이번 공격 역시 스마트컨트랙트의 취약점을 노린 것이었는데요, 코드가 블록체인에 배포되면 수정이 쉽지 않다 보니 해커들이 먼저 허점을 발견할 경우 자금을 빼돌릴 수 있습니다. 현재 바니 팀은 모든 기능을 일시 중단하고 원인을 조사 중입니다. 이런 사례는 여전히 디파이 투자자들에게 큰 리스크를 상기시켜 주죠.
도지코인 1억 7천5백만 달러 규모 트레저리 출범
도지코인 재단의 기업 부문인 하우스 오브 도지가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사 클린코어 솔루션(CleanCore)과 협력해 “공식 도지코인 트레저리”를 출범시켰습니다. 첫 자금 규모는 1억 7천5백만 달러입니다.
이사회 의장은 일론 머스크의 변호사로 잘 알려진 알렉스 스피로가 맡게 되었고, 80여 개 이상의 기관과 크립토 투자사가 참여했습니다. ETF 발행사 21셰어스도 운영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다만 소식이 발표되자 클린코어 솔루션 주식 주가는 50% 이상 폭락했습니다. 아무래도 장난 같은 이미지로 여겨졌던 도지코인이 기관 자금을 기반으로 새로운 길을 열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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