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실적을 발표한 빅베어AI 다뤄보겠습니다.

먼저 기업부터 빠르게 설명드리자면, 빅베어 AI는 미국 기반의 인공지능·데이터 분석 기업으로, 국방·정보·국경 보안·물류 등 임무 수행에 필수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출입국 심사용 생체인식 기술, 실시간 전장 지휘 AI, 공급망 최적화 플랫폼 등이 대표 제품입니다. 주로 미국 연방정부와 군 관련 대규모 프로그램에 깊숙이 참여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우선 이번 분기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 먼저 말씀 드리겠습니다. 빅베어AI는 2025년 연간 매출 전망을 기존 약 1억6천만 ~ 1억8천만 달러 수준에서 1억2천5백만 ~ 1억4천만 달러로 낮췄습니다. 그리고 조정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 전 영업이익) 전망도 전면 철회했습니다.

EBITDA는 기업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인데, 이 가이던스를 철회했다는 건 단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경영진이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주된 이유는 미 육군 프로그램의 지연인었는데요. 미 육군이 데이터 아키텍처를 통합·현대화하는 과정에서 일부 계약이 일시적으로 늦춰지거나 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데이터 시스템을 재설계하는 동안 빅베어AI가 참여하는 일부 프로젝트가 일시적으로 늦춰진 것이죠.

케빈 맥앨리넌 CEO는 빅베어AI의 매출 파이프라인이 지나치게 협소하고 일부 대형 육군 계약에 의존적이었다고 솔직히 인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신규 고객 확보, 국제 시장 진출, 대형 계약 수주 확대, 민간 보안 기술 시장 진입 등을 추진해 고객 기반을 넓히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육군 계약의 불확실성 속에서 연간 전망을 낮췄지만, 여기서 긴축을 선택하는 대신 “이 시점을 적극적인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한 발 물러서는 게 아니라 더 크게 전진하기 위한 준비'라고도 표현했죠.

다만 시장 반응은 메서웠습니다. 시장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가이던스인데, 그것도 연간 가이던스를 확 깎아버리니 주가도 급락을 해버렸죠.


빅베어AI는 육군 계약 지연과 가이던스 철회로 다운된 실적 분위기를 매크로 정책 이야기를 함으로써 만회하려고 했습니다. 바로 ‘원 빅 뷰티풀 빌(One Big Beautiful Bill)’이라는 미국의 초대형 예산안입니다.

CEO가 컨퍼런스 콜에서 강조한 바에 따르면, 해당 예산안은 향후 4년간 국토안보부(DHS)에 1,700억 달러, 국방부(DoD)에 1,500억 달러를 추가 지원하고, 조선업과 국가안보 관련 분야에 수백억 달러를 투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특히 관세국경보호청(CBP)에 국경 기술용 62억 달러, 생체 출국 시스템에 6억7,300만 달러가 배정됐다고 합니다. 빅베어AI의 주력 생체인식 제품과 직결되는 부분입니다.

또한 군사 AI 자율화 분야에 160억 달러, 조선업에 290억 달러가 투자되는데, 이는 각각 빅베어의 ConductorOS(드론 군집 AI)와 Shipyard AI(조선소 AI)와 연결되는 부분이죠. CEO는 이를 “단순한 증액이 아닌 세대급 투자”라고 표현하며, 이미 해당 분야에서 기술을 공급하고 있는 만큼 수혜 가능성이 높다고 자신했습니다.

실제로 빅베어AI는 육군 프로젝트가 지연되는 와중에도 다른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긴 했습니다.

생체인식 부문에서는 25개 공항, 500개 게이트, 2,000대 이상의 장비가 운영 중이며, 이번 분기에는 12개 공항과 항만에 신규 배치가 이뤄졌다고 하고요.

국방 자율화 부문에서는 ConductorOS(드론 군집 AI)로 ‘탤리스만 세이버’ 훈련에서 실시간 전장 AI 운용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Hardy Dynamics라는 기업과 함께 드론 군집 살상력 강화를 위한 신규 계약을 따냈다고 합니다.

공급망 부문에서는 Shipyard AI(조선소 AI)가 빅 뷰티풀 법안의 조선업 투자와 직접 연결되며 확장 가능성을 확보했습니다.

해외 시장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 Easy Lease, Vigilix라는 기업과 다영역 AI 도입 파트너십을 맺었고, 파나마의 Narval Holdings라는 기업과는 화물 보안 관리 솔루션을 출시하며 항만·물류 분야 글로벌 확장을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그럼 이제 숫자를 좀 봐볼까요.

이번 분기 BBAI 매출은 3,25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습니다. 매출총이익률은 25.0%로 1년 전 27.8%에서 하락했고, 순손실은 2억2,860만 달러였습니다. 이는 주로 파생상품 평가손실과 7,060만 달러 규모의 영업권 손상차손이라는 비현금 회계 요인 때문입니다.

조정 EBITDA는 –850만 달러였고, 수주잔고는 3억8천만 달러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현금 보유액이 3억9,100만 달러로 회사 역사상 최고 수준이며, 처음으로 현금이 총부채를 넘어섰다는 점입니다. 올해 들어 주식 발행(ATM) 방식으로 약 2억9,300만 달러를 조달했고, 주당 평균 3.90달러에 거래를 성사시켰습니다.

경영진은 빅베어AI의 현금이 곧 회사의 전략적 강점이라고 강조했는데요. 두둑히 확보한 현금을 적극적으로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우선 마케팅을 확대해 연방·민간 보안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기술·국가안보 분야의 우수 인재와 고문을 영입할 예정이라고 하고요.

기술 측면에서는 기존 제품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물리적 AI, 사물인터넷(IoT) 통합, 그리고 현실 공간에서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에이전틱 시스템’ 개발에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한 시장 점유율 확대와 신규 시장 진입, AI 역량 도약을 위해 변혁적 인수합병(M&A)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그러니까, 쌓아둔 현금을 내부 성장을 위한 투자뿐 아니라 인수합병 같은 외부 성장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쓰겠다는 거죠.

컨퍼런스 콜 내용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경영진 측에서 최선을 다해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려 한 것 같으나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입니다. 육군 계약 지연과 가이던스 하향, 그것도 EBITDA 전망이 사라진 상황에서는 당분간 수익성 예측이 어렵죠.

게다가 마진 압박 속에서 실행력도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수주잔고를 얼마나 빠르고 수익성 있게 매출로 전환하느냐가 관건이죠.

다만, 약 3억9천만 달러에 달하는 현금은 계약 지연을 버티고 신규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버퍼’ 역할을 할 텐데요. 또한 미국 방위산업 외 지역에서의 파트너십이 본격 성과로 이어진다면 매출 다변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단기적인 성과를 원하는 투자자들은 BBAI 주가가 더 떨어지기 전에 매도를 했습니다.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약 29% 급락했고, 다음 날 정규장에서도 약세를 이어갔습니다. 매출 전망 하향과 수익성 가이던스 철회는, 아직 안정적인 흑자를 내지 못하는 기업에 대한 신뢰를 흔들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BBAI 주가 차트는 상당히 애매한 상황인데요. 직전 전저점인 6달러 선을 깨버렸으니 최근에 상승세가 가파르게 시작됐던 4달러까지는 열려 있을 가능성이 보입니다. 차라리 직전 전고점인 8.2 달러를 다시 강하게 뚫고 오르기 전까지는 보수적으로 지켜보는 게 좋을 듯 합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분기 실적은 육군 프로젝트 지연으로 타격을 받았지만, 회사는 이를 오히려 성장 가속의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가이던스가 복원되고 실행력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시장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정부 계약 관련 뉴스와 다음 분기에서의 수주 전환 속도를 눈여겨보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향후 몇 분기 동안 투자 심리를 가를 요소들은 1) 육군 프로그램의 재개 시점과 규모가 언제 확정될지, 2) 3억8천만 달러 규모의 수주잔고가 실제 매출로 얼마나 빨리 전환되는지, 3) 그리고 보유 현금을 연구개발·인수합병·운영 유지 중 어디에 집중적으로 투입할지가 핵심입니다. 또한 UAE 파트너십이 얼마나 빠르게 성과로 이어질지도 지켜봐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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