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이 8개월 만에 또다시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실적은 개선됐지만, 재무구조 악화가 발목을 잡으며 결국 대규모 자금 조달이라는 선택을 하게 된 것이죠. 이로 인해 한온시스템뿐 아니라 최대주주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까지 주가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온시스템은 올해 2분기 매출 2조9000억 원, 영업이익 641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고, 유럽 중심의 판매량 증가와 원가율 개선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순차입금은 다시 3조9000억 원으로 늘어나며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습니다. 지난해 12월 6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이후 불과 8개월 만에 또다시 자금 조달에 나선 셈입니다.
이번 유상증자는 아직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상당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한국타이어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지분 54.8%를 보유하고 있어, 유상증자 참여 시 최소 979억 원에서 최대 2214억 원까지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다른 주요 주주가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타이어의 주주환원 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회사는 지난 2월 46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현금을 확보했지만, 자회사 유상증자 참여로 인해 배당 확대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배당성향 확대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 보다 적극적인 환원책을 기대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입니다.
증권가에서는 한국타이어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타이어 본업은 견조하지만, 수익성이 낮은 한온시스템에 추가 출자가 이뤄질 경우 주주가치 측면에서 아쉬운 결정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결국 이번 유상증자는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한국타이어의 전략적 선택과 주주가치에 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습니다. 구조조정과 재무 개선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밖에 없으며, 투자자라면 단기적인 주가 변동뿐 아니라 중장기적인 기업 전략과 환원 정책에 주목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