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에 상장된 중국 eVTOL 기업 이항 홀딩스(EHang, 티커 EH) 업데이트를 다뤄보겠습니다.

이항 홀딩스는 그동안 ‘하늘을 나는 택시’, 즉 무인 항공 모빌리티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였습니다. eVTOL이라 불리는 전기 수직이착륙 항공기를 개발해온 곳인데요. 조종사 없이 승객이나 화물을 태워 도심 상공을 날 수 있는 새로운 교통수단을 꿈꾸고 있죠.

이항은 최근에 2025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두 가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기술과 수요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 그리고 이를 본격적으로 상업화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요구한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이항 주가는 7% 이상 급락을 했는데, 투자자들이 어떤 포인트에서 실망을 했고 만족 혹은 안도를 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주요 실적과 매출 흐름

먼저 이항은 2025년 2분기에 총 68대의 항공기를 고객에게 인도했습니다. 대부분은 주력 모델인 EH216 시리즈였고, 이를 통해 매출 1억 4,720만 위안을 기록했는데요.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 전 분기 대비 무려 4.6배 늘어난 수치입니다. 물론 직전 분기인 2025년 1분기엔 매출 미스가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훨씬 많아 보입니다만, 전년도 대비 증가세도 상당합니다.

주문 현황도 견고합니다. 분기 동안 150대 이상의 확정 구매 계약이 체결되었고, 그중 90%는 중국 내 고객, 10%는 해외 고객이었습니다. 이항 경영진에 따르면 이 계약들은 그냥 MOU가 아니라 실제 구매 계약임을 강조했는데요. 앞으로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총이익률은 62.6%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영업비용이 크게 늘어난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2분기 영업비용은 1억 7,300만 위안으로, 연구개발과 인력 확충에 따른 인건비 증가가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순손실은 8,100만 위안이었지만,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조정 기준으로는 940만 위안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또한 회사는 약 2,300만 달러 규모의 유상 증자를 진행해 현금 보유액을 12억 위안 이상으로 늘렸습니다. 연구개발과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 여력은 충분해졌지만,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희석 부담도 생겼던 셈입니다.


매출 가이던스 하향 조정의 이유

무엇보다도 시장을 놀라게 한 것은 연간 매출 가이던스였습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9억 위안에 가까운 매출을 목표로 했는데, 이번에 이를 절반 수준인 5억 위안으로 낮춘 것입니다. 덕분에 발표 직후 주가는 7% 이상 하락했죠.

하지만 경영진은 이번 조정이 수요 부족 때문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오히려 주문과 생산 능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는데요. 문제는 속도였습니다. 항공운항 증명(OC)을 확보한 뒤 이제는 “양적 확대”보다 “안전하고 단계적인 상업 운항”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겁니다. 조급하게 수익을 쫓기보다, 안전과 규제 준수를 바탕으로 신뢰를 쌓겠다는 뜻이죠.

투자자 입장에서 단기적으로는 실망스러운 조정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올바른 판단일 수 있습니다. eVTOL 분야는 단 한 번의 안전사고로 산업 전체가 후퇴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제조업체에서 서비스 제공업체로

이번 업데이트에서 또 하나 중요한 전환점이 드러났습니다. 이항 홀딩스가 항공기 제조업체가 아니라, 고객의 운영 파트너로 변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기체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운항 인증 절차 지원, 조종·운영 인력 교육, 노선 설계, 탑승권 발권 시스템까지 함께 제공하는 모델을 구축하고 있는 거죠.

이는 매출 구조에도 큰 변화를 가져옵니다. 한 번에 끝나는 판매가 아니라, 지속적인 서비스 매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이 전환에는 더 많은 투자와 인프라가 필요하고, 그만큼 단기 비용이 늘어나는 부담도 함께 수반됩니다.


안전 기록을 자산으로 삼다

이항은 이번 분기에도 안전성을 강하게 부각했습니다. EH216 기종은 2025년 들어 이미 1만 회 이상의 무사고 비행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홍보 문구가 아니라, 향후 상업 운항 확대의 핵심 근거가 됩니다. 규제 당국과 소비자, 그리고 투자자가 모두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바로 안전 기록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올해는 단기 매출 성장보다, “조종사 없는 eVTOL이 실제 도시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다”는 확실한 신뢰를 구축하는 해가 될 전망입니다.


기술 혁신과 신모델 개발

제품 라인업 확장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VT35라는 중장거리용 eVTOL이 9월 공개를 앞두고 있는데요. 허페이 지방정부가 약 5억 위안 규모의 투자와 지원을 약속하며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허페이는 연구개발, 제조, 인증, 운영, 교육까지 통합된 VT35 전용 허브로 자리 잡을 예정입니다.

물류용 모델인 VT20도 주목할 만합니다. 지난 6월, 광저우와 주하이를 연결하는 83km 구간 화물 운송 시험에 성공했는데요. 기존 도로 대비 약 1시간 단축된 성과를 보였습니다. 이항이 승객 운송을 넘어 화물과 긴급 구조 분야까지 시장을 확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배터리 기술 역시 주목됩니다. 이항은 업계 최초로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eVTOL 비행을 성공시켰습니다. 기존 48분에서 최대 66분까지 비행 시간이 늘어났고, 일부 모델은 1시간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연말까지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항공 안전 인증을 신청할 계획인데요. 승인을 받는다면 경쟁사 대비 뚜렷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게 됩니다.


글로벌 확장 전략

이항의 시선은 중국을 넘어 전 세계로 향하고 있습니다. 멕시코, 인도네시아,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시범 비행을 마쳤고, 태국과 아랍에미리트에서는 규제 샌드박스 프로그램을 통해 시험 운항을 준비 중입니다. 카타르에서는 이미 승객 탑승 비행 승인을 확보했습니다.

현재 해외 주문 비중은 전체의 10% 정도에 불과하지만, 경영진은 해외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관광 산업이 발달한 지역에서 eVTOL 서비스는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죠.


이항 홀딩스 주가

전반적으로 많이 나쁘진 않은 실적이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발표 직후 하락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투자자들은 성장 수치뿐 아니라 기대치를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회사는 9억 위안에 가까운 매출을 제시했는데, 이를 절반 가까이 줄였다는 것은 지연이나 실행 리스크, 상업화 속도의 둔화를 의미할 수 있습니다. 단기 투자자나 트레이더 입장에서는 이런 변화만으로도 매도 명분이 충분하죠. 회사의 근본적인 스토리가 크게 변하지 않았더라도,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한 것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항 홀딩스 경영진 측은 가이던스 하향 조저에 대해 코멘트하기를, 단순히 더 많은 기체를 파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비행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매출 전망을 낮춘 것은 단기 성과를 포기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상업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강조했죠. 지금 속도를 늦추더라도 더 튼튼한 기초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항 주식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는 결과인데요. 일봉 차트를 보면 실적 발표 직후 15.8달러까지 밀리며 단기 하락 압력이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한때는 12% 이상 빠졌는데, 가이던스 하향에 따른 실망 매물이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다행인 것은 장 초반에 빠르게 급락한 이후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어느정도 반등에 성공했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일봉 기준으로 이동평균선을 모조리 이탈한 것은 단기적으로 그리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주봉 차트를 보면 2023년 저점 3.3달러에서 올해 초까지 꾸역꾸역 상승해 29.7달러까지 도달한 뒤, 이후 큰 변동성을 거치며 현재는 16달러 중반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즉, 중기적으로는 고점 대비 반 토막 수준이지만, 2023년 저점 대비로는 여전히 5배 이상 상승한 상태입니다. 주봉 이동평균선을 보면 역시나 모든 이평선을 이탈했다가 장 초반 반등에 힘입어 120주선 위로 올라선 것은 긍정적입니다.

월봉 차트는 이항 홀딩스의 큰 그림을 보여주는데요. 상장 직후 129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장기간 하락해 2023년 3달러대까지 추락했습니다. 이후 다시 20달러 안팎까지 회복했지만, 현재는 과거 고점 대비 여전히 크게 떨어진 구간입니다.

장기적으로는 2023년 저점을 기점으로 추세 전환을 시도하는 그림이지만, 아직 20달러 초반~중반대의 강력한 매물벽을 뚫지 못하고 있습니다. 만약 지금까지의 트렌드가 계속된다면, 추세선과 이동평균선을 지켜준다는 가정하에 앞으로도 변동성을 동반하며 느리게 우상향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일단 단기적으로는 지난 6월과 4월에 찍었던 15달러 중반 저점과 15 달러 저점을 지켜주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 그런 다음에야 단기적 상승 목표가인 20 달러를 노려볼 수 있겠네요.

장기적으로 보면 영업비용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은 여전히 과제입니다. 미국 증권 집단소송과 같은 법적 리스크도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주문을 실제 운항 서비스로 연결하는 실행력이 향후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략 조정은 “성장 둔화”라기보다 “상업화 준비”로 보는 것이 타당해 보입니다. 안전과 규제를 우선시하면서도, 서비스 기반의 반복적인 매출 구조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이항 홀딩스에게 2025년이 단기 성장세가 꺾인 해로 기억될 것인지, 아니면 세계 최초의 상업용 무인 에어택시 모델이 본격적으로 뿌리내린 원년으로 기록될 것인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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