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들어서면서 올해 초보다 암호화폐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랠리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주요 지표들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죠. 거래량이 늘고 투자 심리도 회복되는 가운데, 솔라나의 탈중앙화 금융(DeFi) 활동과 이더리움 선물 거래는 그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 시장에서 나타난 중요한 흐름들을 살펴보고, 관련 수치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암호화폐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따라오실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설명드릴게요.


미국 코인 거래소의 성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미국 투자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거래소의 거래량이 다시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들 거래소는 달러로 직접 거래하거나, 달러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예: USDT, USDC)을 통해 거래가 가능하죠. 스테이블코인은 말 그대로 가격이 달러와 거의 동일하게 움직이도록 설계된 암호화폐입니다.

8월 한 달 동안 이들 거래소의 거래량은 약 2,75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코인베이스, 크립토닷컴, 크라켄 같은 대형 거래소가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중소형 거래소들도 활기를 얻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 투자자들이 바이낸스나 바이빗 같은 글로벌 대형 거래소에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전 세계 거래량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여전히 미국 시장의 영향력이 크다는 뜻이죠. 최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해외 거래소 이용에 관한 규제를 일부 명확히 하면서, 앞으로 미국 투자자들이 다시 글로벌 거래소에 참여할 가능성도 열렸습니다. 만약 이 변화가 현실화된다면 글로벌 거래소의 판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겁니다.


밈코인은 다시 주목받고 있을까

올해 1월 TRUMP 코인을 중심으로 한 밈코인 광풍을 기억하실 겁니다. 당시 구글에서 ‘memecoin’을 검색한 수치가 100까지 치솟으며 전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됐죠.

하지만 이후 관심은 빠르게 식었습니다. 그러다 최근 들어 검색 지수가 다시 57까지 올랐습니다. 아직 과거만큼의 열기는 아니지만, 일반 투자자들의 호기심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소 다릅니다. 당시처럼 트위터(현 X)에서 인플루언서들이 대대적으로 밈코인을 홍보하는 모습은 줄어든 상태죠. 이런 점은 오히려 건강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과도한 과열 없이 시장이 서서히 관심을 되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금은 밈코인을 둘러싼 인프라도 발전했습니다. 다양한 런치패드나 거래 도구들이 마련되어 있어 참여자들이 더 많은 전략을 선택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다만 밈코인이 다시 시장의 주인공이 될지, 아니면 제한적인 관심에 그칠지는 앞으로 지켜봐야겠죠.


비트코인 도미넌스와 시장 순환

비트코인 도미넌스라는 지표는 시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데요.

최근 이 비중이 62%에서 55%로 내려왔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보다는 다른 알트코인에 조금 더 관심을 두고 자금을 옮기고 있다는 의미죠.

실제로 이더리움과 솔라나 같은 주요 알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다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부 기관들은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Digital Asset Treasury)’라는 구조를 만들어, 상장기업처럼 자금을 모아 암호화폐 자산을 매입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죠.

지난 2021~22년 사이클에서는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40% 밑으로 내려가면서 알트코인 랠리가 크게 일어난 적이 있습니다. 지금의 55%는 아직 초기 단계로 보이지만, 시장이 점차 알트코인 쪽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전환기에 접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도 실제 현물(spot) 수요가 받쳐줄지가 관건입니다.


솔라나 TVL, 사상 최고치 근접

2025년 들어 솔라나는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탈중앙화 금융 활동 규모를 나타내는 총 예치 자산(TVL: Total Value Locked)이 최근 118억 달러를 기록하며 올해 1월 세운 최고치에 불과 1.6% 모자라는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TVL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사용자가 얼마나 자금을 맡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데요. 높은 수치는 곧 그 네트워크에 대한 신뢰와 활발한 사용을 의미합니다.

솔라나는 올 들어 TVL이 38% 상승했고, 3분기만 놓고 봐도 37%나 늘었습니다. 주된 원동력은 주피터(Jupiter), 카미노(Kamino) 같은 주요 디파이 플랫폼과, 바이낸스나 바이빗에서 제공하는 솔라나 기반 스테이킹 상품이었습니다.

특히 8월 27일 출시된 주피터의 신규 대출 프로토콜인 ‘Jup Lend’는 5일 만에 4억 5천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모으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이런 흐름은 솔라나가 단순히 반짝 관심을 넘어서, 구조적으로 강한 디파이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더리움 선물 거래 사상 최대치 기록

이더리움도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선물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눈에 띄는데요. 선물이란 미래의 특정 시점에 자산을 일정 가격에 사고파는 계약을 말합니다. 일반 투자자에게는 위험할 수 있지만, 기관 투자자들에게는 중요한 투자 수단이죠.

8월 한 달 동안 중앙화 거래소에서 체결된 이더리움 선물 거래량은 무려 3조 달러를 넘었습니다. 전월 대비 43%나 늘어난 수치이며, 이 중 3분의 1 이상이 바이낸스에서 발생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도 이더리움 선물 거래량이 1,740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미결제약정(OI: Open Interest, 아직 청산되지 않은 계약 총액)도 80억 달러까지 올라 전월 대비 53% 증가했죠.

이런 움직임 속에서 이더리움 현물 가격도 상승해, 8월 말 기준 약 4,390달러를 기록하며 한 달 동안 19%가량 올랐습니다.


이번 지표들을 종합해 보면 암호화폐 시장이 조금씩 자신감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 거래소에서 거래가 늘고 있고, 밈코인에 대한 관심도 되살아나고 있으며, 솔라나와 이더리움 같은 알트코인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선물 시장에서는 기관들의 참여도 점차 커지고 있죠.

다만 이런 흐름이 4분기에도 지속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또한 알트코인 랠리가 실제 현물 수요로 이어질지, 아니면 단기적인 파생상품 거래에 그칠지도 지켜봐야겠죠. 그리고 만약에 미국 규제가 완화되면 글로벌 거래소에서 미국인들의 참여가 다시 허용될지도 궁금해지네요.

아직 확실히 단정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시장이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직 본격적인 상승장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2025년 마지막 분기를 기대해볼 만한 토대가 마련되고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