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구조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주류 금융권’이 디지털 자산, 그중에서도 특히 이더리움을 재편입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변방 자산으로 취급되었던 이더리움이 이제는 기업 재무전략, ETF, 파생상품, 규제 정책 속에서 ‘당연한 자산’처럼 다뤄지기 시작했는데요. 최근 네 가지 주요 사례를 통해 흐름의 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이더리움 주식회사’ 샤프링크, 미친 걸까 똑똑한 걸까
미국 상장사 샤프링크 게이밍(SBET)은 현재 728,804 ETH를 보유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이더리움 법인 투자자입니다. 눈여겨볼 점은 이 중 대부분을 ‘스테이킹’에 사용하면서,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자금을 예치하고 일정한 보상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죠.
2분기 실적에서는 1억 300만 달러 순손실을 냈다고 발표했지만, 이 수치 대부분은 실제 현금 유출이 아닌 회계상의 평가손입니다. 미국 회계 기준(GAAP)에 따르면, 기업이 보유한 암호화폐는 해당 분기 중 가장 낮게 떨어진 가격을 기준으로 손실을 반영해야 하는데요. 2분기에 이더리움이 잠시 2,300달러까지 밀렸다가 현재는 4,500달러 이상으로 회복한 상태라, 회계상 적자가 발생한 것입니다.
문제가 발표된 직후 주가는 10% 이상 급락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이 회사는 사실상 이더리움 트레저리(금고) 역할을 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주당 ETH 노출도는 98% 증가했으며, 스테이킹을 통해 이미 약 1,326ETH(약 600만 달러)의 보상 수익도 쌓였죠.
한편 최근 기업들이 이더리움을 ‘금고 자산’으로 편입하는 흐름이 거세지면서, ETH를 보유한 상장사들의 시가총액 합계가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기관투자자들이 몰려온다: 이더리움으로 쏟아지는 돈
한편, ETF 시장에서는 기관투자자들의 움직임이 한층 더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미국 현물 이더리움 ETF에서 목요일 하루 동안 6억 3,960만 달러의 순자금 유입이 발생했으며, 이는 무려 8거래일 연속 유입입니다. 누적 유입액은 37억 달러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특히 블랙록(BlackRock)의 ETF가 선두에 서고 있으며, 이에 힘입어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티드는 올해 말 이더리움 목표가를 기존 4,000달러에서 7,500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실제 이더리움 가격은 지난달 대비 30% 이상 상승해 2025년 8월 17일 밤 기준 현재 약 4,550달러 수준을 유지 중입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도 자금 유입은 있었지만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아, 시장에서는 ‘기관들의 무게추가 일시적으로 이더리움에 쏠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데리빗 x 코인베이스, 파생상품 시장 판을 갈다
한편 코인베이스가 약 29억 달러에 인수한 글로벌 최대 암호화폐 옵션거래소 데리빗(Deribit)은 오는 8월 19일부터 비트코인·이더리움에 대한 USDC 정산 선형 옵션(linear option)을 출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선형 옵션’은 자산 가격 변화에 비례해 수익·손실이 발생하는 구조인데, 일반적인 BTC나 ETH 결제방식이 아닌 USDC(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로 정산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를 통해 파생상품을 운용하는 기관 및 법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회계처리나 위험관리(Risk Mgmt)가 더 쉬워지게 됩니다.
데리빗은 이미 7월 한 달간 1,850억 달러 규모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최소 주문 단위도 0.01 BTC, 0.1 ETH로 낮춰 접근성을 높이는 만큼, 코인베이스는 이번 상품 출시를 통해 ‘합법적이고 정교한 글로벌 크립토 파생시장’을 본격적으로 주도하겠다는 전략을 내보이고 있습니다.
연준, 마침내 암호화폐를 제도권 안으로
시장 못지않게 주목할 만한 변화는 정책 측면에서도 나타났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2023년에 신설했던 은행의 암호화폐 관련 업무를 특별감독하던 제도인 'Novel Activities Supervision Program'을 종료한다고 공식 발표했는데요.
연준은 “지난 2년 동안 충분한 학습을 마쳤고, 이제는 이러한 활동들을 기존의 일반 감독 체계로 통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규제기관들은 ‘암호화폐는 특이한 것이 아닌 기존 금융의 일부’로 인정하려는 방향성을 띠고 있는 거죠.
실제로 FDIC는 은행이 암호화폐 사업에 참여할 때 사전에 신고할 필요가 없다고 했고, SEC는 ‘Project Crypto’라는 이름으로 암호화폐 규정 개정을 추진 중입니다. 즉, 예전처럼 “은행은 코인 쪽에 손대지 마라”는 메시지는 점차 사라지고, “기존 금융 규칙 안에서 암호화폐를 수용하겠다”는 접근으로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한 ‘금융 편입’ 본격화?
샤프링크의 사례처럼 미국 기업들은 이제 이더리움을 단순히 ‘투자 자산’이 아닌 ‘재무 전략 자산’으로 활용하기 시작했고, 기관투자자들은 ETF를 통해 빠르게 포지션을 늘리고 있습니다. 데리빗과 코인베이스는 파생상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며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연준은 암호화폐 규제를 특별대상이 아닌 일반 금융 체계로 흡수하려는 방향을 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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