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평범한 직장인,

그저 그런 직장인,

저를 포함한 우리 대부분은

그 범주에 속할 텐데요.

당장 한치앞도 알 수 없는

직장생활이지만,

10년 후 우리 미래의

모습은 어떨까요?




회계사로서 10년을 넘게 일했는데요.

정말 많은 고객사에서 사람을 만나봤는데

잘나가서 영전 승진한 소수의 에이스 말고

그저그런 사람들에 대한 편견섞인 빅데이터를

날것으로 정리하면 대충 이럴것입니다

내 주변 동료, 선배, 후배의 모습과

얼마나 다른지 생각해보세요.

보통 30세 전후로 결혼후

몇년 신혼을 즐기고 나면

자녀가 생기고 가처분소득이 감소합니다.

아이는 돈을 물쓰듯이 퍼먹을것이고,

안타깝게도 결혼할때 비슷한 직장이던 배우자도

하위 티어의 노동으로 직장을 옮기게 될겁니다.

그게 자의든 타의든 그 중간 어디쯤이든 간에요.

뭐 아예 애때문에 전업주부 하는 경우도 있구요.

이쯤 되어 부모는 소득이 가늘어지거나

경제적으로 유의미한 현금흐름이 사라집니다.

기념일 "용돈"이 다달이 "생활비"가 되고

여기저기 아프거나 큰일로 자잘한 소비로 점차

은근히 또는 명백하게 자식에게 의지하는 모습이

서글프기도 하고 부담도 될 것입니다.

부모님에 대한 시간과 금전 유출이 더이상

기념일 선물이나 서프라이즈 수준이 아니라

절대 끊기면 안되는 생명줄이 되는 구간이

늦든 빠르든 반드시 옵니다.

이 어드메쯤 직장에서는

과장쯤 단 그야말로 "포티"근처일것이고

회사생활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시기가 도래합니다.

커리어니 경력개발이니 해봐야 어차피 회사의 부품,

7~8년 회사다닌 내 경력과 고생값이란게

7~8년 아래 인건비 저렴한 애들의 비용절감만치 못한걸

시나브로 깨닫게 되거든요.

회사 설렁설렁 다니던 20후반 막내도

차부장처럼 회사에 인생바치며 안살겠단 동기도

이 시기가 되면 등신이 아니고서야 감지합니다.

90년대생 상무가 나왔다는건

90년대생 위로는 자를만하단 소리랑 같은거란걸요.

인생을 내 가족과 소중한 사람들을 싣은 수레에 비유하면

수레에는 점차 무거운 짐이 담기고

수레를 끄는 나는 점차 힘이 없어집니다.

내인생 F1 스포츠카마냥 질주할거같았는데

현실은 병든 소가 끄는 달구지면 다행입니다.

역행하는 인생보다는 그나마 낫다고들 하니까요.

가끔 비타민이나 센트륨 먹던거

이젠 필수로 오쏘몰이나 홍삼찾는것도 이때구요.

주변에서 슬슬 움직이는 초등학교 학부형 전후 시점에

애 머리도 굵었고 하니 괜찮다는 동네에

집을 사려고 보면 터무니없이 비싼걸 깨닫는것도

대략 이쯤되는 시기입니다.

이젠 회사에서 눈치보면서 붙어있을수 있는 시간이

30년 주담대 기준으로도 반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

지출이 증가하는 속도가 연봉상승을 커버하지 못합니다.

여기에 주담대 원리금을 얹는것은 언감생심이구요.

뭐 재테크한다고 벌려놓은 것들은 많은데

잘해야 일이억 좀 적으면 몇천일 것입니다.

세상 많은 기회들이 있었던것 같은데

내 주머니까지 도달한 것은 얼마 없습니다.

내 나이와 연봉 눈높이 사회적 지위에 걸맞는 집은

정말 누가 사기친것마냥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세상에는 다 부자만 있는것 같겠죠.

결국 10년 정도 직장생활을 하고 나면

머리는 굵고 본건 많고 눈은 높은데

현실은 참으로 볼품없는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렇게

자식 핑계, 부모 핑계, 사회 핑계를 대며

거기서 주저않게 되는 것

일반적인 때를 놓친 소시민의 삶입니다.

이 중에 한두개는 피해갈 수 있지만

완벽하게 모든 장면은 피해갈수 없습니다.

이제 집안을 일으켜 갈 과제는 내 2세에게 넘어갔고

커서 나처럼 고생할 자식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다가,

본인은 최선을 다했는데 이렇게 됐다며 자위하다가,

왜 부모는 나에게 내리 준것이 없나 원망하다가,

아무튼 생각은 이래저래 많겠지만

행동할 수 있는 선택지는 얼마 없게 됩니다.

돌아보면,

공부에는 때가 없다고 하지만 사실은 있었고,

연애나 결혼도 사실은 타이밍이 있었음을

누누이 경험해서 알고 있었으면서,

유독 돈을 불리고 견고한 가계를 이루는 일에 대해서는

항상 최전성기의 폼으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슬픈 착각에 빠진 사람이 정말 많았습니다.

사실 수레꾼도 늙어가고

끄는 수레 자체도 무거워진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면서 말이죠.

다들 남들보다 잘살거라고

남부럽지 않게 살겠다고 자신했지만

반 정도는 그렇게 그저 그런 삶을 살게됩니다.

그리고 서로가 다 인생은 그런것이라면서

소주한잔 담배한개피에 하루하루 넘어가다가

정신차려보면 똑같은 놈들끼리 모여 위로했을 뿐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는 것을

어느날 불현듯 밀물처럼 깨닫게 되는 것이구요.

값지게 사세요.

저도 그럴 요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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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제가 한때 몸담았던

EY한영회계법인에 근무하시는분이

작성하셨네요.

필력이 회계사가 아니라

작가를 해도 될만큼 좋습니다.


무슨말인지 이해도 가고

현실적인 부분을 잘 꼬집어 줬으나,

대형 회계법인에서

억대 연봉을 받으며 근무하는

전문직이 쓸만한 글은 아닌거 같습니다.


다른분들이 보면

배부른소리로 들릴 수 있으니

쉽게 공감을 얻기 힘들겁니다.

글쓴이는

'부자 부모를 못만난 탓'

'능력있는 배우자를 못만난 탓'

'자식을 낳은 탓' 등

자기연민, 회피, 남탓으로

모든것을 일관하며

본인의 인생이 실패했다고

자조섞인 말을 하고 있습니다.

3.

특히 제가 진짜

무례하게 느껴진건

이 모든 패배감을

본인의 글을 보고 있는 '독자'들에게

"너도 이렇지?"라고

은근히 강요하는 그 태도입니다.

인생을 부정적으로 살면

불행한 삶만 살게 됩니다.

투자도 늘 긍정적으로 해야

나만의 텐배거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전문직이라고 해서

모두가 똑똑하고

배울것도 많고

부자도 아닌거 같습니다.

그래도 이분의 마지막 글은

울림이 있네요.


값지게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