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룰 미국 종목은 이번에 실적을 발표한 아이온큐(IONQ)입니다.
전 세계에서도 드물게 ‘퀀텀 컴퓨팅’에만 집중하는 순수 플레이어 기업이죠. 다른 빅테크 기업들이 양자 기술을 여러 사업 중 하나로 취급하는 것과 달리, 아이온큐는 양자 컴퓨터, 양자 네트워킹,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보안 기술 개발에만 전념하고 있죠. 쉽게 말해, 기존의 슈퍼컴퓨터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를 훨씬 빠르게 풀어내는 기계를 만들고, 그 기계들을 전 세계적으로 안전하게 연결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겁니다.
이번 분기 실적 발표에서 아이온큐는 더 크고 빠른 양자 컴퓨터를 만들고, 이를 지상과 우주를 아우르는 보안 네트워크에 연결하겠다는 로드맵을 공개했습니다. 여기에 굵직한 파트너십, 대규모 인수, 그리고 업계 역사상 보기 드문 투자 유치 소식까지 발표했습니다.
그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그런데 그 전에 빠르게 복습 들어가겠습니다. 양자 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와 작동 원리부터 다릅니다. 우리가 쓰는 일반 컴퓨터는 0과 1 두 가지 상태를 오가는 ‘비트(bit)’를 쓰지만, 양자 컴퓨터는 동시에 여러 상태를 가질 수 있는 ‘큐비트(qubit)’를 사용합니다. 이를 ‘중첩(superposition)’이라고 부르죠. 덕분에 특정 문제에서는 기존 방식보다 훨씬 빠르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
아이온큐는 ‘트랩드 아이온(trapped ion)’ 방식, 즉 원자 하나하나를 레이저로 제어해 큐비트로 쓰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 방식은 정확도가 높고 오류율이 낮아, 대규모 확장이 중요한 양자 컴퓨터 분야에서 강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온큐는 기계만 만드는 게 아닙니다. 서로 다른 양자 컴퓨터를 안전하게 연결하는 ‘양자 네트워크’까지 함께 구축하고 있죠.
이제 실적을 살펴보겠습니다.
2025년 2분기 아이온큐의 매출은 2,070만 달러로, 회사가 제시했던 가이던스 상단을 15% 웃돌았습니다. 일부 기존 고객 프로젝트의 진행 속도를 앞당긴 것이 주효했는데, 그중에는 양자 컴퓨팅과 양자 네트워킹이 결합된 계약도 있었죠.
하지만 순손실은 1억 7,75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손실 폭이 커진 이유는 연구개발 투자 확대,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주식 기반 보상, 그리고 신규 시장 진출 때문이라고 합니다.
다만 회사는 지금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시기라며, 의도적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1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단일 기관 투자자로부터 유치했는데, ‘서스쿼해나(Susquehanna)’ 계열 투자자가 주가보다 25% 높은 가격에 지분을 사들이고, 향후 7년간 정해진 가격(주당 99.88달러)으로 추가 매수를 할 수 있는 권리를 함께 제공받는 형태로 진행됐습니다. 투자자가 회사의 장기 성장성에 대해 강한 신뢰를 보냈다는 의미입니다.
이 거래 이후 아이온큐의 가상 현금 보유액은 16억 달러에 달하게 됐습니다. 업계에서 가장 탄탄한 자금력을 갖춘 셈입니다.
또한 이번 분기 아이온큐는 라이트싱크(LightSynq), 카펠라(Capella), 영국의 옥스퍼드 아이오닉스(Oxford Ionics) 인수 계획까지 발표하며 기술 통합 로드맵을 제시했는데요.
최근 인수는 모두 하나의 그림을 향하고 있습니다.
라이트싱크는 양자 프로세서를 서로 연결할 수 있는 ‘포토닉 인터커넥트(photonic interconnect)’ 기술을 갖고 있고,
카펠라는 저궤도 위성에 양자 통신 장비와 센서를 실어 ‘우주 기반 양자 네트워크’를 구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옥스퍼드 아이오닉스는 반도체 칩 위에 이온 트랩을 구현해 더 작은 공간에 더 많은 큐비트를 집적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들이 결합되면 ‘병렬 처리 능력’과 ‘게이트 속도’가 크게 향상되는데, 양자 컴퓨터의 성능과 비용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라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옥스퍼드 아이오닉스 인수는 영국 규제 승인 절차를 거쳐 올해 말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게다가 아이온큐가 최근에 특히 강조하고 있는 것은 양자 네트워킹인데요. 양자 네트워킹은 양자 정보를 먼 거리로 안전하게 전송하는 기술입니다. ‘양자 키 분배(QKD)’라는 걸 사용하면 누군가 통신을 가로채려 할 경우 즉시 감지할 수 있어, 기존 암호화 방식보다 안전하죠.
이런 맥락에서 아이온큐는 자사가 ‘양자 얽힘(entanglement)’ 기반의 상용 네트워크를 대규모로 제공하는 유일한 기업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미 한국 국가정보원 보안 인증을 받은 QKD 장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부, 은행, 통신사, 에너지 기업이 이를 사용 중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지상망과 위성을 연결해 전 세계를 아우르는 ‘양자 인터넷’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아이온큐는 각국의 ‘양자 경제’ 구축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국립 AIST와 양자·AI 공동연구 MOU를 체결했고, 한국에서는 KISTI와 함께 국가 양자센터 설립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EPB와 2,200만 달러 규모 계약을 맺고 상업용 양자 컴퓨팅·네트워킹 허브를 구축하고 있으며, DARPA와 함께 양자 산업 표준화 작업에도 참여 중입니다.
민간 부문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AWS, 엔비디아와 함께 신약 개발 워크플로우 속도를 20배 높였고,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와는 전력망 최적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로드맵도 흥미진진합니다.
기술 목표로는 2027년까지 800개의 ‘로지컬 큐비트(logical qubit)’, 2030년까지 8만 개의 로지컬 큐비트를 구현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정도 규모면 암호 해독부터 복잡한 물류 최적화까지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죠.
이번 Q&A에서 회사는 로드맵상 2027년경 수천 개 로지컬 큐비트 수준에서 RSA-2048 암호 해독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약 1,000개 로지컬 큐비트면 ‘외판원 문제’와 같은 복잡한 물류 최적화도 풀 수 있는데, 앞으로 1년 반 안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RSA 암호 해독 능력에 조금이라도 진전이 보이면, QKD 제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또 양자 AI와 머신러닝을 통해 산업 결함 감소, 신약 설계, 금융 모델링 등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데요. 회사는 “가장 큰 가치는 아직 상상하지 못한 문제 해결에서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2분기 발표에서 아이온큐가 어마어마한 재무 실적을 보여줬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보다는 장기 양자 경쟁에서의 우위를 설파했죠. 막강한 자금력, 컴퓨팅과 네트워킹이 결합된 통합 로드맵, 그리고 굵직한 파트너십을 통해 아이온큐는 미래 양자 시대의 하드웨어와 보안 인프라를 동시에 장악하려 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게 당장 일어날 일이 아니라 시간이 좀 걸리는 부분이라,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크게 요동치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1년 간 무려 470% 상승하면서 엄청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IONQ 주가는 지난 2개월 간 에너지를 축적하며 방향성을 정하는 중으로 보입니다.
대충 단기적 기술적 분석을 해보면, 일단 상방으로는 50 달러 라인을 넘기 전에는 박스권에 머물든 조정을 겪든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요. 박스권의 경우에는 40 달러부터 30 달러가 될 것 같고, 만에 하나 크게 조정이 일어난다면 20 달러가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 같네요.
전 세계의 계산과 통신, 보안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다음 세대 인터넷’을 구축하려는 아이온큐, 2025년 하반기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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