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현지시각)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개인소비지출 물가와 1일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5∼7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 수는 미국 경제에 트럼프 관세의 악영향이 현실화하고 있음을 보여줬음
미국뿐 아니라 유럽 증시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고, 일본 닛케이225지수 선물도 2% 넘게 하락할 정도로 투자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했음
시카고상품거래소 그룹이 집계하는 페드워치(Fedwatch)는 연방준비제도가 9월에 기준금리를 내린다는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음
연방준비제도가 통화정책 결정 때 기준으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6월에 전년동월대비 2.6% 올라, 5월의 2.3%에서 0.3%포인트 올랐음. 소비자물가와 같은 흐름. 기업들이 관세 인상 전 수입을 대거 늘려 재고를 쌓아두고 가격 인상을 보류했던 것이 서서히 한계에 달하고 있음을 보여준 셈
놀랄 만한 것은 고용지표. 노동부 고용통계국은 1∼4월 사이 월평균 12만5750명 늘었던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자 수가 5월에 1만9천명 증가(확정치), 6월에 1만4천명 증가(1차 수청치), 7월에 7만3천명 증가(예비치, 앞서 시장에서 예상했던 수치는 10만~11만 명임)에 그쳤다고 발표. 고용통계국은 애초 5월 증가분을 14만4천명, 6월 증가분을 14만7천 명으로 집계했으나 이번에 대폭 수정
실업률은 4.1%에서 4.2%로 상
이 통계는 약 70만개 사업체와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한 표본조사로 작성되는데, 첫 발표시점에는 60∼70%만 수집한 자료를 쓰는 까닭에 다음달에 1차 수정치, 그 다음달에 확정치를 발표. 그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에도 불구하고 미국 고용시장이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여겨졌던 근거가 수정치, 확정치 발표를 통해 허물어진 것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임명한 에리카 맥엔타퍼 노동통계국장이 통계 수치를 조작하고 있다며 즉각 해고를 지시
통계 발표 직후 나스닥 지수가 2.24%,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가 1.6% 급락
미국의 경기 악화는 대미 수출국에도 악영향
독일 닥스 지수가 2.66% 떨어지는 등 유럽 증시도 큰 폭 하락했고, 앞서 장을 마감한 일본 증시의 닛케이225지수 선물도 2.12% 하락
미국 금리인하 가능성 증대
연준이 물가보다는 경기 후퇴를 우려해 9월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도 급속히 확산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의 통화정책 전망을 확률로 표시한 페드워치를 보면,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일주일 전 61.9%에서 이날 80.3%로 상승
채권시장에서는 2년 만기 국채 금리가 26.5bp(1bp= 0.01%p) 급락해 연 3.698%로 거래를 마쳤고,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연 4.225%로 15bp 떨어졌음. 미국 달러지수도 98.69로 1.28% 떨어졌음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1일치 보고서에서 7일부터 적용되는 세계 각국을 상대로 한 상호관세를 포함해 미국의 유효관세율이 18.3%. 1934년 이후 91년 만에 최고치(올해 초엔 2.5%)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매달 발표하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 1월 50.9에서 하락세를 이어가며 7월 48.0으로 떨어졌음. 기준치인 50을 밑돌면 경기가 수축 국면임을 뜻함. 비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도 1월 55.8에서 6월 50.8로 하락세임
경기침체 우려에 유가 하락
미국의 고용 쇼크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도 유가 하락 요인
1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93달러(2.79%) 떨어진 배럴당 67.33달러에 거래를 마쳤음
런던선물거래소의 9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 2.86달러(3.94%) 하락한 69.67달러로 장을 마감
<시사점>
미국의 대규모 관세부과로 물가상승과 고용 둔화 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관세 10% 이상 시 미국 전체 물가는 약 1% 정도 오를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2025년 초 관세율이 2.5%에서 7개월이 지난 지금 18.3%로 상승했으며, 이로 인해 단기적으로 물가가 1.8% 정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7월 미국 신규 고용은 7만3천명 증가에 그쳐 지난 3개월 평균 3만5천명이라는 극히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최악의 고용지표라 하겠습니다.
문제는 물가상승과 고용 둔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스태그플레이션 징후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JP 모건과 RSM, 기타 전문기관들은 미국이 물가상승 속 경기침체 가능성을 약 25~40% 정도로 높게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1970년대 식의 스태그플레이션은 아니지만 스태그플레이션 Lite 등 소프트한 스태그플레이션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단순한 경기침체에는 금리인하로 대응할 수 있지만, 스태그플레이션 상태가 고착화되면 금리인하가 아닌 오히려 금리인상을 해야될 지 모릅니다.(폴 볼커는 20%가 넘는 금리인상을 통해 물가를 억제했지만 미국의 실업률이 10.8%까지 치솟고, 줄이은 파산으로 이어졌으며, 글로벌 신흥국의 외채위기 등을 촉발해 찬반 논쟁이 있음)
전문가들은 스태그플레이션 Lite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하면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는 만큼, 현재는 금리인상보다는 금리인하로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관련 기사>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211376.html