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 1~2년 내 챗GPT 모멘트

중국 로봇 산업의 미래로 꼽히는 유니트리 창업자 왕싱싱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의 발전을 비약적으로 이끈 챗GPT처럼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빠르면 1~2년 내에 챗GPT의 순간이 올 것이라고 예상
하드웨어에 비해 발전이 더딘 체화지능(실제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신체를 가진 AI)이 조만간 비약적인 성과를 이뤄내고, 휴머노이드 로봇의 발전도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
중국은 로봇 기술의 핵심 시스템 개발은 물론 상용화에도 앞서가며 전 세계 로봇 생태계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야심

‘2025 세계로봇컨퍼런스(WRC)’에서 베이징휴머노이드로봇혁신센터의 ‘톈궁’이 공장의 작업 환경을 재현한 상황에서 물건을 분류하고 있다. 자료 : 서울경제신문

10일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 등에 따르면 왕 CEO는 전날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2025 세계로봇컨퍼런스(WRC)’에 발표자로 나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챗GPT 순간이 언제 올 것이냐는 질문에 “빠르게 실현되면 1~2년이나 2~3년 안에 실현될 가능성이 높고, 아무리 늦어도 3~5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어느 날 휴머노이드 로봇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행사장으로 데려가 관객에게 물병을 전달하는 것을 부탁했는데 로봇이 자연스럽게 스스로 해냈다면 그때가 로봇의 챗GPT 순간”이라고 설명

왕 CEO는 “올 상반기 중국의 로봇 분야 완제품·부품 제조사는 전체적으로 평균 50~10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현재 체화지능이 서 있는 단계는 챗GPT가 탄생하기 1~3년 전과 같다”
챗GPT 출현 1~3년 전에 업계에서는 이미 비슷한 방향과 기술적 경로를 발견했지만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았던 당시와 현재 로봇 발전 상황이 비슷하다는 것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챗GPT의 순간이 오기만 하면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설명
그는 “로봇 본체의 하드웨어는 쓸 수 있을 만큼 충분하지만 최대 도전은 체화지능의 지능 정도가 언어 모델에 크게 못 미친다는 점”이라며 “체화지능의 대형 모델은 현재 쓸 수 있을 만큼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
대규모언어모델(LLM)은 방대한 텍스트와 이미지·영상을 통해 훈련되는데 물리 세계 데이터는 상대적으로 부족
업계에서는 체화지능 발전의 최대 난관을 ‘충분한 물리 데이터의 부족’으로 인식. 하지만 왕 CEO는 “데이터는 결코 부족하지 않다”며 “부족한 것은 체화지능에 적용되는 모델 아키텍처”라고 반박
왕 CEO는 지난 6개월여 동안 글로벌 로봇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했다고 평가. 올 1월 유니트리의 로봇이 춘제(중국 음력 설) 갈라쇼에서 군무를 췄을 때만 해도 비교적 뻣뻣하게 작동했지만 최근 몇 달 동안 고객에게 무선업그레이드(OTA) 방식을 적용하며 로봇들은 더욱 부드럽게 작동하고 복잡한 지형에서도 움직일 수 있게 됐다고 강조
중국은 이미 기술 측면에서 로봇 산업 분야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평가. 지난해 중국 인민망이 발표한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특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특허출원 수에서 6618건으로 1위를 차지. 유효 특허 수에서는 일본(1743건)에 이어 1699건으로 2위지만 특허출원 속도를 감안하면 이르면 2025년 1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
중국의 로봇 산업 발전 속도는 이번 WRC 행사를 통해서도 전 세계에 확인. 빨래를 개고 커피나 음식을 만드는 반복 훈련을 통해 이뤄진 단순 작업을 뛰어넘어 스스로 배터리를 교체하거나 처음 마주하는 환경에서도 자체 판단으로 행동하는 과정에 이르고 있음
유니트리·유비테크·애즈봇 등 이미 알려진 기업들 외에도 중국 전역에 퍼져 있는 기업들이 자신들의 기술력을 뽐내는 모습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음
이들 기업은 그동안 연구개발(R&D)에만 치중했다면 이제는 상용화 모델로 시중에 판매를 시작하며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는 중
중국 정부는 이달 17일까지 로봇 소비 축제를 열고 보조금을 지급하는 한편 세계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4S 매장을 열고 이들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지원에도 나섰음
중국의 로봇 기술 경쟁력은 14일 개막하는 세계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올림픽에서 더욱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올 들어 마라톤 대회와 격투기 대회 등을 통해 다양한 기술을 뽐냈는데 올림픽에서는 복합 기능을 더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기능을 선보일 예정

2025세계 로봇컨퍼런스(WRC) 르포

WRC 개막 첫날, 평일 오후였음에도 입구에서부터 전시관에 입장하려는 사람들이 붐비며 혼잡한 모습을 연출
작년 박람회 때도 어린이들을 동반한 관람객이 많았으나 그간 휴머노이드 로봇에 높아진 관심을 나타내듯 20~3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더 다양한 연령층, 더 많은 인파가 몰렸음
격투기나 축구 시연뿐 아니라 이전에는 단순히 손짓, 몸짓 흉내에 그쳤던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직접 짐을 분류하고 옮기기도 하고 사족 보행 로봇들은 공중제비를 도는 등 더 날렵한 움직임을 보였음. 유비테크 부스엔 스스로 배터리를 교체해 화제가 됐던 ‘워커 S2’가 전시. 공장처럼 연출한 부스에서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작업자처럼 배치돼 상용화 단계가 머지않았음을 시사
휴머노이드로봇혁신센터의 ‘톈궁’은 대형 러닝머신(트레드밀)에서 달리기하며 내구성과 주행 성능을 자랑했고, 다른 로봇은 옆에서 사람이 나눠주는 물건을 색깔별로 분류해 옮겨 담는 모습을 보였음
바퀴형 사족·이족보행 로봇들은 이제 어느 상황·지형에서도 우수한 이동성을 보여주는 단계까지 이르렀음. 로봇 개 형태의 사족보행 로봇은 비탈면이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은 물론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다시 본체를 추스르고 감쪽같이 일어났음. 바퀴 두 개가 달린 로봇은 어린이 참가자들이 발로 차고 밀어도 넘어지지 않고 중심을 잡기도 했음
부스에 작은 매대를 차린 한 업체는 물건을 주문하면 로봇이 상품을 골라 전달하는 ‘로봇 편의점’을 선보였음. 실제로 생수 한 병을 결제하니 약간의 버벅거림이 있긴 했지만 로봇이 직접 생수를 집어 들더니 주문대 앞 바구니에 담아줬음

한 부스엔 얼핏 보면 사람처럼 생긴 정교하게 구현된 여성형 휴머노이드 로봇이 전시. 매장 관계자는 “추적 카메라를 통해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매장 등을 안내하기도 하고 다국어로 대화할 수 있으며 노래와 춤을 추고 고객과 악수와 포옹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면서 ‘접대용’ 로봇을 광고
물론 아직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을 완벽히 대체하기엔 시기상조로 보였음. 사람이 1~2초면 간단히 끝날 상자 옮기기 작업을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은 몇 명의 개발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수십초가 지나야만 완료할 수 있었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을 통한 학습 가속화가 과제로 보였음

<시사점>

2025년 베이징 세계 로봇 컨퍼런스WRC) 그리고 ICRA, IROS 등 대형 학회에서 AI와 로봇의 융합, 휴머노이드 로봇 중심의 혁신이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산업용 로봇뿐만 아니라 의료, 노인돌봄,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비스 로봇의 발전이 두드러졌습니다.

특히 AI, 5G, loT와 결합한 로봇들이 자율적 데이터 처리와 실시간 환경인식 능력을 보이며, 현실 세계에 활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습니다.

향후 AI의 발전으로 인간과의 상호작용이 자연스러워지고 일상까지 침투하는 로봇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왕싱싱의 유니트리 CEO의 말대로 빠르면 1~2년 늦으면 3~4년 내에 쳇GPT 순간이 올 것이 분명합니다.

한국은 로봇분야에서 중국, 미국, 일본, 독일에 밀리는 상황이며, 종합 경쟁력이 선도국 대비 80~85% 수준입니다. 미래산업의 핵심이 될 로봇분야에서 한국이 뒷따라 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경쟁력 강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합니다.

1) 핵심부품 국산화 및 공급망 강화

2) 스테일업 펀드 및 테스트 베드 제공

3) 대규모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연계 확대

4) 로봇학습용 데이터셋의 공공, 산학 공동 구축 및 개방

5) 중소기업 전문화와 규모화 지원

6)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및 해외시장 진출

7) 글로벌 공동연구 허브 구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